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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라예진 기자] '1990년대 청춘물'이 흥행작의 성공법칙처럼 여겨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넷플릭스에서 처음 공개된 영화 '고백의 역사' 역시 영상이 공개되자마자 인기 순위에 오르며 주목받고 있다. 특히 국내를 넘어 글로벌 순위에도 상위권을 차지해 눈길을 끌고 있다. 

실제 고백의 역사는 지난달 공개 이후 3일만에 620만 시청 수를 기록하며, 글로벌 영화(비영어) 순위 톱 10에서 3위를 기록했다. 또 대한민국을 넘어 인도네시아, 일본, 터키, 멕시코, 모로코를 포함한 총 31개 국가에서 톱 10위권 리스트에 올랐다.

이는 국가를 막론하고 누구나 한 번쯤 있었을 고백의 첫 순간을 떠올리게 하며, 글로벌적으로 공감을 얻는 것으로 평가된다. 남궁선 감독은 “시나리오를 읽고 필연적으로 나의 고백의 역사를 돌아보게 됐다. 잊고 있던 추억들을 하나, 둘 떠올리다 보니 어느덧 깔깔 웃고 있었다. 이 이야기가 잠깐의 아픔을 잊게 하는 진통제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말하며, 영화가 시청자들의 어린 시절을 꺼내보게 만들며 잊고 있던 추억과 설렘을 되새기게 만들 것을 설명한바 있다. 특히 주인공 세리가 자신의 콤플렉스인 곱슬머리를 딛고, 짝사랑 고백 작전을 펼치는 모습은 마치 어린 시절 모든 것이 서툴렀던 자신의 모습을 보는 듯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영화는 1998년, 열아홉 소녀 박세리(신은수)가 인기 남학생인 김현(차우민)에게 고백을 앞두고 평생의 콤플렉스인 악성 곱슬머리를 펴기 위한 작전을 계획하던 중 전학생 한윤석(공명)과 얽히며 벌어지는 청춘 로맨스를 그린다. 윤석이 등교도 하기 전, 바다에 빠져 죽을 뻔하지만 세리에 의해 구조되면서, 둘이 얽히며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과거를 추억할 수 있는 1998년대 배경도 재미다. 영화는 1998년대 부산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에 제작진은 부산 올로케이션으로 촬영을 진행하며 그때 그 시절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구현해 냈다. 옛 주택가부터 광안대교가 아직 건설 중이던 광안리 해변의 모습 등 세부적인 공간적 모습을 재현했고, 삐삐와 워크맨, 필름 카메라, 수학능력고사 등급표와 학알 등 다양한 소품들까지 시대감이 물씬 느껴지도록 꾸몄다. 

90년대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교복과 S.E.S., 핑클 등 당시 인기 가수들이 선보인 헤어스타일, 헤드폰 등의 유행 스타일을 보여준다. S.E.S.의 데뷔곡 ‘I’m Your Girl’, 자자의 ‘버스 안에서’, 해바라기의 ‘사랑으로’ 등 추억의 명곡들도 등장한다. 이 같은 과거 모습은 그때를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향수를, 경험해 보지 못한 이들에게는 신선한 매력을 준다. 

남궁선 감독은 “고백의 역사를 통해 잊고 있던 즐거움을 기억하고 아픔을 잊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마음에 빗장을 잠근 것을 열어놓고 편한 마음으로 보면 피식피식 웃을 수 있는 영화”라고 말했다. 또 윤석 역을 맡은 배우 공명은  “전 세계 시청자들이 보는 내내 귀엽고 사랑스러운 기분을 느꼈음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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