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코스피 5000은 ‘기록’, 6000은 ‘과제’…현실 가능성은
- [코스피 5000, 새 역사 쓰다]③
반도체 이익 개선·AI 투자 확대에 지수 랠리 가능성↑
정부는 ‘주가 조작 엄벌’·‘자사주 소각 의무화’ 강조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기록하자 시장의 관심은 ‘5000의 유지력’과 ‘6000의 현실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고점 인식과 과열 우려로 지수 조정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5000 기록’이 일시적 상징성에 그칠 수 있다는 심리도 함께 확산되고 있다. 다만 반도체 업황 회복과 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가 맞물리며 상승 흐름이 쉽게 꺾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동시에 나온다.
증권사들 ‘코스피 5500’ 제시…맥쿼리증권은 ‘6000’ 언급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해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3년 말 종가 대비 2024년 12월 29일 종가 기준 코스피 상승률은 75.6%로, 주요 20개국(G20)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주요 지수 가운데 가장 높았다.
올해 들어서도 코스피는 급등세를 이어가며 1월 22일 사상 처음으로 5000포인트에 진입했다. 올해 1월 2일 4224.53으로 출발한 코스피는 22일까지 18.4% 상승했으며, 이 역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가파른 상승률이다. 같은 기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4% 오르는 데 그쳤다.
업계에서는 이번 상승을 단순한 과열 국면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실적 개선이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는 만큼 이익 흐름이 유지될 경우 6000선에 근접할 여지도 열려 있다는 것이다.
증권사들도 잇달아 5000선 이상을 전망하고 있다. SK증권은 이달 1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코스피 밴드 상단을 기존 4800에서 5250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4600에서 5560으로 높였다. 키움증권은 연간 지수 범위를 3900~5200으로 제시했으며, 현대차증권 역시 올해 코스피 상단을 5500으로 제시했다.
특히 맥쿼리증권은 지난해 12월 2일 발간한 ‘코스피 다시 포효: 6000으로 가는 길’ 보고서에서 이미 코스피 6000선 가능성을 짚었다. 해당 보고서는 “강한 이익 성장과 풍부한 유동성, 증시 친화적인 정부 정책에 힘입어 코스피가 6000선에 근접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수 상승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책이 받친 기대감…상법 개정에 추가 상승 가능성도
정치권이 자본시장 활성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핵심 정책 과제로 제시하며 제도적 지원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는 점도 ‘코스피 6000’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월 21일 기자회견에서 코스피 지수가 5000선을 목전에 둔 상황과 관련해 “그동안 왜곡돼 있던 경제가 제 모습을 찾아가는 중”이라며 “주가수익비율(PER)이 대만이나 일부 개발도상국보다도 낮다. 리스크만 해소된다면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강주했다. 주가 조작 등 불공정 거래를 근절하겠다는 의지도 재차 밝히며 시장 안정을 통한 자본시장 신뢰 회복 기조를 재확인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코스피가 5000선을 돌파한 1월 22일 오후 국회 브리핑에서 “현재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제도를 개혁하겠다는 의견을 나눴다”며 전날 이 대통령과의 청와대 오찬에서 자본시장 제도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정책 추진 의지가 공유됐다고 전했다. 오 의원은 “개별 사안으로는 3차 상법 개정안을 조속히 추진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3차 상법 개정안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핵심으로 담고 있다. 특히 이소영 의원이 대표 발의한 ‘주가 누르기 방지법(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이 공감의 뜻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오너 일가가 지주사 지분 상속·증여 과정에서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낮추는 행위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지난해 7월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명시한 1차 상법 개정안이, 같은 해 8월에는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한 2차 상법 개정안이 각각 통과됐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도 22일 오전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주가 조작 엄벌과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주주 친화적 제도를 통해 코스피 6000, 7000 시대를 국민과 함께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최근의 급등 이후 지수 흐름이 안정적으로 우상향할 것이냐에 대해 증권업계는 중장기기 전망을 낙관적으로 내놓고 있다. 정부의 의지만 아니라 AI 투자가 일회성 테마가 아닌 인프라 구축과 응용 확산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변화라는 점이 강조되고 있어서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가파른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기업 실적 개선이 뒷받침되면서 코스피의 밸류에이션 부담은 10.48배로 5년 평균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전환 정책과 국민성장펀드,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등 투자 세제 지원을 위한 세법 개정까지 감안하면 실적과 유동성에 기반한 상승 흐름은 중기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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