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정예 팀 4곳으로 축소
LLM 성능 앞다퉈 자랑하고
혁신 AI 생태계 조성 약속
[이코노미스트 정길준 기자]
병오년 '국가대표 AI'라는 타이틀을 향해 다섯 준마가 출발선에 힘찬 기세를 품고 섰다. 소버린(주권) AI를 공통분모로 서로 다른 매력을 뽐냈는데, 조만간 한 곳이 탈락할 예정이라 신경전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네이버클라우드·업스테이지·SK텔레콤·NC AI·LG AI연구원 등 5개 정예 팀은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기초 모형)' 프로젝트 1차 성과를 발표했다.
이 자리는 단순 경쟁을 넘어 생존이 걸린 운명의 무대였다. 정부는 이달 중 프로젝트 1차 단계 평가를 추진해 정예 팀을 4곳으로 압축할 계획이다. 향후 6개월마다 최종 1~2팀이 남을 때까지 경쟁하는 토너먼트 방식이다.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 GPU(그래픽처리장치) 등 컴퓨팅 자원과 데이터 구축 및 가공 비용 연간 약 30억~50억원, 해외 우수 연구자 인건비, 연구비 연간 20억원가량을 보장받는다. 정부는 탈락하는 팀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제 이미지·오디오 인식은 기본
팀마다 보유한 무기가 달라 유력 후보를 꼽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LG AI연구원의 자랑은 국내 1위 LLM(거대언어모델)으로 평가받는 '엑사원'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축구장 41개 크기의 AI 데이터센터 '각 세종', SK텔레콤은 아마존웹서비스와 손잡고 울산에 짓고 있는 국내 최대 AI 데이터센터 등 탄탄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업스테이지는 저비용·고효율 중심의 실사용 모델이 높은 점수를 받았고, NC AI는 게임·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 축적한 3D·멀티모달 기술 기반의 산업 특화형 모델이 강점이다.
먼저 네이버클라우드 정예 팀은 프로젝트 지향점인 옴니 파운데이션 모델을 전면에 내세웠다. 텍스트·이미지·오디오·비디오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추론하는 것이 골자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총괄은 "음성으로 질문하든, 이미지를 보여주든 어떠한 방식으로도 유연하게 실시간 소통이 돼 '모두를 위한 AI'에 한층 가까워진다"고 설명했다.
고도화된 추론 능력의 '하이퍼클로바X 시드 32B 씽크'는 비전 능력이 통합돼 있어 이미지를 깊이 있게 이해한다. 지난해 11월에 있었던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수학 문제를 사진으로 찍어 올렸더니 그래프가 포함돼 있었는데도 바로 인식해 5초 만에 풀이 과정을 만들고 정답까지 맞혔다. 글로벌 AI 분석 전문 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의 조사에서 매개변수 400억개(40B) 이하 소형 모델 사이에서 1위를 기록했다. 사용자가 어떤 형태로 질문해도 모델이 직접 판단해 적절한 형태로 답변하는 '하이퍼클로바X 시드 8B 옴니'도 공개했다.
NC AI 정예 팀은 산업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연수 NC AI 대표는 "NC AI의 핵심 목표는 대한민국 산업 전반에 AI 전략을 견인할 확장 가능한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도메인 전문성·유연성 ▲보안 및 통제권 ▲비용 효율성을 3대 키워드로 설정했다. NC AI 정예 팀은 1단계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고품질 한국어·산업 특화 데이터를 확보했고, 100B 규모의 LLM '배키' 개발을 완료했다. 이를 바탕으로 롯데와 글로벌 물류 AX(AI 전환), 포스코와 작업자 안전 감지 모델 개발 등 28개 이상의 산업 확장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업스테이지 정예 팀은 정부가 지원한 GPU로 높은 학습 효율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장애 복구 시간을 47%, 학습 기간을 40% 이상 단축했다. 이렇게 탄생한 한국어 특화 '솔라 오픈 100B'를 승부수로 띄웠다. 규모가 크지만 필요할 때는 소형 AI처럼 작동하고, 복잡한 문제도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내는 '말 잘하는 AI'다.
시연에서는 제미나이, 클로드, 그록 등 글로벌 모델과 비교해 상세하고 이해가 쉬운 답변을 내놨다. 팟캐스트·슬라이드 생성, 팩트 체크 등 연결성 있는 부가 작업도 매끄럽게 끝냈다. 업스테이지 정예 팀은 이런 혁신 기술을 국내 AI 생태계 발전을 위해 적극 개방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학교나 비영리 기관에 있다면 솔라 100B를 포함해 모든 제품을 API로 무료로 제공한다"며 "일하는 환경에서 새로운 혁신이 일어나기를 바라기 때문이며, 이미 300개 이상 기관의 200명이 참여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500B 초거대 모델 등장
다음 주자는 SK텔레콤 정예 팀이었다. 500B 규모의 초거대 AI 모델 '에이닷엑스 케이원'을 전격 공개했다. 정부의 '글로벌 AI 3강' 목표에 닿기 위해서는 고난도 작업 수행으로 SOC(사회간접자본) 역할까지 할 수 있는 500B 규모 모델이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정석근 SK텔레콤 AI CIC장은 "더 거대한 매개변수를 가질수록 인간의 언어와 맥락을 더 완벽하게 이해하고 대결할 수 있다"며 "먼저 이런 대규모 모델을 확보한 뒤에 다양한 모델을 개발하면 높은 성능과 효율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에이닷엑스 케이원은 글로벌 대표 모델 딥시크 대비 사용자 지시 수행 정확도와 고난도 한국어 시험에서 각각 148%, 110% 우수한 벤치마크 점수를 달성했다. SK텔레콤 정예 팀은 에이닷엑스 케이원을 활용해 AI 에이전트와 전문 지식 특화 AI 검색 등으로 '국민 모두의 AI' 비전을 실현하고, 제조 AI 전환을 촉진해 국가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LG AI연구원 정예 팀은 동급 최고 성능의 엑사원을 글로벌 최고 성능의 'K-엑사원'으로 키운다.
메모리 요구량과 연산량은 30% 줄이고, 자체 고안한 강화 학습 알고리즘으로 성능을 고도화했다. GPU 학습 자원 평균 사용률은 89.4%로, 높은 안정성과 학습 효율성을 확보했다. 이에 K-엑사원은 13개 공통 벤치마크 평균으로 목표 모델 대비 103.8% 수준의 성능을 과시했다. 인류 보편적 가치·사회 안전·한국의 특수성·미래 위험 대응 등 신뢰도 평가에서는 총합 97.83점으로 오픈AI 'GPT-OSS 120B'(92.48점)와 알리바바 '큐웬 3 235B'(66.15점)를 크게 앞섰다.
최정규 LG AI연구원 그룹장은 "대한민국의 글로벌 AI 3강 도약에 K-엑사원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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