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일반
‘오징어 게임’ 이후의 숙제…OTT 생존법 다시 쓰는 플랫폼들
- 광고·커머스·스포츠로 수익성 확보 나선 OTT 업계
단순 스트리밍 넘어 ‘이용자 시간의 수익화’ 사활
성장 뒤에는 고민도 있다. 가입자 증가세는 둔화한 반면, 콘텐츠 제작 비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소비자들 역시 구독료 인상에 피로감을 느끼는 ‘스트림플레이션’(Streamflation) 현상으로 인해 다중 구독을 해지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넷플릭스를 제외한 토종 OTT 플랫폼들은 막대한 적자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이에 OTT 사업자들은 가입자 확보보다는 이용자의 체류 시간을 수익으로 연결할 방안에 몰두하고 있다.
생존 위한 수익성 확보 전략은
현재 국내 OTT 플랫폼들이 생존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전략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광고형 요금제(AVOD) ▲스포츠 독점 중계 ▲쇼퍼테인먼트다.
광고형 요금제는 지속적인 구독료 인상에 따른 유저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도입된 카드다. 매달 내는 구독료를 낮추는 대신, 콘텐츠 전후 및 중간에 광고를 노출하는 방식이다. 이용자는 가성비를 챙길 수 있고, 플랫폼은 정교한 타깃 광고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
현재 넷플릭스는 월 7000원, 티빙은 5500원짜리 광고형 요금제를 운영 중이다. 각 사의 기본 요금제는 넷플릭스 월 1만3500원, 티빙 9500원으로 광고형 요금제가 훨씬 저렴하다.
실제 성과로도 입증됐다. 넷플릭스 본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광고형 요금제의 월간 활성 시청자 수(MAU)는 전 세계적으로 2억5000만명을 돌파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광고 요금제 시청자가 1000만명을 넘어섰다.
티빙 역시 광고형 요금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CJ ENM의 올해 1분기 실적에 따르면 티빙의 1분기 매출은 1073억원, 영업손실은 1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을 약 65억원가량 줄였다. 특히 국내 티빙 신규 가입자 중 광고형 요금제를 선택한 비율은 53.5%에 달했으며, 전체 유료 가입자 수도 전년 대비 37.3% 증가했다.
OTT 업계가 주목하는 또 다른 분야는 스포츠다. 국내에서는 티빙이 한국프로야구(KBO) 중계권을 확보하며 스포츠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쿠팡플레이 역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국가대표 축구 경기 등을 앞세워 이용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스포츠 콘텐츠의 가장 큰 장점은 실시간 시청 수요다. 드라마나 예능은 나중에 볼 수 있지만 스포츠 경기는 생중계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다. 이용자들의 플랫폼 방문 빈도를 높이고 해지율을 낮추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스포츠 팬들은 특정 시즌 동안 꾸준히 플랫폼을 이용하는 경향이 있어 장기 가입자 확보에도 유리하다는 평가다.
‘쇼퍼테인먼트’도 새로운 성장 동력이다. 쇼퍼테인먼트는 쇼핑과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어로 콘텐츠 소비와 상품 구매를 결합한 형태를 뜻한다. 콘텐츠를 시청하면서 관련 상품을 구매하거나, 라이브 콘텐츠와 커머스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쿠팡플레이를 꼽을 수 있다. 이용자는 콘텐츠를 소비하면서 자연스럽게 쇼핑 플랫폼과 연결된다. 독점 스포츠 경기나 대형 콘서트를 중계할 때, 화면 하단이나 별도 탭을 통해 오직 쿠팡 쇼핑 앱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한정판 단독 MD 상품’ 기획전을 동시에 연다.
팬들은 영상을 시청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클릭 몇 번으로 유니폼·응원 도구·콘서트 굿즈 등을 구매하게 된다. 콘텐츠에 대한 팬들의 충성도가 커머스의 구매력으로 이어진 사례다.
티빙 또한 모태인 CJ ENM의 미디어·커머스 노하우를 활용하고 있다. 인기 예능이나 드라마의 독특한 소품, 출연진이 착용한 패션 아이템, 영상에 등장한 식음료(F&B)를 실제 상품으로 기획해 CJ온스타일 등 자체 커머스 채널을 통해 유통한다.
최근에는 주요 배달 및 쇼핑 플랫폼과의 구독 요금제 제휴를 통해 콘텐츠 시청 경험이 일상적인 소비 생활로 이어지도록 생태계를 묶어두는 락인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가입자 전쟁 이후의 시대
업계에서는 앞으로 OTT가 단순한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을 넘어 광고·쇼핑·멤버십이 결합한 종합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OTT의 경쟁 상대는 더 이상 다른 OTT 플랫폼이 아니다”라며 “커머스와 광고 시장 전시장까지 포함한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사업자들은 체급을 키우기 위한 ‘규모의 경제’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티빙과 웨이브(Wavve)의 통합 논의다.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등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글로벌 사업자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가입자 기반과 콘텐츠 제작 경쟁력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결국 향후 토종 OTT들의 생존 여부는 자신들이 가진 콘텐츠 IP와 플랫폼 영향력을 활용해 광고·커머스·오프라인 팝업스토어·굿즈 판매 등 부가가치의 연결고리를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콘텐츠를 단순히 보여주는 플랫폼을 넘어 이용자의 일상 소비와 행동 패턴을 지배하는 비즈니스 생태계로 진화하는 것이 생존 노선이라는 전망이다.
이상원 경희대 미디어학과 교수는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건전한 콘텐츠 투자가 필수적이며, 투자와 가입자 증가가 맞물리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어야 한다”며 “미래의 OTT는 FAST(무료 광고 기반 스트리밍) 모델·AI 기술 활용·SVOD(월정액 구독방식)와 AVOD의 융합 모델 개발이 향후 수익성 유지에 중요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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