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 속으로 스며든 AI]②
위메이드, 엔비디아의 자동 음성 인식 기술 활용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젠슨 황 만나 게임·AI 협력 논의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게임사들이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 가운데 크래프톤과 위메이드는 엔비디아와 손잡고 AI 관련 기술 혁신에 나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위메이드와 엔비디아는 ‘미르5’와 ‘블랙 벌처스: 프레이 오브 그리드’에서 AI 기반 콘텐츠를 선보일 것을 예고했다. 기존의 정형화된 플레이 방식에서 벗어나 이용자의 행동에 따라 변화하는 적응형 게임 세계를 구축해 더 높은 몰입감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위메이드는 현재 미르5의 보스 ‘아스테리온’ 제작에 엔비디아의 AI 가상 캐릭터 개발 기술 ‘엔비디아 에이스’(NVIDIA ACE)를 활용하고 있다. 미르5는 위메이드의 글로벌 흥행작 ‘미르4’를 계승한 후속작이다. 차원을 넘나드는 배 ‘신기선’을 타고 낯선 세계로 건너간 원정대의 이야기를 담은 오픈월드 PC 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MMORPG)이다. 위메이드넥스트에서 연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신규 게임에 엔비디아 기술 활용한 위메이드
아스테리온은 이용자와의 전투에서 실시간으로 행동 패턴을 학습해 전술을 발전시키는 AI 보스다. 이용자의 위치·HP·MP·사용 가능 스킬·공격 및 방어 능력치·버프 효과 등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해 전략을 끊임없이 변화한다. 아스테리온과의 전투는 고정된 패턴이 아닌 실시간 대응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용자는 매번 새로운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자회사 디스민즈워에서 개발 중인 블랙 벌처스는 위메이드의 첫 FPS 게임으로, AI 기반 전투 분석 장비를 통해 한층 진화한 전장 경험을 선보인다. 현대전이 장기화된 세계를 배경으로 생존과 부를 위해 싸우는 군인들의 모습을 그려냈다. ▲언리얼 엔진5를 활용한 고품질 그래픽 ▲3개 진영 간 심리전 ▲팀 기반 파밍 시스템 등이 특징이다.
이 게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AI 전투 분석 장비 ‘바이퍼’는 엔비디아의 자동 음성 인식 기술 ‘리바’(Riva)를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다. 바이퍼는 전술 카메라·헤드셋·드론 등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실시간으로 정보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전장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보다 전략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바이퍼는 단순한 보조 장비 그 이상의 기능을 한다. 이용자는 바이퍼가 제공하는 정보를 활용해 실력 격차를 극복하고 전략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정보를 기반으로 한 전략적 플레이로 차별화를 꾀한 셈이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위메이드는 ‘인피니티 플레이’(Infinity Play)를 차세대 게임 개발 이니셔티브로 설정했다”며 “AI와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해 몰입도 높은 게임 경험을 제공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으로 유명한 크래프톤도 엔비디아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 1월 열린 CES 2025에서 CPC(Co-Playable Character)라는 새로운 개념의 AI 캐릭터를 공개했다. CPC는 엔비디아 에이스 기술로 구축된 게임에 특화된 온디바이스 소형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게임 이용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캐릭터다. 기존 NPC(논 플레이어 캐릭터)와 달리 이용자와 대화하고 협력하며, 사람처럼 상황을 인식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특징이다. 크래프톤은 최근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로 출시한 신작 ‘인조이’(inZOI)에 CPC를 적용해 이용자 경험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CES에서 공개된 영상에서는 배틀그라운드 속 게이머가 AI 팀원 ‘펍지 앨라이’와 함께 소통하면서 적을 찾고 자동차를 운전하며 아이템을 찾는 모습이 구현돼 관심을 모았다. 인조이 영상에서는 AI 캐릭터 ‘스마트 조이’가 스케줄을 짜주는 등 다채롭게 게이머와 상호작용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크래프톤은 차기작에도 CPC를 적극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이강욱 크래프톤 딥러닝본부장은 CES 현장에서 “크래프톤은 펍지 IP 프랜차이즈와 인조이를 포함한 다양한 게임에 CPC를 확대 적용해 이용자 경험 혁신을 이어가겠다”며 “CPC가 게임 업계의 새로운 기준점이 될 수 있도록 최적화와 표준화 작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지난 4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양사의 게임 및 AI 분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양사가 공동 개발한 AI 기술을 바탕으로 이어온 협력의 연장선에서 마련됐다. 양사 대표는 ▲에이전틱 AI(Agentic AI)를 활용한 게임 개발 혁신 ▲체화 AI(Embodied AI)를 활용한 휴머노이드 등 로보틱스 분야로의 확장을 중심으로 차세대 기술 협력 방향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젠슨 황 만난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에이전틱 AI는 사람의 개입 없이 자율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세워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이다. 체화 AI는 로봇과 같은 물리적 형태를 가진 기기로 실제 환경과 직접 상호작용하는 시스템이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2월 샘 올트먼 오픈AI CEO를 만나 오픈AI의 플래그십 모델을 비롯한 고품질 LLM을 기반으로 한 CPC 개발과 게임 특화 AI 모델 최적화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크래프톤은 오픈AI와 함께 게임 개발과 운영 전반에 혁신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과 가능성 역시 적극 모색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이 엔비디아와 손을 잡는 것은 엔비디아가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술과 AI 솔루션에 있어서 선도기업이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원래 게임 그래픽을 구현하는 외장 그래픽 카드 제작 회사로 유명한 기업이다. 특히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AI 열풍이 불면서 GPU 품귀 현상이 발생했고 엔비디아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는 GPU가 AI에 각종 데이터와 자료를 학습시키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장치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는 단숨에 AI 업계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하나가 됐다. 뉴욕타임스는 “젠슨 황과 그의 검정색 가죽 재킷이 인공지능(AI)의 상징”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AI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 국내 게임사 입장에서도 엔비디아와의 협력은 ‘우리가 AI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일종의 상징이기도 하다. AI 중요성이 커지면서 엔비디아가 게임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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