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김기론 기자] 미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하는 가운데 비트코인이 장중 8만6천 달러 선까지 붕괴하자, 내년에는 가격이 4만 달러까지 급락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제기됐다.

1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포털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가상자산 전문가이자 거시경제 학자인 루크 그로멘은 2026년 비트코인 가격이 4만 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금값이 강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온라인 금’으로 불려온 비트코인은 아직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존재감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양자컴퓨터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암호화폐 보안 체계 전반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주요 리스크로 꼽았다. 그로멘은 “양자컴퓨터는 암호화폐 생태계에 구조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시장에서는 미·일 통화정책 기조 변화도 가상자산 가격 변동성의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일본은행이 오는 19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5%에서 0.75%로 인상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위험자산 전반의 매도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이 글로벌 유동성을 위축시켜 비트코인이 7만 달러 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도 약화되는 분위기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내년 1월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은 24.4%에 그치고 있다. 통상 완화적 통화정책 환경에서 수혜를 받아온 가상자산의 반등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비트코인을 전략 자산으로 편입한 상장사가 월가에서 160곳에 달하는 점도 추가 하락 요인으로 지목된다. 야후 파이낸스는 가격이 추가로 하락할 경우 이들 기업이 보유 물량을 매도할 수밖에 없어 비트코인 하방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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