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일반
1300만 가입자 신뢰도 타격…개인정보 유출에 흔들리는 티빙
- CI·DI 유출로 2차 피해 우려
수익성 개선도 빨간불
15일 OTT 업계에 따르면 티빙은 최근 개인정보 유출 정황을 확인하고 이용자들에게 관련 사실을 공지했다. 외부 비인가 접근으로 인해 회원 아이디(ID)와 성명·생년월일·전화번호·이메일 등 일부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것이 공지의 골자다.
현재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유출 경위와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다. 결과에 따라 과징금이나 시정명령 등의 행정처분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사태에서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2차 피해 발생 가능성이다. 유출된 정보가 단순 아이디나 비밀번호 수준에 그치지 않고,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하는 가상 식별값인 연계정보(CI)와 중복가입확인정보(DI)까지 대거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CI와 DI는 이용자가 개별적으로 변경하거나 폐기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암시장 등에서 유통되는 다른 유출 데이터와 티빙의 CI 데이터가 결합할 경우 명의 도용이나 보이스피싱 같은 금융 사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조계를 중심으로 한 피해자들의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법무법인 지향은 지난 11일 피해자들을 모아 1인당 30만원 수준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1차 집단 손해배상 소송에 착수했다. 법무법인 세담 역시 집단 소손해배상 소송을 추진 중이다. 세담 측에 따르면 14일 기준 이미 5만6300여명이 소송에 참여했다.
또한 티빙의 가입자 규모가 1300만명에 달하는 만큼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거액의 과징금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보호조치 소홀로 유출 사고를 낸 기업에는 전체 매출액의 최대 3%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지난해 티빙의 매출액(약 4059억원)을 대입하면 법정 최고 과징금은 약 121억원 내외로 추산된다.
또 적극적인 제휴를 통해 가입자 기반을 확대해 온 티빙의 핵심 성장 전략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티빙은 그간 통신사를 포함한 다양한 사업들과의 제휴를 통해서 이용자를 확대해 왔다. 이번 정보 유출로 인해 기존 파트너십의 유지 여부는 물론, 신규 제휴 확대에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가장 우려되는 지점은 이용자들의 신뢰도 하락이다. OTT 사업은 가입자 기반이 핵심인 구독 경제 모델이다. 이용자들이 플랫폼의 보안 수준에 의문을 품기 시작하면 해지율 증가와 신규 가입자 감소로 직결된다. 특히 넷플릭스·쿠팡플레이·디즈니플러스·웨이브 등 대체 가능한 경쟁 플랫폼이 있어 이용자들의 이탈 여지는 충분하다. 실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티빙의 개인정보 유출 내역을 인증하며 탈퇴를 선언하는 게시물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 국내 OTT 시장은 수익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콘텐츠 제작비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구독료 인상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국내 OTT들은 광고형 요금제 도입, 플랫폼 도입 등을 통해 적자 개선에 나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수익성 개선 전략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보안 투자 비용 증가와 이용자 이탈 가능성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고가 티빙의 재무 상황을 단번에 악화시키지는 않겠지만 추가적인 부담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독 서비스에서는 이용자가 안심하고 결제할 수 있는 신뢰도가 곧 브랜드의 생명”이라며 “개인정보 유출은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치명적인 브랜드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징금 규모에 따라 회사가 목표로 제시했던 올해 첫 흑자전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티빙이 이번 위기를 어떻게 수습하고 실효성 있는 피해 예방 조치를 마련하느냐가 향후 가입자 유지에 중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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