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최악의 경우 공중분해”...환영받지 못하는 홈플러스 새 주인 찾기
- [홈플러스 사태 후폭풍]①
업황 안 좋아...매물로서 매력 없어
사실상 홈플 포기...‘무책임’ MBK 지적도

다만 홈플러스는 매물로서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향후 새 주인을 찾고, 지금과 같은 시장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회생절차 3개월여 만에 새 주인 찾는다
홈플러스 사측은 지난 12일 노동조합 관계자들을 불러 회생계획 인가 전 M&A 결정 방침 등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3월 회생절차 개시 신청 이후 3개월여 만의 일이다. 이날은 법원이 정한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이 홈플러스 본사에서 채권단을 상대로 ‘조사보고서 설명회’를 개최한 날이다.
삼일회계법인은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의 계속기업가치(향후 10년간 영업으로 벌어들이는 잉여현금흐름의 현재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더 높다고 분석했다. 자산(6조8000억원)이 부채(2조9000억원)보다 더 많아서다. 홈플러스의 계속기업가치는 약 2조5000억원, 청산가치는 약 3조7000억원이다.
홈플러스 사측은 새로운 인수자가 충분히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MBK가 보유한 2조5000억원 규모의 홈플러스 보통주를 무상소각하기로 결정해서다. 지난 2015년 재매각 목적기업인수(바이아웃) 방식으로 7조2000억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한 MBK가 10년 만에 손을 떼는 것이다.
안수용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위원장은 “사측에서는 회사가 부채보다 자산이 더 많고 MBK가 주식을 다 포기하고 나가기 때문에 누군가 살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사측은 미리 선정해 놓은 곳이 있냐는 노조 측 물음에 ‘전혀 없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홈플러스 인수 후보군에 대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먼저 농협·네이버·알리익스프레스·쿠팡·한화·GS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오프라인 사업에 대한 경쟁력이 부족하거나, 최근 공격적인 M&A로 유통 관련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곳이다.
비유통권에서 홈플러스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있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기존 유통업체들은 내수 부진과 온라인 침투 부담으로 공격적 확장보다 사업 정리에 나서고 있다”며 “홈플러스의 독립 회생 계획이 무의미해진 상황에서 인수 주체는 비유통권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홈플러스의 회생계획 인가 전 M&A 성공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중심으로 소비 패턴이 전환돼 오프라인 중심인 대형마트의 경쟁력이 약화돼서다. 국내 주요 대형마트의 지난 6년(2019~2024년)간 영업이익을 보면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현 상황을 엿볼 수 있다. 업계 1위 이마트의 영업이익은 지난 2019년 2780억원에서 지난해 -199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홈플러스의 영업이익은 1602억원에서 -3142억원으로 급감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홈플러스의 인가 전 M&A에 대해 “마트 산업에 대한 비전이 없는 상황이라 매각을 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홈플러스 가치는 떨어질 것이고, 가치가 계속 떨어지면 경쟁사가 일부 점포를 가져가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권가에서 나오는 홈플러스 인수 후보군들에 대해서는 “현실성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홈플러스 노조도 유통기업이 인수 주체로 나설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안 위원장은 “청산가치가 높다고 발표된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남은 것은 부동산”이라며 “또 다른 사모펀드가 인수할 확률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도 홈플러스 새 주인으로 사모펀드가 될 가능성이 높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사모펀드는 투자금 회수가 주요 목적이다.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른 사모펀드가 홈플러스를 인수할 경우 대규모 투자를 통한 경영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오히려 M&A 이후 비용 절감을 위한 인력 구조조정 등이 강행될 수 있다. MBK가 회생계획 인가 전 M&A를 위해 홈플러스 지분 포기를 결정했음에도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교수는 “MBK가 주인이고, 이들이 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해 현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며 “M&A나 공적 자금 투입 등을 논하기 이전에 MBK가 홈플러스를 회생시키기 위해 노력했는지를 우선적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홈플러스 노조도 회생계획 인가 전 M&A와 별개로 MBK에 의한 홈플러스 정상화를 최우선으로 두고 관련 활동에 나설 방침이다. 안 위원장은 “우리의 최우선 방향은 MBK가 홈플러스를 정상화하는 것”이라며 “MBK 관련 검찰 수사와 청문회, 정부에 의한 사회적 합의체 구성 등이 이뤄져 홈플러스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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