ChatGPT가 열어젖힌 AI 시대는, 단지 시작일 뿐이었다. 기술 담론은 이제 다시 움직이고 있다. 목표는 ‘속도’가 아니라 ‘절대성’이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최근 “이제는 누구나 프로그래머가 된다”고 말했다. 그 다음 질문은 명확하다. 그 코드가 안전한가?
비트코인을 포함한 대부분의 기존 블록체인 시스템은 양자컴퓨터의 공격 앞에서 사실상 무방비 상태다. 256비트 암호도 양자 알고리즘 앞에서는 10년 이내에 무력화될 수 있다는 경고가 기술계 내부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대부분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준비를 미루고 있다.
팬시(FANC)는 그 기다림을 선택하지 않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으로부터 양자암호내성(PQC, Post-Quantum Cryptography) 기술을 도입한 팬시는, 이를 자체 블록체인 구조와 접목시키는 방식으로 새로운 보안 구조를 설계하고 있다. 기존 블록체인의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양자 공격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팬시 특유의 ‘이중나선형 PQC 블록체인’ 구조가 핵심이다.
이 기술은 조만간 '퀀텀 월렛(Quantum Wallet)'이라는 형태로 구현될 예정이다. 단순한 자산 보관 지갑을 넘어, 양자컴퓨터 시대에도 신뢰 가능한 디지털 금고를 목표로 한다.
셀러비(CELEBe)는 팬시와 함께 해당 기술을 콘텐츠 보호 및 저작권 정산 시스템에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크리에이터의 권리를 보장하는 기준 역시, 곧 양자 시대에 맞춰 다시 설계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팬시는 퀀텀 월렛의 프로토타입 개발을 마무리하고 내부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르면 올해 하반기 중 첫 외부 공개가 이뤄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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