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뱅크, 승부는 이제부터]②
오락가락 주가…카카오뱅크 전철 밟나
보호예수 풀리면 물량 쏟아질까 우려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케이뱅크가 세 번째 도전 끝에 코스피 상장에 성공했지만,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상장 1호인 카카오뱅크 역시 상장 이후 주가 부진을 겪은 바 있어, 케이뱅크가 이른바 ‘인터넷전문은행(인뱅) 주가 잔혹사’를 반복할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가 부진 이유 있었나…업비트·수익구조 리스크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월 24일 케이뱅크 주가는 61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공모가 대비 26.27% 감소한 수치다. 앞서 지난 3월 5일 케이뱅크는 공모가를 희망 범위 하단인 8300원으로 확정하며 증시에 입성했다. 상장 이후 주가는 하락세를 걸었다. 3월 6일과 9일 연일 주가가 하락하며 8000선에 이어 7000선까지 무너졌다.
케이뱅크 상장 직후인 지난 3월 6일 발발한 미국과 이란 간 충돌 등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내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코스피가 급락하는 등 투자심리가 위축된 점도 주가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케이뱅크의 주가 하락이 단순히 외부 변수만의 영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장 철회 때마다 반복해서 언급됐던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의 높은 연계성은 여전히 리스크로 거론된다. 케이뱅크 수수료 수익 중 상당 부분이 업비트 관련 펌뱅킹에서 발생하며, 전체 수수료 수익의 약 30%가 이에 의존하는 구조다. 업비트 예치금 규모와 이용자 활동이 케이뱅크의 월간활성이용자(MAU) 흐름과도 밀접하게 연동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어, 가상자산 시장 변동성에 따른 실적 영향 우려도 제기된다.
사업 모델에 대한 의구심도 주가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외형과 달리 실제 수익 구조는 여전히 대출 중심의 전통 은행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케이뱅크의 수익 역시 이자이익 비중이 높은 구조로, 비이자이익 기반 플랫폼 확장성은 경쟁사 대비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뱅크 전철 밟나…인뱅 밸류 논쟁
케이뱅크가 앞서 2021년 상장했던 카카오뱅크와 같은 전철을 밟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카카오뱅크 역시 상장 당시 플랫폼 기업으로 평가받으며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았지만 성장성 둔화와 규제 이슈, 수익성 정체 등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조정을 겪었다.
카카오뱅크의 지난 3월 24일 종가는 2만3800원으로 지난해 6월 기록한 연중 최고가 3만7000원 대비 약 35% 낮은 수준이다. 상장 초기인 2021년 주가가 9만원대까지 올랐던 점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는 약 70% 하락한 상태다.
최근 카카오뱅크와 비교해도 케이뱅크의 주가 하락은 두드러진다. 케이뱅크 상장 전날인 3월 4일 카카오뱅크 종가는 2만2200원, 24일 종가는 2만3800원이다.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크게 오르지는 않았지만, 주가가 하락한 케이뱅크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이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상장 직후 급등했던 카카오뱅크 주가는 ▲플랫폼 기업에 대한 밸류에이션 조정 ▲성장성 둔화와 규제이슈 노출 ▲수익성 정체로 주가 조정국면 지속되고 있다”면서 “케이뱅크 역시 성장성과 수익성 개선속도, BaaS(서비스형 뱅킹) 모델의 성공여부가 상장 이후 주가의 결정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호예수 해제 물량 부담…6월 더 큰 하락 우려
상장 이후 주가 부진의 또 다른 원인으로는 오버행(잠재 매물) 부담이 꼽힌다. 전체 공모 물량의 절반이 구주매출로 구성된 데다, 상장 후 3~6개월 시점에 잠재 매물이 시장에 출회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투자심리를 짓누르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보호예수 물량이 대거 풀리는 6월과 9월에 추가 하락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케이뱅크 2대 주주인 우리은행은 상장 당일 케이뱅크 주식 753만6442주를 주당 8738원에 매도했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우리은행의 케이뱅크 지분율은 11.08%에서 9.22%로 줄었고, 약 659억원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이 이번에 매도한 물량은 보호예수가 설정되지 않은 1.86% 지분 전부다.
재무적 투자자(FI)인 베인캐피탈 역시 보호예수가 설정되지 않은 주식 일부를 상장 당일 매각했다. 향후 보호예수 해제 물량까지 더하면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차익 실현 물량 규모는 상당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공모주를 배정받은 기관투자자 물량 중 상당수도 의무보유확약을 하지 않았거나, 확약 기간이 짧아 향후 1~6개월 사이 차익 실현 매물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 비상장사 시절 임직원에게 부여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물량도 있어 주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케이뱅크 역시 향후 주주환원 정책 가능성을 언급했다. 지난 2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은 “당장은 자기자본이익률(ROE) 15%를 목표로 성장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이를 달성하면 배당과 자사주 소각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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