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조각투자 개척했지만 밀려났다“…루센트블록, STO 인가 절차 ‘불공정’ 문제 제기
- 9일 입장문 발표..."기득권 기술 탈취로 시장 퇴출 위기"
심사 과정 공정성 의심...규제 샌드박스 취지 역행
루센트블록은 9일 입장문을 내고 “혁신을 증명한 청년 스타트업이 기득권의 기술 탈취와 불공정 앞에 무너지지 않도록 살펴달라”며 “이번 인가 과정은 한 기업의 탈락 문제가 아니라 혁신 기업 보호라는 제도 취지의 문제”라고 밝혔다.
루센트블록은 2018년 창업한 대전 소재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돼 STO 기반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소유’를 운영해왔다. 회사 측에 따르면 누적 이용자는 약 50만 명, 발행·유통 자산 규모는 300억 원 수준이다. 규제 샌드박스 참여 기업 758곳 가운데 중도 철수나 인수 없이 해당 사업을 주력으로 유지하고 있는 사실상 유일한 스타트업이라는 설명이다.
회사는 이번 인가 절차가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운영돼온 시범서비스의 제도화’라고 공표된 것과 달리, 실제로는 경쟁 인허가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심사 기준이 기존 금융 인프라를 보유한 기득권 사업자에 유리하게 설계됐다는 주장이다. 루센트블록은 공공기관인 한국거래소와 금융위 출신 인사들이 경영진에 포진한 NXT(넥스트레이드)가 경쟁자로 참여하면서 인가의 공정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고 주장했다.
심사 과정에서도 형평성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루센트블록은 “실제 STO 플랫폼을 운영한 경험이 없는 기업이 3년 이상 서비스를 운영해온 당사보다 기술력과 안정성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실증 데이터보다 기관의 지위와 형식적 요건이 우선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기술 탈취 의혹도 재차 제기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넥스트레이드는 인가 신청 이전 투자 및 컨소시엄 참여 검토를 명분으로 비밀유지각서(NDA)를 체결한 뒤 재무정보, 주주명부, 사업계획, 핵심 기술 자료 등 민감한 내부 정보를 제공받았다. 그러나 투자나 컨소시엄 참여 없이 2~3주 만에 동일한 STO 유통 사업에 대해 직접 인가를 신청했다는 주장이다.
이 사안은 지난해 10월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언급됐다. 당시 박범계 의원은 “공공성을 가진 기관이 스타트업의 정보를 취득한 뒤 경쟁자로 나서는 것은 공정경쟁 원칙에 어긋난다”며 금융당국의 엄정한 조사를 요구했다. 넥스트레이드와 한국거래소 모두 금융위 출신 인사들이 경영진에 포진해 있다는 점에서 관(官) 중심 제도화 경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루센트블록은 이번 사안이 규제 샌드박스 제도의 취지에도 반한다고 주장했다.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은 신기술 기반 금융 서비스의 시험과 안착을 지원하기 위해 배타적 운영권까지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제도화 과정에서는 해당 취지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해당 사업은 새로운 사업이 아니라 기존 혁신금융서비스의 제도화”라며 “혁신 기업이 리스크를 감내하며 개척한 시장이 보호 없이 다른 주체로 이전되는 구조가 반복된다면 향후 창업과 혁신 의지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문제는 특정 기업의 탈락 여부가 아니라, 혁신을 먼저 시도한 기업의 노력이 제도화 과정에서 합당하게 보호받는지에 대한 기준의 문제”라며 “공정 경쟁과 제도 취지에 부합하는 관점에서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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