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년 증시 기상도] ③
외국인 자금에 올라탄 코스피 랠리
환율·연준·증시 정책 지속성 변수로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국내 증시가 다시 한번 고점 도전에 나섰다. 코스피는 연초부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연초 44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단기간에 4600선까지 치솟았다. 시장의 관심은 ‘코스피 5000시대’ 현실화로 옮겨가고 있다. 다만 외국인 수급, 환율, 글로벌 통화정책, 국내 정치 일정 등 증시 추가 상승에 복합적인 변수도 맞물리고 있다.
코스피, 새해 첫 2거래일 동안 6% 급등
증권가에 따르면 국내 증권 지수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시장에서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새해 첫 2거래일 동안 약 6% 가까이 급등했다”며 “수급에서는 외국인, 업종에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포모(FOMO·소외 공포감) 현상도 빈번하게 개입되고 있기는 하지만, 이제 지수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고 있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최근 코스피 상승의 핵심 동력으로는 외국인 수급이 꼽힌다. 2025년 말부터 이어진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가 올해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고, 특히 반도체 업종에 대한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저점을 통과했다는 인식과 함께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가 외국인 자금을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경계 심리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연초 이후 지수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장세는 추가 상승 여부 못지않게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환율 흔들리면 수급도 흔들릴 수도
외국인 주도에 따른 강세장이 이어진 만큼 향후 증시 방향 역시 외국인 수급에 달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큰 변수는 환율이다. 원·달러 환율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경우 외국인 매수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지만,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환율이 다시 급등하면 외국인의 환차손 부담이 커지면서 순매수 흐름이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올해 초에는 환율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외국인 순매수가 반도체만 아니라 방산, 원자력 등 호실적 산업재로 확장된 모습인데, 이에 반해 지난해 하반기에는 환율 변동성 확대로 인한 외국인 자금 이탈이 나타난 바 있다.
오는 5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임기 종료로 통화정책 기조가 어떻게 재정립될지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준의 정책 방향 변화는 달러 가치와 글로벌 자금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연준 내부에서 매파(통화긴축 선호)와 비둘기파 간 견해차가 크다는 점에서 금리 인하 경로에 신중론이 제기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대신증권은 “금리 인하 사이클과 미국 경기 회복이 동시에 진행될 경우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며 “수요 회복 기대 속에 국제 유가까지 추가 상승할 경우 금리 인하 사이클이 조기에 종료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올해 11월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 등도 하반기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변수로 지목된다.
지방선거 후 정책 드라이브·AI 낙관론 지속도 관건
국내 정책 환경 역시 주식 투자 흐름을 가를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오는 6월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정부의 자본시장 정책 추진 속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당이 압승할 경우, 그동안 강조돼 온 ‘코스피 5000시대’ 달성을 위한 정책 기조에 더욱 힘이 실리고, 투자 심리도 추가로 개선될 여지가 있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부동산 규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부동산으로 들어가는 자금 흐름을 제어하고 있다. 반면 2025년 7월 1차 상법 개정에 이어 9월 두 번째 상법 개정이 이뤄지며 증시를 활성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고, 국내 증시에는 ‘불장’이 나타났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통해 민심이 정책을 뒷받침할 경우 증시로 자본을 유도하는 정부 기조가 더 강화될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선거 결과가 달라지면 정부의 정책 동력이 약화될 수 있고 주가 추가 상승 기대감이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AI를 둘러싼 낙관론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은 국내 증시 상승세와 관련한 리스크로 지목된다. 그동안 국내만 아니라 글로벌 증시는 AI 투자 확대 기대를 중심으로 상승해 왔지만, 실제 수익화 시점은 아직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AI 거품론이 고개를 들면서 미국 등 주요 국가의 자본시장을 흔들었고, 그때마다 투자 과열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iM증권은 “AI 투자는 미국 경제를 좌우하고 있으나 부작용과 의심도 강력해지고 있다”며 “AI 투자 기업의 수익화는 아직 멀어 보이는 가운데 자금 조달이나 투자 과열, 비용 증가, 자산 버블, 전력 부족 등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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