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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마인드' 무장 박채규 디티앤씨그룹 회장 "가시밭길이라도 도전은 숙명"
- 25년 중견그룹 운영, 여전한 벤처 사업가 초심
고난의 시작 바이오 진출은 '최고의 선택'
2000년 설립 이후 강산이 몇 번이나 바뀌었지만 박채규 디티앤씨그룹 회장의 마인드와 체격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지난 25년 동안 쏟았던 열정과 노력들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그룹 매출 2000억원이라는 엄연한 중견기업으로 세를 넓혔다지만 그는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으며 초심을 아로새기고 있다.
‘매일 매일 위기’ 벤처 리더십
1961년생으로 환갑이 지난 나이에도 박 회장은 2000년 설립 당시의 60kg대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며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이 느껴졌다.
40대인 기자에게 “저한테 안 될 텐데”라며 ‘팔씨름 도발’을 할 정도로 건강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강렬한 눈빛에서 기선 제압을 당했고, 결국 팔씨름도 박 회장의 완승으로 싱겁게 끝났다.
그는 “건강관리를 위해 헬스장에서 PT(퍼스널 트레이닝)를 받은 지 15년이 넘었다. 예전에는 일주일에 3~4번씩 했고, 2년 전부터는 일주일 2번을 받고 있다. 식단관리도 한다”며 68kg 체중 유지 비결을 전했다.
박 회장은 부산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 후 LG전자 엔지니어를 거쳐 일본 토킨 EMC의 엔지니어링 부사장을 역임했다. 공학도 출신인 그는 토킨 EMC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기술 컨설팅을 하며 사업의 첫발을 내디뎠다. 4평 남짓의 사무실에서 출발했고, 혼자서 모든 업무를 총괄했다.
그는 “개발 연구나 기술을 컨설팅하는 사업을 했다.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 같은 경우 상당한 고전압으로 구동되기 때문에 당시에는 어려운 기술이었다. 삼성 같은 기업에 그 기술을 공유해 성공시키는 등 그런 컨설팅을 2년 정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컨설팅업으로 출발했던 1999년은 IMF 후유증으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여전히 허덕였던 시기였다. 기업들의 줄도산이 만연했던 암울했던 시절에 박 회장은 빈손으로 사업을 일군 셈이다. 디지털EMC가 첫 회사명이었고 이후 하드웨어 사업으로 뛰어들었고, 벤처 붐에 힘입어 시험·인증기관으로서 기반을 닦아나갔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재임 시절에 벤처 지원을 많이 해줬다. 벤처 붐이 일면서 장비를 들여오는 등 분위기를 타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러다 2014년 지금의 디티앤씨(Dt&C)로 사명이 바뀌었고, ‘Digital Technology & Certification’이라는 명확한 지향점을 내세웠다. 2014년 12월 디티앤씨는 시험·인증기관 코스닥 상장 1호에 이름을 올리면서 성장 곡선을 그렸다. 현재 국내의 정부 산하 인증기관을 제외하고 민간 기업 중에는 시험·인증 분야의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디티앤씨는 정보통신·전기전자·자동차·의료기기 등 다양한 제품에 대해 글로벌 규격 시험·인증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전기안전·전자파·에너지효율·신뢰성 시험 등 분야에서 원스톱 기술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박 회장은 “상장 공모자금으로 100억원 자본금의 디티앤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고, 시장의 실질적 트렌드 파악이 그룹의 미래추진 방향 설정에 큰 전환점이 됐다”며 상장 의미를 되짚었다.
그러면서 전기전자 부문의 계열사 디티앤씨와 랩티, 세이프소프트를 토대로 기술 전문 그룹으로 성장했다. 일본과 베트남, 중국 등에 해외지사도 설립했다. 그는 “베트남과 일본 지사의 직원은 각 40명 수준이다. 두 회사 모두 설립한 지 8~9년 됐고, 베트남은 2024년부터 흑자를, 일본은 2025년 흑자 달성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험 인증 시장 규모는 2025년 372조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2030년까지 매년 6% 수준의 성장으로 450조원으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 회장은 “전기차와 헬스케어, 식품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제품안전, 품질, 에너지·환경 등의 규제 시행이 확대되고 있다. IoT(사물인터넷), AI(인공지능) 등 신기술에 대한 성능 및 사이버 보안에 대한 시험 및 인증도 증가 추세라 글로벌 시장 규모는 점차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고난의 역사인 바이오 사업 ‘최고의 결정’
국내외 시험 인증 분야에서 자리를 잡은 디티앤씨그룹은 한 단계 더 큰 도약을 위한 모험을 택했다. 지인들의 만류에도 박 회장은 신성장 동력으로 바이오를 택했다. 바이오 분야의 후발주자인 데다 많은 투자금이 필요했기 때문에 자금 압박이 만만치 않았다. 여기에 바이오 분야는 긴 호흡을 필요로 하는 산업이라 당장의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어 우려 섞인 시선이 가득했다.
