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면서 대부분 보험 하나쯤은 가입합니다. 하지만 내가 가입한 보험이 내게 왜 필요한지, 어떤 보장을 담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드뭅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막연히 어렵다는 인식 때문에 알고 싶지 않은 것 아닐까요. 어려운 보험을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접근하기 위해 다양한 보험업계 소식 및 재테크 정보를 ‘라이트’하게 전달합니다. [편집자]
[사진 챗GPT]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예전엔 암이나 뇌출혈 같은 큰 병만 걱정했죠. 요즘엔 늙는 속도까지 관리해야 한다더라고요.”
최근 40대 직장인 김모 씨는 보험 상담 도중 노화관련 질환군을 보장하는 특약이 있다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 단순히 병에 걸렸을 때를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노화 자체를 늦추는 데 보험이 도움을 준다는 설명은 낯설지만 흥미롭게 들렸다.
건강을 관리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 무병장수에서 웰빙, 안티에이징을 거쳐, 이제는 ‘더 늦게, 더 건강하게 늙는 일명 ‘저속노화(슬로에이징)’가 새로운 시대의 건강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보험업계도 변화에 발맞춰 기존의 암·뇌·심장 중심 보장에서 벗어나, 수면장애·정신질환·통풍·대사성 질환 등 노화 초기 단계부터 포괄하는 건강관리형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시대 불문하고 건강은 인류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 무병장수부터 웰빙(Well-being)과 안티에이징(Anti-aging)에 이르기까지. 키워드는 달라져왔지만, 건강에 대한 관심과 노력은 계속 커지는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보험 소비자들은 단순 생존 중심의 보장보다, 노후의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예방·돌봄 중심의 보험 서비스를 선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생보사들은 '저속노화'를 키워드로 앞세운 상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생명은 최근 ‘웰에이징(Well-Aging) 건강보험’을 출시하고, 수면·자가면역·대사성 질환 등 6대 노화 관련 질환군을 보장하는 특약을 신설했다. 단순 진단비 지급을 넘어서 1:1 건강 코칭, 유전자 검사 키트 제공, 가사도우미 및 간병 서비스까지 연계한 점이 특징이다.
치매 보장도 질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장기요양 상태 보장 외에도 약물치료, 전문재활치료, 정신요법 등 회복 중심 보장 항목이 확대되며, 고령화 시대 보험의 역할이 ‘돌봄’과 ‘케어’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AI와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앞세워 가입 전후 전 생애주기 건강관리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전통적인 보험 설계에서 벗어나, 앱 기반 헬스케어 기능을 전면 배치하며 건강관리 플랫폼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저속노화’가 바꾼 건강 패러다임…보장보다 예방·관리
미래에셋생명은 올해 자사 앱 ‘엠라이프(M-LIFE)’에 AI 헬스케어 모듈을 탑재하고, 보험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이용자가 건강검진, 병원·약국 이력, 간단한 설문 정보를 앱에 입력하면, AI가 개인별 질병 위험을 분석해 맞춤 건강 목표와 루틴을 자동 제안하는 구조다. 또한 ‘걸어서 세계여행’과 같은 챌린지형 활동 유도 기능과 지인 간 모임 기능도 포함돼 있어, 생성된 활동 데이터는 보험 설계나 금융 포트폴리오 구성에도 연동할 수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보험에 가입만 해도 프리미엄 건강검진을 무상 제공하는 전략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온라인 종신보험에 건강검진 플랫폼 ‘착한의사’와 제휴한 서비스를 결합해, 설계사 수수료와 유통비용을 절감한 대신 최대 20만 원 상당의 건강검진비를 환급해주는 구조다.
여기에 암·뇌·심장 같은 중대질환뿐 아니라 대상포진·통풍 등 생활질환 특약까지 실시간으로 보장하고, 종신보험료를 노후 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옵션까지 포함해 ‘사망 보장 + 건강관리 + 노후 자금’이라는 세 가지 기능을 동시에 담았다.
업계는 앞으로도 저속노화·웰에이징을 키워드로 한 보험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데이터 기반 건강관리 플랫폼과 보험 서비스를 결합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무엇보다 향후 건강관리 서비스가 단기 마케팅 요소를 넘어, 고객 접점을 장기적으로 유지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애관리를 수행하는 핵심 자산이 될 것이란 예상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은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이라는 개념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가입자보다 ‘사용자’를 먼저 확보하는 보험사들의 경쟁은 더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특정 질병에 대한 선별적 보장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건강 코칭부터 사후 돌봄까지 전 생애주기를 설계하는 ‘헬스케어형 보험’ 수요가 늘고 있다”며 “노화 자체를 질병으로 인식하고 관리하려는 흐름이 보험 상품 설계 전반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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