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美 상호 관세 발효, 韓 25%…한덕수‧트럼프 통화로 협상 시작

대미 무역 흑자‧조선‧LNG‧방위비 등 논의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 방미, 구체적 논의 이어질 듯
美, 보복‧재보복 中과 전면전 104% ‘관세 폭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4월 8일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 국무총리실]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하겠다고 밝힌 국가별 상호 관세가 9일(현지시간) 발효돼 시행에 들어갔다. 특히 관세와 관련해 대립했던 중국에는 총 104%의 관세를 매겨 사실상 전면전이 벌어졌다는 평가다.

우리나라에 부과된 관세율은 25%, 이밖에 ▲베트남 46% ▲대만 32% ▲인도 26% ▲일본 24% ▲유럽연합(EU) 20% 등이다. 철강 및 알루미늄,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가 적용되는 물품은 상호 관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반도체·의약품 추가로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물품에도 상호 관세가 제외 됐지만, 향후 어느 정도의 관세가 매겨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목할 점은 중국에 부과하는 관세율이 100%를 웃돈다는 것이다. 당초 미국은 중국 수입품에 관세 34%를 부과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이에 반발한 중국이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같은 수준(34%)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보복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오후 12시까지 이를 철회하지 않으면 관세율을 50% 더 늘리겠다고 위협했고, 중국이 반응하지 않자, 중국에 대한 상호 관세율을 84%로 수정했다. 미국이 이미 중국에 20%의 관세율을 적용하고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미국의 대(對) 중국 관세율은 104%에 이른다.

미국의 글로벌 ‘관세 폭탄’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세계 각국이 민감하게 대응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지난 8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통화하고 관세 문제 등을 논의했다.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 후 우리 정부 인사가 대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거대하고 지속 불가능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관세‧조선‧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의 대량 구매‧알래스카 가스관 합작 사업 그리고 우리가 한국에 제공하는 대규모 군사적 보호에 대한 비용 지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한 총리 역시 양측이 상호 윈윈하는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무역균형을 포함한 경제협력 분야에서 건설적인 장관급 협의를 계속해 나가자고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상호 관세와 자동차를 비롯한 품목별 관세율 등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최소한 다른 나라보다 불리하지 않은 관세 대우를 받도록 협상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을 중심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대미 수출 비중이 20%에 육박하는데, 미국이 일본이나 유럽보다 높은 관세율을 적용할 경우 수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 행정부도 협상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의 가장 긴밀한 동맹이자 교역 파트너 중 일본과 한국 두 국가를 분명히 우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그들이 확실한 제안서를 갖고 협상 테이블에 오면 좋은 거래를 성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USTR)도 상원 청문회에서 “(다른 나라들이) 상호주의를 달성하고 우리의 무역적자를 줄일 수 있는 (관세보다) 더 나은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단기에는 면제나 예외를 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며 당분간 관세 정책이 유지될 것임을 시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로운 상호 관세 시행과 관련한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서를 들고 있다. [사진 EPA/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참치캔 1등 회사 상폐 결정...동원F&B 갑자기 왜

2빅파마 주목 받는 이중항체 ADC…에이비엘·에이비온 개발 박차

3미래에셋 vs 한투 글로벌 영토 확장 ‘각축전’

4'차에서 자도 됩니다' 대학생 노숙, 미국에선 흔한 일?

5LH, 지난해 영업익 3404억원…전년대비 679% 증가

6서울시, 토허제 입주권 실거주 의무 유예 검토

7트럼프 관세 폭탄에 구찌‧루이비통 글로벌 명품시장도 ‘안사요’

8‘마영전’ IP 신작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 6월 글로벌 알파 테스트 실시

9유튜버 허성범·1타 강사 김민정…우리금융 찾은 사연은?

실시간 뉴스

1참치캔 1등 회사 상폐 결정...동원F&B 갑자기 왜

2빅파마 주목 받는 이중항체 ADC…에이비엘·에이비온 개발 박차

3미래에셋 vs 한투 글로벌 영토 확장 ‘각축전’

4'차에서 자도 됩니다' 대학생 노숙, 미국에선 흔한 일?

5LH, 지난해 영업익 3404억원…전년대비 679% 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