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한상우 코스포 의장 "빅테크와 스타트업 융복합, 글로벌 AX 성공의 관건" [이코노 인터뷰]
- 스타트업 성장 지원 최전선 선봉장, 생태계 최적화 심혈
창업하기 좋지만 사업하기 힘든 국내 환경 해결책 제시
AI 기술적 변형 새로운 기회의 장 활짝 열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한국과 미국에서 변호사를 하다 창업 생태계에 뛰어들어 국내 스타트업 성장·지원의 최전선에 섰다. 드라마틱한 길을 걷고 있는 한상우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 의장의 이야기다. 미래 산업의 근간이 되는 스타트업 단체의 수장을 맡은 뒤 특유의 다이내믹한 여정을 주도하고 있다. 가장 젊지만 가장 강력하기도 한 단체를 이끄는 한 의장은 국내 창업 시장을 냉정하게 진단했다. ‘창업하기 좋은 환경임에도 사업하기는 힘든 국내 스타트업 시장’이라는 문제점을 해결할 명확한 해법을 제시하는 한편 창업자들의 러닝메이트로서 희망적인 메시지도 전했다.
‘페덱스컵’ 및 생태계 최적화 밑그림 완성
‘다시 스타트업 하기 좋은 나라.’
한 의장이 2024년 코스포의 제4대 의장을 맡으며 취임 일성으로 내세운 슬로건이다. 이 목표 달성을 위해 한 의장은 자신의 회사(위즈돔)를 2순위에 둘 정도로 창업 생태계의 최적화 조성에 매달렸다. 그는 스스로 ‘공공재’라 칭할 정도로 2년 동안 발에 땀이 나도록 달려왔다.
매일이 전쟁터인 스타트업의 환경과 익사이팅한 한 의장의 에너지는 궁합이 잘 맞았다. 이에 코스포는 한 단계 성장하며 생태계 최적화를 위한 밑그림을 완성했다는 평가다.
그는 “'배달의 민족' 창업자 김봉진과 후배들이 모여서 협회를 만들자는 의견이 나왔고, 한 50명이 평일에 예식장을 빌려 발기인 대회를 한 게 코스포의 시작이었다”며 “이후 사무국이 구성되는 등 점점 커졌고, 지금은 회원사 2600여개가 됐다. 협력 및 국제 회원들까지 합치면 3000개가 넘어간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회원사 19개가 유니콘 기업이 됐고, 상장한 회사들도 생겼다. 그 유니콘 이력이 있는 회사를 합친다면 시총만 거의 100조원”이라며 “회원사들의 매출 규모가 20조원이 넘고 누적 투자 규모도 28조원쯤 된다”고 덧붙였다.
재계 그룹과 비교해 코스포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코스포의 전체 시총이 재계 5위 롯데그룹(약 16조원)보다 크고 고용 인원으로 치면 포스코그룹(약 4만5000명)보다 많다. 전체적인 규모로 따지면 국제 경쟁력이 있는 그룹 하나가 생겼다고 보면 된다.”
빌딩 구석구석에서 시작된 스타트업들은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조직적인 지원과 성장을 위해 협회가 조직됐고, 이제 생태계 확장을 위해 최적화 과정을 찾아가고 있다.
최적화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는 한 의장은 “코스포는 스마트폰이 생기고 모바일로 경제가 바뀌는 시점에 아주 훌륭하게 디지털 전환을 이뤘던 기업들이다. 대기업 앱들을 제외하면 90%가 우리 회원사의 앱으로 채워졌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코스포의 연중 성장 지원과 관련한 일련의 여정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페덱스컵으로 비유했다.
그는 “코스포는 1년 동안 12월 열리는 컴업 행사를 향해 가는 여정이다. 골프로 치면 페덱스컵에서 포인트를 따야 하는 것처럼 컵업을 향해 북상하는 것”이라며 “컴업 행사 중간중간에 비즈니스트립, 컴업 in OO, 더피치 같은 일정, 국회 간담회 등의 프로젝트를 심어 1년 열 두달 할 일이 꽉 찬 조직이 됐다”고 강조했다.
12월 파이널 행사인 컴업 2025을 포함해 한 의장은 굵직한 4개의 코스포 프로그램의 뿌리를 다졌다.
그는 “비즈니스트립의 경우 글로벌 진출과 관련한 프로그램인데 지금은 경쟁률이 5대 1이 넘을 정도로 히트 상품이 됐고, 스타트업들의 호응도 좋다”며 “지금 코스포는 회원사 전체가 일련의 스케줄을 공유하면서 빌드업을 하는 틀을 갖췄다”고 부연했다.
공정한 심판 있는 복싱 링 환경 간절
‘스타트업 하기 좋은 나라’ 미션 수행과 관련해서는 냉정하게 60점을 줬다. 규제와 카르텔 등 아직 넘어야 할 산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 의장은 국내 창업 생태계를 “한국은 창업하기 좋은 환경이지만 사업하기 좋은 환경은 아니다”라고 요약했다.
변호사를 했던 그는 ‘훌륭한 변호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어떤 이의 질문에 “변호를 잘 하세요. 그럼 훌륭한 변호사가 돼요”라고 명확히 답한다.
