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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오너 2세 서진석 호실적 발판 ‘신약 기업’ 도전 [제약·바이오 오너 세대교체] ⑤
- 통합 이후 실적 반등…매출 4조 첫 돌파
신약 성과와 오너 2세 경영 체제 리더십 구축 과제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오너 세대교체가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2·3·4세 경영진이 전면에 나서며 기업 전략과 투자, 지배구조에도 변화가 감지됩니다. 장기 투자와 전문성이 필수인 이 산업에서 차세대 리더의 역할은 기업 성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입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주요 기업들의 세대교체 현황과 성장 전략, 과제를 통해 산업의 향후 방향을 짚어봅니다.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셀트리온 창업주 서정진 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경영총괄 대표이사가 글로벌 무대 전면에 등장하며 오너 2세 경영의 시험대에 올랐다.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중심 기업으로 성장한 셀트리온을 신약 개발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며 글로벌 투자자들을 상대로 직접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서 대표는 현재 기우성, 김형기 대표이사 부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 체제로 셀트리온을 이끌고 있다. 특히 지난 2023년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이후 경영 전면에 나서며 그룹의 차세대 리더로서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2023년 12월 이사회를 열고 서진석 당시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을 경영사업부 총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생산과 판매 조직을 통합한 단일 법인 체제로 재편되는 시점에서 서 대표가 핵심 경영진으로 전면에 등장한 것이다.
글로벌 투자자 앞 첫 시험대
최근 서 대표는 세계 최대 바이오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J.P. Morgan Healthcare Conference) 메인 무대에 단독 발표자로 올라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동안 창업주인 서정진 회장과 함께 무대에 올랐던 것과 달리, 올해 행사에서는 서 대표가 홀로 발표를 맡아 셀트리온의 중장기 성장 전략과 미래 비전을 직접 설명했다.
서 대표는 이 자리에서 셀트리온의 전략 방향을 ‘바이오시밀러 중심 기업에서 신약 개발 기업으로의 전환’으로 명확히 제시했다.
그는 “셀트리온은 신약 개발 기업으로 새로운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며 “바이오시밀러 사업으로 확보한 안정적인 현금 흐름과 축적된 항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약 개발을 본격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11개인 바이오시밀러 제품 포트폴리오를 2038년까지 41개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항체약물접합체(ADC) ▲다중항체 ▲FcRn 억제제 ▲비만 치료제 등 총 16개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계획도 제시했다.
ADC 후보물질 CT-P70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신속 심사) 지정을 받아 개발 속도가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차세대 비만 치료제 CT-G32 개발 전략도 공개됐다. CT-G32는 4중 작용제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개인 간 치료 효과 편차와 근손실 부작용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후보물질은 내년 하반기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을 목표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특히 서 대표는 연구개발(R&D) 출신 경영자라는 점에서 기술 중심 경영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서울대학교 동물자원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KAIST)에서 생명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2014년 셀트리온 연구소에 입사해 제품개발과 연구 전략을 담당하며 회사의 파이프라인 확대를 이끌어 왔다.
제품개발부문장 재임 시절에는 ▲램시마SC(미국 제품명 짐펜트라) ▲트룩시마 ▲허쥬마 ▲유플라이마 등 주요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주도하며 셀트리온의 핵심 제품 포트폴리오 구축에 기여했다.
서 대표 체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실적 반등이다. 셀트리온은 2023년 매출 2조1764억원, 영업이익 6515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2024년에는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 효과로 매출이 3조5573억원으로 크게 늘었지만 통합 비용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4920억원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통합 효과가 본격 반영된 2025년에는 매출 4조1625억원, 영업이익 1조1685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후 처음으로 ‘매출 4조·영업이익 1조’를 동시에 달성했다.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기존 바이오시밀러 제품과 함께 ▲유플라이마 ▲베그젤마 등 후속 제품의 글로벌 판매 확대가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미국 생산기지 확보…글로벌 공급망 강화
서 대표는 최근에는 미국 생산시설 확보와 글로벌 공급망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미국 시장 확대뿐 아니라 보호무역 강화와 관세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회사는 지난해 말 미국 일라이 릴리의 뉴저지 브랜치버그(Branchburg) 생산시설을 확보하며 북미 생산 거점을 마련했다. 해당 시설은 올해부터 위탁생산(CMO)을 통한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은 현재 6만6000리터(L) 규모의 원료의약품(DS) 생산시설을 2030년까지 13만2000L로 확대하고 완제의약품(DP) 생산시설까지 구축해 미국 내 엔드투엔드 공급망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서 대표 앞에는 여전히 적지 않은 과제가 남아 있다. 가장 큰 과제는 신약 개발 성과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매출 대부분이 여전히 바이오시밀러에 집중돼 있다. 회사는 장기적으로 신약 개발을 확대해 바이오시밀러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전략을 제시하고 있지만, 아직 상업화 단계의 신약 성과는 제한적이다.
또 다른 과제는 오너 2세 경영 체제의 리더십 확립이다. 창업주인 서정진 회장의 영향력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서 대표가 독자적인 경영 색깔을 얼마나 보여줄 수 있을지도 시장의 관심사다.
업계에서는 서진석 대표가 바이오시밀러 중심 기업을 글로벌 바이오 혁신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성공할 수 있을지가 향후 셀트리온의 기업 가치를 결정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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