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당신이 잠자는 사이에도 호주머니로 돈이 들어오게 하려면…"[이병희의 연금술사]
- 워런 버핏이 말한 좋은 투자·나쁜 투자
예금·MMF, 이자는 있지만 가격 오르지 않아
금·원유 등 원자재, 가격은 변하지만, 산출물이 없어
기업·부동산·농장, 이익·배당·임대료 창출…하고 자본 가치도 상승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잠자는 동안에도 돈이 들어오는 방법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당신은 죽을 때까지 일을 해야만 할 것이다.” 세계적인 투자자로 알려진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이런 말을 했다. 자산을 지키는 것 이상으로 돈이 내 주머니로 들어오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내가 쓰는 것보다 많은 돈이 계좌로 들어오는 로직을 만들면 노후에도 안락한 생활을 할 수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원금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하지만 워런 버핏의 기준에는 못 미치는 말이다. 원금은 그대로일지 몰라도 물가가 오르면 돈의 가치는 줄어든다. 오늘 1000원 주고 산 물건을 20년 뒤에도 똑같은 값으로 살 수 있을까? 이 말은 20년 전 구멍가게에서 50원 주고 샀던 알사탕을 지금도 50원에 살 수 있을까 하고 묻는 말과 같다. 자산관리의 본질은 원금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구매력’을 지키는 것에 있다. “물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자산은 녹아내린다”고 금융 전문가들은 말한다. 자산 관리의 진짜 목적은 ‘명목 원금’이 아니라 ‘실질 가치’를 지키는 것이라는 뜻이다.
이런 맥락에서 국민연금은 대표적인 구매력 방어 장치 수단으로 꼽힌다. 국민연금 급여는 단순히 적립한 돈으로만 계산되지 않는다. 가입 기간 평균소득과 물가를 반영해 산정하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물가 상승분을 일정 부분 따라잡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재정 건전성을 위해 어느 정도 급여 수준이 조정될 수 있지만, 나라가 망하지 않는 한 국민연금의 효용성을 부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이 국민연금만으로는 노후 생활을 온전히 보장받기는 어렵다. 그만큼 국민연금이 넉넉하게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 등으로 이를 보완한다. 이 가운데 배당을 꾸준히 지급하는 우량주를 주목할 만하다.
주식은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 이익과 함께 가격이 오른다. 특히 배당주는 주가 상승과 배당 수익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어, 물가 상승률보다 많은 이익을 볼 가능성이 크다. 가령 1억원을 20년간 투자한다고 가정하자. 예금 금리가 연 3%인 상품과 배당수익률이 연 5%인 주식에 투자할 때 결과는 어떻게 달라질까? 세금을 논외로 하고 복리로 이자가 붙는다면 예금 상품(연 3%)은 20년 뒤에 1억8000만원 가량으로 불어나는데, 배당주(연 5%)는 2억6500만원으로 커진다. 연간 수익률 차이는 고작 2%포인트지만, 20년간 복리로 쌓이면 엄청난 차이를 만든다.
이 차이는 단순히 수익률의 문제가 아니다. 시간이 만들어낸 복리의 힘이다. 구매력을 지키려면 이 복리를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워런 버핏은 2011년 주주 서한을 통해 자산을 세 부류로 구분했다.
▲‘예금·MMF는 나쁜 투자’. 이자는 있지만 가격이 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구매력을 잃는 효과가 나타난다. ▲‘금·원유 등 원자재는 이상한 투자’. 가격은 변하지만, 산출물이 없기 때문이다. 가격이 오르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위험하다는 것이다. ▲‘기업·부동산·농장은 젖소 같은 자산’. 이익‧배당‧임대료를 꾸준히 창출하고 자본 가치도 상승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좋은 투자라는 것이다. 버핏의 결론은 명확하다. 구매력을 지키고 싶다면, 스스로 현금을 만들어내는 자산을 보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의할 점도 있다. 기업의 주식은 언제든 가격이 하락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기업의 존폐를 위협할 만한 경쟁자가 나타나거나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뀔 수도 있다. 이때는 추가 이익을 얻는 게 아니라 원금까지 잃을 우려도 있다. 아무리 실적이 탄탄하고 우량한 기업이라도 한순간에 고꾸라질 가능성이 있다. 또 배당은 예금 이자처럼 항상 약속된 고정값이 아니다.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있고 심지어 배당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투자자가 그렸던 장밋빛 미래를 담보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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