이런 ‘상식’은 국내의 창업가에게도 해당하는 범주다. 창업가들은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작은 성공을 이뤄낸다. 하지만 이후 사업화 과정에서 벽에 부딪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는 “스타트업들도 사업하기 좋게 해줘야 한다. 대기업 회장님이나 가게에서 나물 파는 사장님이나 다 똑같다고 본다”며 “사업하기에 좋은 환경이 돼야 하는데 사업하시는 분들을 괴롭히는 상황들이 계속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창업 후 비즈니스를 하면서 이제 유효 수요를 만나 드디어 터질 때쯤 온갖 군데서 태클이 들어온다. 이런 규제가 들어오고 반대가 들어오면 공정한 경쟁이 안 되는 구조”라고 울분을 토했다.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이런 불공정한 구조가 ‘다시 스타트업하기 좋은 나라’를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여긴다. ‘벤처 붐’ 재현을 위해서 복싱 링 위에서 제대로 싸우게 만드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는 의미다. 극단적으로 사업화 과정에서만큼은 정부의 도움이 필요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자유롭고 공정하게 경쟁해서 반칙하는 거를 잡아내야 할 기관이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삑삑 호루라기 불면서 ‘이것도 하지마 저것도 하지마’라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며 “심판이 나(스타트업)만 말리는 상황이라 일방적으로 두드려 맞는 상황이 된다”고 탄식했다.
신구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돼야 할 전쟁터에서 반칙이 난무해 ‘김봉진 키즈’가 탄생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유 경쟁 체제에서의 선순환을 간절히 희망했다.
미국을 예로 든 한 의장은 “미국에서는 자본력 있는 회사가 새로운 회사(스타트업)를 사기도 하고 반대로 새로운 회사의 기업 가치가 커져서 기존의 회사를 거꾸로 M&A(인수합병)를 하기도 한다”며 “디즈니 같은 경우 주인이 몇 번 바뀌었다. 홀딩스(주인)가 바뀌었을지언정 그 기업이 하고자 하는 본질 엔터 사업은 바뀌지 않았다”며 “시대의 트렌드에 맞게끔 재해석되고 환경이 바뀌고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누가 큰가를 따지고 기존의 방식을 답습하면 사업이 어렵게 된다”고 꼬집었다.
AX 기회의 장, 융복합 능력 관건
다행히 2026년 한국의 창업 환경은 우호적이다. 정부의 지원사업인 예비창업 패키지와 초기창업 패키지 등 창업 패키지들이 스타트업들의 성장을 받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지원사업인 팁스(TIPS)의 매칭 비율도 괜찮은 편이다. 팁스는 민간투자와 연계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기술 아이템을 보유한 유망 창업기업을 발굴·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한 의장은 “팁스도 성공한 정책이고, 창업 패키지 등이 세계적으로도 흠 잡을 데 없이 잘 운영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여기에 스타트업과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역량 있는 정부의 인사들이 전면 배치되면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한 의장이 '일을 하면서 일이 이렇게 즐거운 적이 없었다'고 말할 정도다.
그는 “네이버 대표를 지낸 한성숙 중기부 장관을 비롯해 삼성전자 사장을 하셨던 고동진 의원, 강훈식 비서실장, 김한규·이해민 의원 등 젊은 의원들이 유니콘 팜(국회 내 스타트업 지원·연구 모임)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며 “정부와 의회, 대통령실 모두 수준 있고, 이해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고조되고 있는 분위기에서 AI(인공지능) 전환으로 새로운 기회의 장이 마련되고 있다는 평가다. 창업가에게 모바일 시대처럼 새로운 챕터가 열린 셈이다.
그는 “AI라는 어마어마한 기술적 변형이 찾아왔다. 모바일이라는 기술적 변형 속에 지난 15년 동안 지금의 스타트업들이 탄생하고 성공 시대를 열었다”며 “한국이 한번 정하면 정말 잘 해내는 성향이 있는데 AI로 잘 해보자고 했으니 국가적인 차원에서 다시 한 번 스타트업에 포커싱을 맞추면 앞으로 15년은 더 좋아질 수 있다”며 장밋빛 미래를 예측했다.
빅테크와 스타트업의 융복합이 AX(AI전환) 시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빅테크와 스타트업의 컬래버레이션과 '대연합'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지름길이 된다는 의미다.
한 의장은 “네이버의 파운데이션 AI는 스타트업 수준에서 만들 수 없다. 대기업, 빅테크가 해줘야 하는데 이에 대한 응용 사업은 네이버가 못하는 부분”이라며 “예를 들어 렌트카 사업을 한다고 하면 전국에 수십만 렌트카에 관한 데이터 전환을 해놓은 회사(스타트업)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네이버라는 빅테크 생태계 안에 특정 산업·업무에 특화된 버티컬 AX 능력을 갖춘 스타트업을 세우겠다는 게 계획이다. 큰 세계관으로 대기업의 역량을 스타트업들이 십분 발휘할 수 있게끔 컬래버레이션이 이뤄지게 만들겠다"며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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