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사람보다 배달 빠른데 무료”...10명 중 9명은 만족했다
- [외식업계, 자동화 바람 ‘속도’]②
배달 수요 늘지만 배달 수단 감소세
로봇 배달 활성화 시 배달비 부담 줄일 수 있어

배달 수요 늘지만...라이더는 줄어든다
업계에 따르면 배달 시장에서 자동화 로봇의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퀵커머스(빠른 배송)의 확산과 1인 가구 증가로 배달 수요가 늘고 있지만, 배달 수단의 공급은 지속해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플랫폼종사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배달·운전 분야 종사자 수는 2023년 기준 48만5000명으로 전년 동기(51만3000명) 대비 5.5% 감소했다.
배달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심해지면 소비자 또는 자영업자가 부담해야 하는 배달 비용이 오를 수 있다. 또 배달 기사(라이더)를 찾아 배차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전체 배달 시간도 늘어날 수 있다. 속도가 생명인 퀵커머스 산업에서 배달 시간 증가는 성장 저해를 촉진하는 부정적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배달 플랫폼들은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로봇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배달 로봇의 활동 무대는 유동 인구가 많고 빌딩·빌라·아파트 등 건물이 빼곡하며 이면도로(골목)도 많은 강남 지역이다.
위대한상상이 운영하는 요기요는 자율주행 로봇 기업 뉴빌리티와 손잡고 지난 2월부터 강남(역삼) 지역 한정으로 로봇 음식 배달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뉴빌리티가 만든 자율주행 로봇 ‘뉴비’가 식당 앞에서 물건을 수령한 뒤 주문 장소까지 배송하는 방식이다. 이에 앞서 요기요는 지난해 8월부터 인천 송도에서 로봇 배달 서비스를 운영해 왔다.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의민족(배민)도 지난 2월부터 강남(논현·역삼) 지역에서 로봇 배달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서비스 운영 방식은 요기요와 유사하다. 다만 배민은 요기요와 달리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로봇인 ‘딜리’를 활용하고 있다.
현재 배민은 강남 논현에서 B마트용 배달 로봇 딜리를 6대 운영 중이다. 또 삼성과 고덕 등지에서 음식 배달용 로봇을 시범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내 커피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저렴하고 빠르게, 그리고 안전하게 배달하려면 배달 로봇은 꼭 필요하다”며 “배달 로봇을 도입해 배달 수단의 공급을 늘리고, 이것으로 미래의 배달료 상승 문제 및 배달 속도 저하 문제를 해결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배달 로봇의 실효성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B마트 도심형 유통센터(PPC)에서 로봇 배달 서비스를 이용해봤다. 현재 배민은 1만5000원 주문 시 무료 로봇 배달을 제공하고 있다. 로봇 배달 서비스는 대기 장소에 로봇이 있을 때만 이용 가능하다. 로봇이 모두 배달 중인 경우는 배민 앱 내에서 로봇 배달을 선택할 수 없다.
좌우 3개씩 6개의 바퀴가 달린 배민의 배달 로봇 딜리는 복잡한 강남 도심 속에서 큰 무리 없이 이동했다. 이동 중인 로봇의 앞을 가로막아 보니 즉각 회피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카메라와 라이다 등의 센서가 사물을 실시간으로 인지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횡단보도에서는 주변 차량이 모두 지나갈 때까지 로봇이 대기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단거리 등 일부 구간에서는 라이더 배달보다 로봇 배달이 더 빠른 경우도 있다”며 “앱 내 알림을 통해 제품이 도착하면 1층에서 확인 후 수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건물 1층으로 내려와 물건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우려했지만, 소비자들은 이를 크게 불편해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들의 로봇 배달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배민이 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91%가 ‘로봇 배달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94%는 ‘로봇 배달을 다시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로봇 배달 재이용 건수가 10여 건에 달하는 고객도 있다고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귀띔했다.
서비스의 안정성도 충분히 확보된 것으로 보인다. 배민 ‘딜리’는 지난 2월 로봇 배달 서비스 개시 후 현재까지 배송 오류, 사고 등이 전혀 없었다. 물론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운행안전인증도 획득했다.
앞으로 배달 시장에서 로봇의 역할은 지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배민과 요기요는 서비스 지역과 운영 시간, 배달 로봇 대수 확대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배민은 로봇 배달 서비스 도착지를 1000개 이상으로 확장하고, 서비스 운영 종료 시각(B마트 기준)도 현 오후 9시에서 밤 12시로 확대할 계획이다. 요기요는 2년 내로 총 2000대의 뉴비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관련 시장의 전망은 밝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스앤마켓스(Markets&Markets)에 따르면 세계 배달 로봇 시장은 2026년 1조136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21년(2517억원)의 4배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오는 2030년에는 전체 배달 물량의 20%를 로봇이 처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 배달은 아직 초기 단계로 수익성을 논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며 “앞으로 기술 고도화와 규제 해소 등이 이뤄지면 장기적으로 로봇 배달로 인해 점주·기업·소비자 모두에게 돌아가는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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