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케이뱅크 등 대어급 출격…IPO 흥행, 상반기 공모시장 온기 가른다
- 증시 강세 속 공모시장 자금 유입 재개 여부 주목
바이오·콘텐츠·장비까지 줄청약…단기 유동성 이동 가능성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케이뱅크의 공모주 청약이 마무리되면서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대어급 상장이 연초 공모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분수령으로 부상한 가운데 최근 증시 강세 속에서 회복된 투자 심리가 실제 자금 유입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번 상장은 향후 이어질 상장 일정과 공모가 산정 기조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투자은행 IB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달 20일과 23일 이틀간 진행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에서 134.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반 배정 물량 1764만주에 대해 총 23억7412만주가 신청됐으며 청약 건수는 83만6599건으로 집계됐다. 청약 증거금은 약 9조8500억원이다. 기관 수요예측에서도 19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최종 공모가는 희망 밴드 하단인 8300원으로 확정됐다.
이번 공모로 약 4980억원을 조달하며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3조3673억원 수준이다. 비교 기업인 카카오뱅크 대비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적용해 밸류에이션 부담을 낮췄다는 평가다. 상장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며 인수단으로 신한투자증권이 참여했다.
3월 이후 일정 본격화…대기 물량 연쇄 등판
3월 이후 일정 본격화…대기 물량 연쇄 등판
시장에서는 케이뱅크의 청약 결과를 상반기 IPO 시장의 바로미터로 보고 있다. 올해 들어 스팩을 제외한 신규 상장 건수는 많지 않았고 연초 시장은 관망 분위기가 짙었다. 그러나 코스피 5000선 돌파 이후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며 공모주 투자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높아졌다. 실제로 1월 상장 종목 가운데 일부가 공모가 대비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개인 투자자 자금이 다시 공모시장으로 유입되는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상반기 IPO 시장을 두고 세 가지 변수를 주목하고 있다. 첫째는 유동성 환경이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증시 강세가 맞물릴 경우 공모주 청약 자금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둘째는 대어급 물량의 연쇄 등장이다. 케이뱅크를 시작으로 바이오 콘텐츠 첨단장비 등 업종별 상장 일정이 이어지면서 투자자 자금이 선택적으로 분산될 수 있다.
셋째는 공모가 산정 기조다. 최근 시장은 고평가 논란이 있는 기업보다는 보수적 가격 전략을 택한 기업에 더 높은 점수를 주는 분위기다.
특히 3월부터는 연초 미뤄졌던 기업들의 상장 일정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자본시장 제도 정비와 실적 시즌 종료 이후 상장을 준비해온 기업들이 대기 중인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일정 순연 효과로 해석한다. 지난해 변동성 확대와 투자심리 위축으로 상장을 연기했던 기업들이 올해 상반기 재도전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공모시장 과열 가능성에 대한 경계도 나온다. 청약 경쟁률이 높아질수록 상장 직후 차익 실현 매물이 늘어날 수 있고 단기 수익을 노린 자금이 빠르게 이탈할 경우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대어급 딜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후속 주자들의 공모가 산정에도 부담이 전이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결국 상반기 IPO 시장은 선별적 훈풍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풍부한 대기 자금과 개선된 투자심리가 우호적 환경을 조성하고 있지만 기업가치에 대한 검증이 한층 엄격해진 상황이다.
케이뱅크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이 안정적으로 안착할 경우 대기 중인 중소형 공모주까지 온기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상장 직후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투자자 선별이 강화되며 상반기 공모시장 전반이 속도 조절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대형 IPO 흥행이 확인되면 상반기 내내 온기가 이어질 수 있지만 기대에 못 미칠 경우 투자자들이 옥석 가리기에 나서며 공모시장 전반이 차분한 흐름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풍년의 해에 코스피 첫 수확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대어급 IPO인 만큼 케이뱅크의 상장 성적이 향후 IPO 시장의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다”며 “흥행이 확인될 경우 상반기 내내 공모시장 온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기대에 못 미칠 경우 투자자들의 선별 기준이 한층 강화되는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 역시 “최근 공모시장은 과거처럼 무조건적인 청약 쏠림이 나타나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기관과 개인 모두 밸류에이션 부담과 실적 가시성을 동시에 따지는 분위기여서 보수적 가격 전략을 택한 기업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케이뱅크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이 안정적으로 안착한다면 대기 중인 중소형 공모주까지 투자 심리가 확산될 수 있지만 상장 직후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후속 딜에도 부담이 전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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