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일상에 스며든 금융, 편의점·맥도날드에서 생존 전략 찾는 은행들
- [은행 컬래버레이션]①
금리 혜택과 유통 쿠폰으로 고객 일상에 침투
‘머니 무브’ 막고 자금 조달까지…스테이블코인 테스트베드 역할도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시중은행들이 유통업체와 협력을 강화하며 소비자들의 일상에 금융 서비스를 밀착하고 있다. 과거에는 금융 서비스가 은행 지점이라는 특정 공간에서만 이뤄졌다면, 이제는 편의점과 패스트푸드점에서도 접할 수 있는 ‘생활금융’ 경쟁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11월 KB국민은행은 GS리테일과 손잡고 제휴 통장을 출시하는 내용을 담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이 협약을 통해 ▲제휴 통장 출시 ▲GS리테일 모바일 요금제 출시 ▲가맹점 및 협력사 대상 생산적 금융 지원 확대 ▲GS페이 서비스 고도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협업 모델을 발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GS리테일 제휴 통장을 통해 소비자에게 금리 혜택을 제공하고, GS페이 결제 실적에 따라 GS25 상품교환 쿠폰도 제공할 예정이다. 이 밖에 유통과 통신·금융을 결합한 GS리테일 제휴 모바일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고객 편의성과 혜택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GS리테일이 편의점인 GS25를 운영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편의점 이용자가 더 편리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혜택 범위가 넓어진다는 뜻이다.
이환주 국민은행장은 “이번 제휴를 통해 GS25 편의점을 이용하는 ‘영유스’ 고객층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금융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고객 절벽 뚫는 생존 전략, 유통 거점에서 ‘접점’ 확대
신한은행은 같은 날 국내 대표 헬스앤드뷰티(H&B) 업체 CJ올리브영과 금융상품·서비스 출시를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올리브영 회원에게 우대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을 출시하고, 전용 파킹통장이나 이 통장과 연계된 카드로 올리브영 매장(온라인 포함)에서 결제하면 다양한 리워드(보상)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CJ올리브영 고객이 더욱 쉽고 편리하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연계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글로벌 외식 브랜드 맥도날드 코리아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담은 금융상품을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금융상품 출시와 연계해 맥도날드 모바일 쿠폰을 제공하고 공동으로 광고·홍보 등을 추진한다. 또 12월에는 만기 시 일정 금액이 기부되는 ‘행운기부런 적금’을 선보일 예정이다. 상품 가입자와 이벤트 참여자에게는 총 6만 개의 맥도날드 쿠폰도 제공한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이번 협약은 글로벌 브랜드 맥도날드와 함께 금융을 생활의 영역으로 확장하고, 손님에게 즐거움과 가치를 동시에 제공하는 의미 있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금융사들이 유통업체와 손을 맞잡고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는 배경으로는 국내 금융 시장이 성숙하면서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어려워진 환경이 거론된다. 이미 대부분의 국민이 주거래 은행을 가지고 있고, 모바일 뱅킹 대중화로 오프라인 지점 방문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고객을 새롭게 유치하기가 매우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토스뱅크나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공격적인 금리 혜택으로 금융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서 시중은행들은 고객 이탈 방지와 신규 유치라는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난관을 뚫기 위해 은행들이 주목한 곳이 바로 유통업계다. 유통업체는 막대한 수의 충성도 높은 회원(멤버십)을 보유하고 있고, 고객이 일상적으로 방문하는 ‘생활 밀착형’ 거점을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다. 은행이 유통업계와 협업하면 직접 고객을 찾아 나서기보다, 고객이 습관적으로 방문하는 유통 채널을 ‘새로운 지점’ 혹은 ‘접점’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는 단순한 금융 상품 판매를 넘어 고객의 쇼핑, 식사, 여가 등 일상에 금융 혜택을 자연스럽게 녹여 넣어 고객의 주거래 금융사로의 지위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는 견해도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자금 조달의 효과도 향상할 수 있다. 최근 시중은행들은 정부의 가계 대출 억제 정책으로 대출을 제한하고 예금을 늘리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고객이 예치금을 빼서 이동시키는 ‘머니 무브’를 막기 위해 3% 수준의 예금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도 속속 내놓는 중이다. 은행들이 유통사와의 협업을 본격화하면서 금리 우대 등 매력적인 조건을 결합한 파킹통장이나 적금을 출시하면, 이탈했던 예치금을 다시 은행 시스템으로 끌어들이는 안정적인 자금 조달 통로를 확보할 수 있다.
미래 결제 시스템 실험 해석도
일각에서는 이러한 은행-유통사의 협력이 단기적인 마케팅 전략을 넘어, 향후 금융 환경 변화에 대비하는 실험적인 성격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향후 금융 당국이 원화 스테이블코인(CBDC와 연계된 토큰 형태의 원화)을 도입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에 앞서 은행과 유통업체와의 제휴는 이용 수요와 결제 편의성을 점검하는 중요한 초석일 수 있다는 것이다.
유통 채널을 통해 금융 거래를 일상화하는 과정은, 향후 디지털 화폐가 일반적인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았을 때 고객이 느끼는 이질감을 최소화하고 사용성을 극대화하는 중요한 테스트 베드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을 비롯한 금융 당국이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하더라도 ‘은행 중심’으로 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피력하는 가운데, 은행과 유통업계와의 협업은 이런 해석에 힘을 싣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GS리테일, 올리브영, 맥도날드 등 유통업계와 협력하는 것은 이제 시작일 뿐, 앞으로 백화점, 다이소, 무신사 등 더 다양한 유통 채널과 제휴할 가능성이 크다”며 “금융업과 다른 업종과의 연계가 더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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