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정동진 기자]미래에셋증권 IPO본부가 대표주관을 맡은 지투지바이오 사전 투자에서만 100억원이 넘는 차익을 거둘 전망이다.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데 이어 자기자본(PI) 투자에서도 성과를 내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2021년 12월 지투지바이오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4만9828주를 취득했고, 2023년 9월 전환사채(CB) 인수로 4만9830주를 추가 확보했다. 이들의 주당 취득가액은 2만68원으로, 총 투자액은 약 20억원 수준이었다.

지투지바이오는 지난 4일 공모가를 5만8000원으로 확정한 뒤 14일 상장했다. 상장 당일 주가는 61% 급등해 9만38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이후 비만치료제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를 바탕으로 29일 종가는 공모가 대비 약 185% 상승한 16만5100원을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한 미래에셋증권 사전 투자 지분의 현재가치는 약 164억원에 달한다. 투자금을 제외한 평가차익만 144억원으로, 이는 미래에셋증권이 지투지바이오를 상장 주관하면서 수령한 상장 주관 수수료(26억원)의 5배가 넘는 규모다.

이 밖에도 미래에셋증권은 상장주선인 의무인수분 1만7242주도 보유하고 있다. 해당 물량은 공모가(5만8000원) 기준으로 매입해 평균 단가가 사전 투자분보다는 다소 높지만, 지투지바이오의 주가가 고공행진하며 29일 기준 약 18억원의 평가차익이 발생하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합산한 미래에셋증권의 총 보유 지분 평가차익은 약 18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최근 사전 지분투자 성공 사례와 견줘도 이례적으로 큰 규모다. 특히 최근 한국투자증권의 마녀공장, 하나증권의 APR 사례까지 웃돌 것으로 보여, 국내 증권사의 IPO 사전투자 성과 중에서도 손꼽히는 기록이 될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지분투자로 성과를 거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8월 상장한 산일전기를 대표주관하면서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구주 양수로 각각 15억원씩 총 30억원을 투입했는데, 산일전기의 주가가 공모가(3만5000원)의 3배를 넘어 13만1800원까지 오르며 큰 수익을 거뒀다. 해당 투자로 실현된 수익은 150억~2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IPO업계에서 자기자본(PI)을 활용한 사전투자는 위험 부담이 크지만 성공하면 주관 수수료를 웃도는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전략으로 꼽힌다. 하지만 대부분은 성과 규모가 제한적인 만큼, 이번처럼 큰 폭의 수익을 연이어 거둔 사례는 미래에셋증권의 리스크 관리와 딜 소싱 역량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평가다.

다만 미래에셋증권이 보유한 지투지바이오 지분은 의무보유기간이 끝나야 매도가 가능하다. 사전 투자로 확보한 지분은 상장 후 1개월이 지나야 처분할 수 있고, 상장주선인 의무인수분은 상장일로부터 3개월 뒤인 11월 중순 이후에야 매도할 수 있다. 이 기간 주가 흐름에 따라 실제 수익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상장 주관 여부와 무관하게 좋은 기업이라면 투자를 진행한다”며 “지투지바이오는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업 등 투자 매력이 뚜렷했다”고 말했다. 이어 “의무보유 기간이 끝나더라도 투자자 신뢰를 고려해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매도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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