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소버린 AI와 인재 확보 [EDITOR’S LETTER]

[이코노미스트 권오용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톡은 토종 검색포털 사이트와 메신저입니다. 네이버는 옛날 같지 않지만 그래도 점유율이 60% 안팎을 오가고 있고, 카카오톡은 90%대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 대표 IT 플랫폼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구글·MS 등 글로벌 플랫폼에 잠식되지 않고 자국 IT 플랫폼을 쓰는 몇 안 되는 나라가 한국입니다.
자국 IT 플랫폼이 있다는 게 뭐가 그리 대수냐고 할 수도 있지만, 이들 플랫폼이 실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는 상황에서는 존재 자체가 단순히 ‘국뽕’을 느끼는 차원을 넘어섭니다. 실제로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주요한 자원과 기술, 생산력, 플랫폼 등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직접 경험했습니다. 이를 뼈저리게 느낀 세계 최강국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IT 플랫폼을 비롯해 모든 분야에서 ‘메이드 인 USA’를 외치고 있습니다.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는 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각국이 자체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일부는 압도적 기술력을 앞세운 미국 오픈AI의 생성형 AI ‘챗GPT’가 이미 전 세계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어 자체 AI를 키우는 게 무의미하다고 얘기합니다. 한국이 한참 뒤처져 있는데, 이른바 ‘소버린 AI’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겁니다.
소버린 AI는 주권 국가가 자력으로 구축해 운용하는 AI 체계인데, 외부 클라우드나 서비스, 외국 자본 등에 의존하지 않을 수 있어 데이터 유출 위험과 외부 의존성 등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찬성파는 자원과 기술이 무기화되고 있는 국제 정세 속에서 소버린 AI는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AI 산업 현장 간담회에서 “‘챗GPT가 있는데 소버린 AI를 왜 개발하냐, 낭비다’라는 얘기는 ‘베트남에 쌀 생산 많이 되는데 뭘 농사를 짓냐, 사 먹으면 되지’ 이런 얘기와 똑같다. 그게 얼마나 위험한 생각인지 모르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글로벌 AI 전문가인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는 “한국이 가지고 있는 제조 영역이나 잘하고 있는 의료·바이오 영역 등에 특화된 AI 모델을 잘 만드는 게 중요하며 이들이 어우러진 소버린 AI 생태계를 잘 만들어야 한다”며 아직 기회가 있다고 했습니다.
소버린 AI 구축을 위해서는 첫째도, 둘째도 중요한 것이 AI 인재 확보입니다. 이재명 정부는 100조원을 투자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인데요, 이를 위해 현장 AI 전문가(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를 AI 정책자로 발탁하고 AI 인재 육성 방안을 골자로 하는 ‘이공계지원특별법’을 의결 및 시행하는 등 AI 인재 확보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실제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육성한 인재들이 가고 싶은 좋은 일자리도 뒷받침되는 등 AI 산업 생태계가 잘 갖춰져야 하는데요, 정부와 기업이 ‘AI 팀 코리아’로 힘을 합칠 때 가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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