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PC 건너뛰고 스마트폰으로 직행한 인도…글로벌 3위 핀테크 시장 열어
- [핀테크 격전지 인도에 가다]③
아드하르·UPI 등 인도 국민 핀테크 접근성 높여
“핀테크 분야 가장 많은 투자 유치”

[구루그람=인도 최영진 이코노미스트 기자] “인도에는 개인용 컴퓨터(PC)를 접해 보지 못한 사람도 많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확산이 빨라서 (인도) 사람들은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편이다.”
인도 뉴델리에 있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만난 권오승 부관장의 말이다. 그는 2015년 7월 모디 인도 총리가 시작했던 ‘디지털 인디아’는 인도 사회를 빠르게 변화시켰다. 인도는 스마트폰 시대로 빠르게 전환했고 시골 지역까지 인터넷망을 확대했다. 여기에 생체 인증 기반의 전자주민등록제(아드하르·Aadhaar)를 도입하면서 계좌 개설도 빠르게 확산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펴낸 ‘디지털 전환에 따른 인도의 사회·경제적 변화와 시사점’에 따르면 2023년 현재 인도 인구의 96%가 아드하르에 등록됐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인도 정부는 복지와 공공 서비스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인도 결제 시스템 UPI…스마트폰 시대 가속
여기에 2016년 도입한 인도의 결제 시스템인 UPI(Unified Payments Interface)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계좌 송금 및 편한 결제를 가능케 했다. 인도 국민은 스마트폰으로 소액 결제를 할 수 있고, 정부 보조금도 받을 수 있게 됐다. 매월 130억 건의 거래가 UPI를 통해 이뤄질 정도로 UPI는 스마트폰 시대를 이끈 결제 수단으로 인정받고 있다. 50대의 50~60대 연령층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소액 대출을 받는 모습이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디지털 혁명’은 인도의 또 다른 이름이다.
인도의 디지털 혁명은 사회를 빠르게 바꿨다. 특히 스타트업 생태계와 핀테크 분야의 빠른 성장을 끌어냈다. 인도의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를 기록한 스타트업)은 122곳이 있고, 2014년 이래 인도 스타트업에 1억6100만달러(약 2220억원)의 투자가 이뤄졌다. 특히 인도 핀테크 분야는 연평균 성장률 31%를 기록하면서 글로벌 3위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핀테크 기업이 인도 시장으로 밀려드는 이유다.
인도의 대표적인 민간 은행 ICICI 관계자는 본지 기자에게 “인도에서 가장 많은 투자가 핀테크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다”면서 “인도는 현금 경제에서 캐시리즈(현금이 없는) 경제로 빠르게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결제 및 대출 서비스에서 캐시리스 시스템이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인도의 과일 노점상이나 인도식 차를 파는 가판대 등에서 현금 대신 QR코드로 결제를 할 수 있을 정도다. 코트라 자료에 따르면 인도 핀테크 시장은 2025년 1450억~1600억달러 규모이고, 2030년에는 55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의 핀테크 시장에 대한 글로벌 투자사의 관심을 얼마나 끌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곳이 2016년 창업한 비은행 금융회사(NBFC) 옥시조(Oxyzo)다. 아시시 모하파트라와 루치 칼라가 창업한 옥시조는 인도 20개 중에서 중소기업(SME)를 대상으로 맞춤형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옥시조는 지난 2022년 시리즈 A 투자 유치에 성공했는데 투자 유치 규모가 2억달러에 이른다. 시리즈 A 투자 유치한 것만으로도 유니콘에 등극했다. 타이거 글로벌·알파 웨이브 글로벌·노르웨스트 벤처 파트너스 등 글로벌 투자사들이 옥시조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시장이 인도의 핀테크 스타트업을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옥시조 관계자는 “2024년 기준으로 인도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핀테크 분야가 가장 많은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 뒤를 인공지능(AI) 분야의 투자가 많은데, 그만큼 인도 시장에서 가장 성장세가 빠른 분야가 핀테크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 포용성 정책’으로 금융 소외 현상 해결 중
인도의 핀테크 시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오히려 성장했다. ▲결제 ▲디지털 대출 ▲인슈어테크 등이 핀테크 분야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특히 K-스타트업 밸런스히어로가 인도 시장에서 급속한 성장을 이룰 수 있던 것은 소액 대출·저축·보험 등의 마이크로파이낸스 분야에 빠르게 안착했기 때문이다. 인도 인구의 40% 정도가 신용정보가 없지만 트루밸런스는 AI 기반의 대안 신용평가 시스템(ACS·Alternative Credit Scoring System)을 개발하면서 소액 대출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인도의 마이크로파이낸스 분야는 저소득층·영세 자영업자·농민 등을 대상으로 소액 대출 등을 제공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2024년 기준 마이크로파이낸스 시장은 2024년 67억달러 규모를 기록했고 2033년에는 158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디지털 혁신 덕분에 핀테크 시장의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인도 정부도 핀테크 분야를 성장시키기 위해 규제를 혁신하고 있다. 인도의 중앙은행인 RBI(Reserve Bank of India)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규제에 적극 반영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디지털 공공 인프라(DPI)인 전자결제 시스템·데이터 교환 네트워크 등을 공공 및 민간 부문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 API를 개방했다. 아드하르·UPI 등을 통해 금융 포용성을 확대해 국민의 금융서비스 접근성을 확대하면서 기존 금융 시스템에서 소외된 계층을 포용한 것도 핀테크 분야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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