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사법 리스크 완전히 해방한 이재용”...주춤했던 삼성이 달라진다
- [뉴 삼성 시대가 온다] ①
대법원 판결까지 무죄...홀가분해진 이재용 회장
멈춰왔던 인수합병 다시 추진, 올해만 세 번째

앞서 이 회장은 경영권 승계와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그룹 미래전략실 주도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부당하게 추진·계획하고, 제일모직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4조5000억원대 분식 회계에 관여한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이 회장은 지난해 2월 1심에서 “합병이 이 회장의 승계만을 목적으로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당시 합병비율이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하게 산정돼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 받았고 이후 지난 2월 2심에서도 “공소사실을 입증하기에는 증거가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판단으로 무죄를 선고 받았다. 그리고 7월 17일 마지막 대법원의 판결 역시 무죄로 난 것이다.
8년 간의 사법 리스크 족쇄 벗는 이 회장
이로써 이 회장이 직접적으로 연관된 법정 공방은 모두 끝이 났다. 이 회장이 법원으로 발길을 드나든 것은 벌써 8년째다. 이 회장은 지난 2017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 기소되면서 사법 리스크에 얽매이게 됐다. 이후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 관련 문제로 1년이 넘는 기나긴 수사와 4년에 걸친 재판을 겪으며 삼성은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실제 삼성은 법정 공방 기간 큰 액션을 취하지 않았다. 1심과 2심이 연속해서 무죄로 나왔지만 검찰이 계속해서 항소 의지를 강하게 나타냈기에 삼성 측은 무죄 판결에도 늘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놨다.
사업적으로도 신성장 동력 확보에 소극적인 태세였다. 현상 유지에 집중하는 한편, 굵직한 인수·합병(M&A)은 중단하는 등 과감한 투자에 나서지 않은 것이다. 이 와중에 삼성의 자랑이던 반도체 부분에서도 경쟁업체에 뒤처지며, 삼성 위기론까지 언급됐다.
업계 관계자는 “잃어버린 8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법정 공정을 겪으며 삼성은 그만큼 멈춰있었다”며 “이재용 회장의 리더십 공백이 다시 채워지면서 삼성의 제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앞서 2심 판결 이후 이 회장 측 변호인단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피고인들이 본연의 업무에 전념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대법원의 최종 판결까지 나오면서 이제야 새로운 삼성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가장 기대가 되는 점으로는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다. 이 회장은 지난 2019년 10월 임기 만료로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후 6년 동안 미등기 임원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결과 이후 이 회장이 등기이사로 다시 이사회에 참여하면 이 회장의 ‘책임 경영’이 시작되고, 삼성의 굵직한 결정에 있어서 이 회장이 투표권이 행사되면서 신사업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춤했던 인수합병에도 속도를

하지만 1심, 2심 무죄 판결을 받고 올해는 인수 소식만 3번 발표했다. 지난 5월에는 자회사 하만을 통해 미국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부를 3억5000만달러(약 5000억원)에 인수했고, 이어서 같은 달 영국계 사모펀드 트라이튼이 보유한 플랙트그룹 지분 100%를 15억 유로(약 2조3000억원)에 사들인 것을 알렸다. 플랙트는 유럽 최대 공조기기 기업이다.
또 최근에는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 젤스의 인수 계약 체결을 발표했다. 젤스는 미국 내 병원 500여곳 및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기업 70여 곳과 파트너십을 맺은 플랫폼 기업으로 삼성전자의 새로운 의료 서비스 사업 확장에 도움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멈춰있던 삼성의 인수합병이 올해부터 다시 불붙으며 신성장 동력 찾기에 기민함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8년간의 공백을 우량 기업의 인수합병으로 단숨에 뒤처진 기술력을 따라잡고, 신사업 확장성도 키울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이 회장의 복귀가 삼성을 뒤바꿀 수 있다는 평가를 하면서도 이 같은 현상이 선진국의 경영 모습은 아니라고 꼬집기도 한다.
황용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법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난 이재용 회장으로, 삼성전자의 사업은 분명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하지만 선진 기업들은 오너의 부재로 기업이 이처럼 좌지우지 되지 않는다. 삼성은 법정 공방 기간 반도체는 대만 TSMC에도 밀리고 스마트폰은 중국의 중저가 제품에게도 밀리는 상황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오너의 이슈가 이처럼 기업을 멈추고, 또 반대로 오너의 문제 해결로 기업이 다시 되살아나는 것을 기대하는 것 모두 선진국으로 이미 진입한 우리나라 상황에 맞는 것인지는 모두가 생각해봐야 한다"며 "아직까지 이머징 마켓(신흥시장) 시스템에 머물러 있는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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