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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공시 1년…‘명확성’이 시장 평가 갈랐다[대신경제연구소 ESG 인사이트]
- 밸류업 공시 효과 있었나…‘연속성’ 보이자 시장 신뢰 얻어
공시 가이드라인 고도화 등 당국 제도적 지원 강화 필요

[우동조 대신경제연구소 ESG리서치센터 책임연구위원] 밸류업 공시는 과연 효과가 있었을까. 금융당국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외치며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제도를 출범한지 1년이 지났다.
지난 2024년 5월 2일 금융위원회는 기업의 자율적인 ‘기업가치 제고(이하 밸류업) 계획’ 수립을 유도하기 위한 가이드라인과 해설서 초안을 공개했다. 이어 24일 한국거래소가 최종 확정안을 발표하면서 27일부터 본격적인 밸류업 프로그램이 시행됐다.
핵심은 자율성과 투명성이다. 기업은 주주와 시장의 기대를 반영하여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 지표를 자율적으로 설정하고, 이를 공시라는 형태로 외부에 명확히 밝혀야 한다. 이후 1년간 총 147개 기업이 215건의 공시를 통해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고(2025년 4월 말 기준), 예고 공시 이후 본 공시와 이행 현황 공시가 이어졌다.


그러나 밸류업 공시가 무의미했던 것은 아니다. 특정 조건 하에서는 공시 이후에도 업종 초과성과가 지속됐고, 세 가지 공통된 요인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 번째 공통 요인은 ‘명확한’ 주주환원 공시다. 총주주수익률 혹은 총주주환원율 등 정량 지표를 활용해 공시한 기업이나 주주환원 중장기 목표의 명확한 시점과 수치를 제시한 기업은 지속적으로 초과성과를 기록했다. 명확성이 시장에서 신뢰로 이어진 것이다.
두 번째로는 ‘연속성’을 가진 공시 활동이다.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이행 공시를 병행하거나 본 공시를 2회 이상 실시한 기업은 시장과의 소통을 지속하며 신뢰를 얻었다. 이는 단기 주가 상승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시장을 상회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세 번째는 ‘낮은 지배구조 등급’ 기업의 재평가다. ESG 평가에서 지배구조 등급이 낮아 저평가되던 기업일지라도 밸류업 공시를 통해 기업의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하면서 초과성과를 보여줬다. 공시를 통해 시장의 신뢰를 일정 정도 회복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 역시 공시의 명확성이 뒷받침돼야 효과가 있었다. 명확성이 뒷받침된 기업은 공시 이후 초과성과가 확대됐지만, 방향성만 제시하거나 불명확한 공시를 한 경우 오히려 초과성과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밸류업 계획 공시 기업은 공시 이후 일정 기간 초과성과를 보였으나 그 효과의 지속성에는 공시 내용의 명확성 및 이행의 연속성이 핵심으로 작용했다. 특히 총주주환원율 등 정량 지표와 중장기 목표를 명확히 제시한 기업은 초과성과를 지속했으며, 이행 공시를 수행하거나 반복 공시한 기업은 공시 6개월 후에도 안정적 성과를 유지했다.
반면 단발성 공시나 방향성만 제시한 기업은 초과성과가 둔화됐다. 특히 지배구조 등급이 낮은 기업의 경우 밸류업 공시의 명확성과 투명성이 시장 신뢰 회복과 기업가치 재평가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는 기업들이 밸류업 공시를 전략적 경영 도구로 활용하고 전 과정을 일관되게 관리해야 함을 시사한다.
금융당국 역시 밸류업 공시 제도의 실효성 제고와 시장 내 안착을 위해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우선 국내 시장의 저평가 해소를 위해서는 중견 및 중소기업 참여 확대를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 밸류업 공시 기업의 약 70%가 코스피 대형주 및 중형주인 반면 그 외 코스피 소형주 및 코스닥 기업의 참여율은 약 2% 수준에 그쳐, 공시 역량이 부족한 중견 및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필수적이다.
공시 가이드라인 고도화가 요구된다. 현재 밸류업 계획 가이드라인은 자율적 권고사항 위주로 구성돼, 공시 내용의 질적 편차가 크고 명확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존재한다. 향후 정량적 목표 및 구체적 실행 방안 제시를 보다 강력히 권장하는 방향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
이행 점검 체계도 구축해야 한다. 밸류업 공시가 지속적인 실행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이행 관리 메커니즘이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연 1회 이상의 이행 현황 공시를 의무화하거나, 밸류업 지수 편입 시 단순 공시 여부가 아닌 이행 공시의 지속성을 평가 요소로 반영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아울러 국내 시장의 저평가 해소가 초점인 만큼 영문 공시 확대 및 해외 투자자와 소통 강화가 중요하다. 현재 밸류업 공시 기업 중 일부 기업만이 영문 공시를 병행하고 있어, 글로벌 투자자 접근성은 낮은 실정이다. 영문 공시 등 해외투자자와의 소통 강화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실행력 있는 전략 수립 및 시장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밸류업 공시가 기업과 투자자 간 신뢰를 강화하는 핵심 통로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 본다.

필자는 아주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KIS자산평가에서 채권 및 펀드 분석, 대신경제연구소 자회사인 한국ESG연구소에서 ESG 금융 분석을 담당했다. 이후 현재는 대신경제연구소에서 ESG 리서치 업무와 데이터 분석을 담당하고 있으며,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환경데이터 자문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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