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마약과 같은 짝퉁...국가 경제를 망친다” [이코노 인터뷰]
- [짝퉁과의 전쟁]②
정남기 무역관련지식재산권보호협회 회장
기업·정부 협력 중요...소비자 인식 전환 필요

기업 생존 위협하는 짝퉁 리스크
정남기 무역관련지식재산권보호협회(TIPA·Trade-related IPR Protection Association) 회장은 “짝퉁은 마약과 같다”며 “마약은 사람의 신체를 망치는 것이고, 지식재산권 침해는 기업 피혜화와 더불어 국가 경제를 망가뜨린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약 20년 동안 ‘지식재산권 침해’라는 범죄 행위에 맞서 싸워온 인물이다. 그가 소속된 ‘TIPA’는 무역과 관련된 지식재산권의 보호를 위해 지식재산권자들이 힘을 합쳐 지난 2007년 설립한 지식재산권 보호 전문 민간단체다. 현재는 ▲지식재산권자 ▲수출입사 ▲유통사 등 100여개 브랜드, 80여개 기업 및 단체가 TIPA 회원사로 가입해 있다. 대표적인 회원사로는 삼성전자·이마트·현대모비스·LG전자 등이 있다.
TIPA의 업무는 크게 공공, 민간 분야로 나뉜다. ‘공공 분야’에서는 관세청 및 세관과 협력해 국경조치의 일환으로 ▲지식재산권 세관 신고 ▲세관 직원 대상 위조품 식별 교육 ▲통관 단계 지식재산권 검사 보조 업무 등을 수행한다. 산업부 무역위원회와 협력해 불공정무역행위 및 산업피해 대응 지원센터로도 활동하고 있다.
‘민간 분야’에서는 통관 단계에서 지식재산권자의 감정 업무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유통사와 협력해 수입 통관된 물품이 소비자에게 유통되기 전 단계에서 지식재산권 침해 여부를 진단하고 검사하는 지식재산권 침해 검사 등의 업무도 수행 중이다. 국내 브랜드를 해외에서 보호하기 위해 해외 세관에 지식재산권 신고 및 단속, 중국 내 지식재산권 보호 지원 등의 업무도 병행하고 있다.
정 회장은 “기업이 하나의 제품을 디자인하고 개발해 내놓기까지 많은 인력과 자본이 투입된다”며 “이런 노력을 짝퉁은 하루아침에 물거품으로 만드는 데, 기업 입장에서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비 트렌드의 변화로 짝퉁을 쫓는 일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 정 회장은 “요즘은 유통 형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기존 짝퉁 제어 수단이 따라가질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만 매년 수십만건의 짝퉁 제품이 적발되고 있다. 관계당국과 기업 그리고 TIPA가 짝퉁과의 전쟁을 펼치고 있지만 물리·시간적 한계가 분명히 있다.
통관 단계에서 걸러지지 않은 짝퉁 제품들이 지금도 주요 유통 채널에서 판매자·구매자도 모른 채로 판매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불과 몇 달 전에도 대형마트에서 짝퉁 의심 의류가 반복적으로 판매돼 논란이 됐다.
온라인몰·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의도적으로 짝퉁을 판매하는 판매자들도 있다. 최근에는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짝퉁을 판매하는 행위도 성행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짝퉁은 수익률이 높은데 처벌이 가볍기 때문에 재범률도 높다”며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의 관련 처벌 강화 등도 분명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짝퉁은 단순히 국내에서만 유통되는 것도 아니다. 해외에서도 국내 브랜드의 디자인, 상표 등을 도용하는 행위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최근에도 중국 등에서는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을 모방한 짝퉁 제품이 현지 유통돼 논란이 됐다.
정 회장은 “짝퉁은 근본적으로 지하경제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모든 것을 잡아내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그래도 수출입 단계에서 가능한 많이 검수를 진행해 문제가 있는 제품의 유통을 차단해 보자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짝퉁 유통으로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피해를 하나라도 더 막아보자는 취지다.
그가 말하는 짝퉁 근절을 위한 해법은 협업이다. 정 회장은 “이미 한국은 대통령 직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를 필두로 여러 정부부처와 기관이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해 법적인 보호 방안을 마련하고 집행 중”이라며 “민간에서는 기업들이 기술과 시장 대응력을 활용해 실질적인 보호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민관이 긴밀하게 협력하고 교류해 발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현황에 맞는 현실적인 지식재산 보호 정책으로 개선하며 공감해 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일환으로 TIPA도 시장 개선을 위한 인공지능(AI) 시스템 강화에 나서고 있다. 정 회장은 “기존에 유통사들과 협력해 진행 중인 지식재산권 침해검사 업무에 ‘AI 동일성 분석 기술’을 적용해 실물 인증 기능까지 추가했다”며 “이를 통해 유통사는 검사 물품과 구매 물품이 일치하는지까지 소비자에게 확인시켜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짝퉁에 대한 유통 예방과 소비자에 대한 신뢰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때 발견된 위조품 정보는 수사기관과 해당 브랜드사에 공유해 실질적인 조사·단속까지 가능하게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짝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 관계당국 외에 소비자들의 인식 제고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소비자들은 지식재산권 침해에 익숙하다”며 “짝퉁 문제가 심각한데, 국민들도 이제는 정서적으로 깨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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