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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 흡수제 등 신사업 공략하는 DL이앤씨
- [건설사 톺아보기-DL이앤씨]②
2022년 자회사 카본코 설립, 3년 만에 세계 최고 수준 흡수제 개발
美 SMR 개발사 엑스에너지에 2000만 달러 규모 전략적 투자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 DL이앤씨는 본업인 건설 뿐만 아니라 올해 신사업 추진을 통해 성장동력을 다각화하는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탈탄소 가속화로 안정적 성장이 전망되는 에너지와 환경분야에 집중해 ▲소형모듈원전(SMR) ▲탄소포집·활용·저장기술(CCUS) ▲지속가능항공유(SAF) ▲청정 수소·암모니아 등의 전략 상품을 육성하고 건설산업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활용해 신규 사업기회 발굴과 사업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DL이앤씨는 지난 2023년 미국의 SMR 개발사 엑스에너지에 2000만 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4세대 SMR 모델의 표준화 설계를 엑스에너지와 공동 수행하고 모듈화 설계 등으로 협력분야를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엑스에너지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아마존 등으로부터 약 1조원의 투자를 최근 유치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은 만큼 DL이앤씨의 SMR 사업 전망은 밝아졌다. DL이앤씨는 SMR에서 발생하는 높은 열을 사용해 수소, 암모니아를 생산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 또한 구축할 계획이다.
640조원 규모 SMR 시장 노리는 DL이앤씨
SMR은 증기발생기·냉각재 펌프·가압기 등을 모듈러 방식으로 한 용기에 담아 만든 소형 원자로다. 대형 원전 대비 3분의 1수준(300MW)의 전기를 출력하지만, 건설 공사 기간이 짧고 기존 원전처럼 냉각수가 필요치 않아 내륙 어디든지 지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세계원자력협회는 지난 2023년 8조5000억원 규모였던 SMR 시장이 2035년 64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SMR이 산업계의 거대한 흐름인 인공지능(AI)과 친환경에 부합하고 있다고 본다. AI 데이터센터에 따른 전력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청정에너지원으로 SMR이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DL이앤씨는 CCUS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2022년 자회사 ‘카본코’를 설립했다. DL그룹은 지난해 11월 캐나다의 제네시스 퍼틸라이저스와 비료 공장 설계 및 기술 라이선싱 업무 수행 계약을 체결해 북미 블루 암모니아 시장 진출의 첫 발판을 마련했다. 이번 사업은 천연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블루 암모니아를 추출해 비료를 생산하는 친환경 플랜트 프로젝트다. DL이앤씨가 기본설계(FEED)를 맡고, 카본코는 CCUS 기술 라이선스를 공급할 계획이다.
CCUS는 대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뿐 아니라 산업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활용·저장하는 기술이다. 세계적으로 탄소배출권 가격과 탄소세 도입이 큰 이슈로 떠오르며 탄소중립이 기업의 존속을 위해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 CCUS는 배출된 탄소를 저장하거나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는 친환경 기술이다. 다른 탄소 감축 방법에 비해 중∙단기적인 관점에서 가장 확실하고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아울러 탄소중립을 위한 또 다른 대안으로 불리는 블루수소의 생산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탄소를 제거하는 핵심 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기업들의 CCUS 투자도 가속화하는 추세다. 탄소 감축의 주요 대안으로 꼽혔던 신재생 에너지에 비해 투자비용에 대한 부담이 적으면서 현장에 적용하면 탄소저감 효과를 곧바로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카본코는 지난 4월 세계 최고 수준의 이산화탄소 흡수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흡수제는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화석연료 연소 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포집에 사용되는 핵심 물질이다. 화력발전소나 제철소 등에 적용하면 이산화탄소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카본코의 흡수제는 이산화탄소 포집 과정에서 소모되는 에너지가 적다. 그만큼 포집 비용을 줄일 수 있다. 1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때 소모되는 에너지가 2.15GJ(기가줄·에너지의 국제단위)에 불과하다. 상용 흡수제인 모노에탄올아민(MEA)보다 46% 이상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공장 굴뚝으로 배출되는 배기가스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4∼25% 수준이다. 액상 형태의 흡수제는 배기가스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선택적으로 뽑아낸 뒤 이를 분리한다. 이때 드는 에너지가 적을수록 우수한 기술로 인정받는다. 공정 구축에 필요한 배관과 열교환기 등의 크기를 줄여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회사 카본코 통해 CCUS 시장 본격 진출한 DL이앤씨
카본코는 보통 10년이 걸리는 흡수제 개발 기간을 3년으로 대폭 단축했다. 지난해 한국전력 산하기관인 전력연구원 출신의 CCUS 전문가 심재구 박사를 기술연구소장으로 영입해 고성능 흡수제 개발에 박차를 가한 결과다. 심 소장은 국내에서 개발 중인 흡수제 가운데 유일하게 상용화 수준에 도달한 ‘KoSol(코솔)’ 개발을 이끈 공로로 2022년 동탑산업훈장과 대한민국 엔지니어상을 받았고, 87건의 국내 최다 특허를 등록했다.
카본코는 국책사업인 서울 당인리화력발전소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사업에 참여하는 등 20년 안팎의 기술력과 경험을 갖추고 있다. CCUS는 세계적으로 ‘대세’가 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인더스트리아크는 CCUS 시장 규모가 연평균 29% 성장해 2026년에는 253억달러(약 3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2050 탄소 중립’을 선언한 한국 정부도 최근 CCU 이니셔티브를 출범하는 등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을 에너지 신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여러 차례 밝혔다.
카본코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한 흡수제는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CCUS 수요에 대응하고, 선도 기업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이를 앞세워 북미 지역 등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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