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넥스트레이드가 불러온 브로커리지 바람…증권업계 실적 판도 흔든다
- [게임체인저 된 넥스트레이드]①
NXT, 빠른 성장으로 시장 안착…전체 거래대금 동반 증가
증권사 위탁매매 수익 증가…핵심 경쟁력으로 SOR 떠올라

[이코노미스트 정동진 기자] 넥스트레이드(NXT)의 성공적 안착이 국내 증권업계 실적 판도를 흔들고 있다. 코스피 강세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3월 출범한 넥스트레이드가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거래량을 끌어 모으면서, 증권사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에 가시적인 수익 증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2분기 들어 주주가치 제고 정책과 AI 관련주 중심의 강세장이 맞물리며 국내 증시에 풍부한 유동성이 공급됐다. 이 흐름을 타고 넥스트레이드의 거래대금도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시장을 선점한 증권사들의 거래량이 늘어나 수익도 확대됐다. 이에 업계에서는 참여 시점과 기술적 준비 수준에 따라 올해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실적이 뚜렷하게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넥스트레이드는 출범 초기 제기됐던 일부 우려와 달리 기존 한국거래소(KRX) 거래를 잠식하기보다 시장 전체 거래량을 확대하는 긍정적 효과를 냈다. 증권사 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2024년 4분기 16조원 수준에서 2025년 1분기 18조6000억원으로 반등한 뒤, 2분기에는 23조6000억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전분기 대비 27%,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수치다. 유가증권시장(KOSPI) 지수가 급등했던 6월 말에는 일평균 거래대금이 한때 4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같은 기간 넥스트레이드의 거래 규모도 크게 증가하며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 개장일이었던 지난 3월 4일 약 200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거래대금은 5월 5조원, 6월에는 10조원을 돌파하며 전체 주식시장 거래대금의 15% 이상을 차지했다. 7월에도 일평균 7~10조원의 거래대금을 꾸준히 유지하며 국내 주식시장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넥스트레이드의 프리마켓은 간밤의 글로벌 증시와 국제 정세를 가장 먼저 반영하는 ‘새로운 바로미터’로 투자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거래대금 폭증에…브로커리지 수익 ‘껑충’
이러한 시장의 활황은 증권사 리테일 부문 실적에 훈풍으로 작용하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위 5개 증권사의 2분기 브로커리지 수익 합계가 998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2.2%, 전년 동기 대비 23.9% 증가할 것”이라며 “2021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상위 5사 합산 브로커리지 수익이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금융 데이터 기업 에프앤가이드 역시 넥스트레이드가 운영하는 프리마켓과 정규장 등 모든 시장 거래가 가능한 증권사들의 실적이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 등 주요 5개 증권사의 2분기 합산 당기순이익을 약 1조233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4% 증가하며 시장 기대치를 16%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브로커리지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NH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 등은 넥스트레이드의 직접 수혜주로 꼽힌다.
증권사 리포트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2분기 브로커리지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19.7% 증가한 1390억원, 순이익은 약 2208억원으로 11.9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도 올 2분기 연결 기준 브로커리지 수익이 전분기 대비 8% 증가한 2589억원,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2697억원으로 예상되는 등 브로커리지 기반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 등 부분 참여에 그치거나 정규장 진입이 늦어진 증권사들은 시장 확대의 초기 수혜를 놓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리테일 중심 구조를 가진 카카오페이증권과 중대형사 중 유일하게 부분 참여에 그친 메리츠증권의 경우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SOR 기술 경쟁 본격화…체결률·편의성 관건
넥스트레이드가 시장에 연착륙하면서 증권업계에서는 향후 스마트 오더 라우팅(SOR) 기술 활용이 리테일 브로커리지 시장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넥스트레이드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는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은 각기 다른 전략으로 SOR 기술을 고도화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투자자의 체결률과 편의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우선 거래소 자동 전환 서비스를 도입해 대체거래소 휴장 시 주문을 자동으로 한국거래소로 전환하고, 정규장 마감 후 미체결 잔량은 넥스트레이드 애프터마켓으로 넘겨 추가 체결 기회를 제공한다. 이 외에도 리밸런싱 기능을 통해 체결 가능성이 더 높은 거래소로 주문을 자동 정정해주는 등 투자자 친화적인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이 밖에 가격 변경 없이 거래소만 바꿔 주문을 정정할 수 있는 거래소 정정 기능도 지원한다.
키움증권은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SOR 시스템을 직접 구축하며 기술적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키움증권의 SOR은 투자자가 자신의 투자 전략에 맞춰 다양한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개인 맞춤 설정 기능을 제공한다. 또한 시스템 안정성을 위해 이중화 구성과 함께 원장 연동형 설계를 채택했다. 이는 시스템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주문 정보가 기록된 핵심 원장과 연동해 지정된 거래소로 주문이 안전하게 전송되도록 하는 안정화 장치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넥스트레이드는 단순 참여 여부를 넘어 얼마나 빠르게 최신 거래 기술을 확보했는지가 증권사의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기준이 됐다”며 “하반기 부분 참여 증권사들이 대부분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알려져 있어 기술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李대통령 직무 긍정평가 64%…중도층서도 68% ‘잘하고 있다’[한국갤럽]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혼외자 논란' 정우성, 8개월 만의 근황 공개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442㎜` 물폭탄 쏟아진 광주…남부에 최대 300㎜ 더 온다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마켓인]열심히 달린 회사채 시장…여름 휴가철 쉬어간다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특허 등록도 안 됐는데 계약 체결?...인투셀·에이비엘바이오의 민낯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