그는 “2016년 전후로 투자사들의 돈의 흐름이 대부분 바이오 벤처들에 몰리면서 앞으로 바이오 시대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며 “우리 본사가 기술 서비스를 갖고 있는데 바이오 분야에서도 CRO(임상시험수탁기관)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전체 시스템을 이해하면 기본적으로 50%는 먹고 들어갈 수 있겠다고 생각에 CRO 사업을 시작했다”고 바이오 진출 배경에 대해 털어놓았다.
박 회장은 “지금까지 제일 잘한 건 바이오 사업에 진출한 부분이다. 제일 고생을 많이 하고 있고 여전히 투자금도 많이 들어가지만 ICT 인증과는 달리 규제가 없기 때문에 성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결국 2017년 디티앤씨알오의 설립을 통한 바이오 진출은 2022년 코스닥 시장의 상장으로 연결됐다. 디티앤씨알오는 비임상·임상을 아우르는 풀서비스 CRO 전문기업으로 성장했다. 의약품·화학물질·건강기능식품·화장품 및 의료기기 등의 인허가에 필요한 비임상(GLP) 독성·약동학(PK)·효능 시험·분석·생동시험·임상시험·인허가 컨설팅까지 원스톱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3월 디티앤씨알오는 신약 연구에 필수적인 PK·약력학(PD) 연구를 전문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PK·PD 센터를 공식 개소했다. 2023년쯤 정부의 R&D(연구개발) 자금이 묶이면서 주 고객인 바이오벤처들이 어려움을 겪었고, 이는 디티앤씨알오의 실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에 2023년과 2024년 디티앤씨알오의 매출은 크게 감소했다. 그럼에도 박 회장은 300억원 이상을 과감히 투자했다.
그는 “어려운 시기에 PK·PD 센터의 설립은 디티앤씨알오에 큰 고난이자 가시밭길이었다. 하지만 비임상 모든 분야의 모든 기술 서비스가 가능한 견고한 비즈 구축과 GLP 독성시험의 케파가 2배 이상 확대됨으로써 도전적인 영업 전개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시킬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바이오 분야는 아직도 최소한 지금보다 5배 이상 발전할 수 있고, 글로벌 시장도 공략할 수 있어 매력적”이라며 “PK·PD 센터가 가동된 하반기에 디티앤씨알오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고, 4분기부터는 본격적인 결과가 나올 것 같다”며 옅은 미소를 보였다.
투자와 혁신 ‘글로벌 성공의 열쇠’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박 회장의 도전과 리더십은 이어지고 있다. 좁은 국내 시장이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을 길러야만 자생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지난 10월 인간과 쥐의 유전자 혼종인 일명 ‘휴마우스’ 개발에 착수했다. FDA(미국식품의약국)에서 2030년부터 포유류 실험을 중지하겠다는 가이드에 발맞춰 휴마우스를 연구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포유류의 동물 실험을 중지하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대상이 필요한데 휴마우스가 대안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박 회장은 “휴마우스의 경우 일부 앞선 회사들이 있지만 거의 유사한 출발선에서 경쟁을 할 수 있어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다. 오가노이드(줄기세포나 조직유래세포를 3차원으로 응집·배양해 만든 미니장기) 회사와 기술적으로 협력하고 투자하는 등 로드맵이 다 그려져 있다. 만약 휴마우스 개발에 성공한다면 전 세계에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회장 집무실 책상 위에는 ‘실리콘밸리 프로세스의 힘’이라는 책이 놓여 있었다. 책을 들여다보니 형광펜으로 색칠한 부분들이 빼곡했다. 최근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이라며 3번이나 정독했다고 한다.
회사 임원 40명에게도 이 책을 선물했다는 그는 박 회장은 “복잡했던 회사의 점검 시스템을 확실하게 하며 방향성을 잡는 데 큰 도움을 줬다. 한 달에 한 번씩 경영지원팀에서 각 부서를 모니터링을 하면서 얼마나 고객 지향적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점검한다. 우리는 기술 서비스 기업이니 고객의 힘든 부분을 같이 아파하고 같이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프로세스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MBTI가 ‘ENTJ’라는 그는 “기업가들은 발전을 위해서 계속 도전해야 하는 숙명이다. 새로운 도전이 힘들지만 두려워하지는 않는다”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계속 신기술에 대한 투자와 혁신을 이어나가고, 항상 고객의 이익에 공감하는 따뜻한 기업이 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김두용 k2yo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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