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일반
25명이 314B 만들었다…모티프 임정환의 ‘빅테크 도전법’
- [AI 3강 이끌 개척자들]①
독자 아키텍처로 314B 모델 개발…25명이 만든 도전
“과장보다 현장 성과…기업용 AI로 기술력 증명”
[이코노미스트 정길준 기자] 미국과 중국의 거대 자본이 장악한 인공지능(AI) 시장에 독자 기술로 도전장을 낸 30대 창업가가 있다. 컴퓨터공학 전공자도 아니어서 스스로를 ‘AI 업계의 외인’으로 소개하는 임정환 모티프테크놀로지스(모티프) 대표다. 수학자의 길을 걷다 개발에 뛰어든 그는 이제 25명의 구성원과 대규모 파운데이션 모델을 완성하고 있다.
처음에는 개발이 막막했지만 두려움을 걷어내자 빠르게 몸에 익었다. 이제는 대기업도 실패 부담 때문에 쉽게 뛰어들지 못하는 AI의 뼈대, 파운데이션 모델을 밑바닥부터 설계한다. 적은 인력과 자본으로 글로벌 빅테크에 맞설 기술을 만들겠다는 도전이다.
모티프는 하드웨어 인프라부터 모델과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역량을 갖췄다. 1020억개(102B)의 매개변수를 갖춘 대형언어모델(LLM)을 독자 개발했으며, 글로벌 AI 오픈소스 플랫폼 허깅페이스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외산 모델의 구조를 가져다 쓰는 대신 AI가 문맥 속 중요 정보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핵심 연산 장치인 ‘어텐션 함수’와 모델 아키텍처를 직접 설계한다. 정보의 중요도에 따라 연산 자원을 다르게 배분하는 독자 기술 ‘그룹별 차등 어텐션’(GDA)을 적용한 ‘모티프 12.7B’도 선보였다.
정부의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을 통해 개발 중인 ‘모티프 3’는 3140억개(314B)의 매개변수를 갖춘 모델이다. 글로벌 AI 평가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의 지표(AAII)에서 47점을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모델 가운데 1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임 대표는 기술 평가에만 머물지 않겠다고 강조한다. 기업용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와 맞춤형 AI 구축 사업을 통해 시장에서도 성과를 입증하겠다는 목표다.
그는 “외계인이 지구에 쳐들어와 AI 기술 대결을 제안했을 때 세계 정상들이 오픈AI와 앤트로픽, 구글에 이어 ‘한국에서는 모티프’를 떠올릴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1. 영감을 준 ‘인물’(WHO)은 누구입니까?
“지적 한계에 갇히지 않는 시각을 열어주고, 막연한 해외 빅테크 환상을 깨준 옥스퍼드대 김민형 지도교수님입니다.”
세계적 수학자인 김민형 교수님은 제게 “용기가 없는 사람 같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공부가 부족해 성공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으로 준비만 하다 보면 끝이 없다는 답답함을 짚어주신 거죠. 교수님은 구글이나 해외 기관들도 마냥 천재 집단이 아니며 정치나 한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주셨습니다. “오픈AI나 빅테크니까 한 거고 우리는 안 돼”라는 구성원들의 한계를 깨부수고, 도전을 ‘그냥 해내는 것’으로 바라보게 만든 계기가 됐습니다.
2. 빅테크가 대체할 수 없는 당신만의 ‘독자적 가치’(WHAT)는 무엇입니까?
“단순한 스펙용 논문이 아닌, 완성도를 위해 잠을 줄여가며 ‘진심을 다하는 구성원들의 태도’입니다.”
학회 스펙을 쌓고 교수가 되기 위한 적당한 연구가 아니라, 주말에도 GPU(그래픽처리장치)가 연산 중에 멈출까 봐 밤을 새워 지켜보고 하나라도 더 개선하려는 집요함입니다. 모티프는 외산 아키텍처를 가져다 쓰지 않고 어텐션 함수까지 바닥부터 직접 설계합니다.
3. 자본과 인프라 한계를 ‘어떤 방식’(HOW)으로 돌파하고 있습니까?
“실패 확률을 줄이는 정교한 감각과, 전 과정을 쥐어짜는 ‘소프트웨어 풀스택 최적화’입니다.”
빅테크처럼 수만대의 GPU를 쏟아부을 수 없다면, 적은 자본으로 동일한 성과를 내도록 실패 리스크를 줄이는 감각이 필수입니다. 저희는 코드 한 줄, 데이터 하나부터 연산 속도와 효율까지 전 과정을 극단적으로 쥐어짜며 개선합니다. 대기업은 실패에 대한 책임 부담 때문에 남들이 검증한 아키텍처만 쓰려고 하지만, 저희는 망하면 다 같이 새출발한다는 배수진을 치고 독자 아키텍처로 한계를 돌파합니다.
4. 기술을 걸고 승부를 보겠다고 확신한 ‘결정적 계기’(WHY)는 무엇입니까?
“자금 현황까지 투명하게 공유하며 ‘진짜 진지한 기술 도전’을 펼치는 신뢰 구조입니다.”
대기업의 월급으로 삶을 바꿀 수 있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저는 자주 구성원들에게 “당신들은 마음만 먹으면 6개월 안에 구글이나 오픈AI에 갈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구성원들은 무형의 가치와 성장의 기회에 더 큰 무게를 둡니다. “투자 유치가 어려울 것 같으면 한 달 전에 말해줄 테니 이직을 준비하라”고 말할 정도로 솔직한 조직 문화를 유지합니다. 이 신뢰 속에서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들어 내겠다는 열망이 도전으로 이어졌습니다.
5. 기술력을 마침내 인정받게 될 ‘결정적 시점’(WHEN)은 언제입니까?
“기술력은 이미 인정받았습니다. 시장이 제대로 체감하게 될 시점은 ‘현장 안착’이 완성될 때입니다.”
지난해 말 글로벌 엔지니어 커뮤니티에서 기술적 인정을 받았습니다. 다만 AI 챗봇 초기 느린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구성원들이 “광고를 하자”고 제안하자 “지금 광고해 봤자 불만만 생기고 사용자를 영영 잃게 된다. 자랑스럽게 광고할 양심이 있느냐”고 인정했습니다. 시장과 사용자에게 필요한 것은 예쁜 챗봇 겉모습이 아닙니다. 일단 기업들이 자사 시스템에 우리 AI를 연동해 쓰는 B2B API(기업용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서비스의 실질적인 매출과 성공적인 현장 안착으로 성과를 증명하겠습니다.
6. 가장 먼저 파고들 ‘핵심 타깃 영역’(WHERE)은 어디입니까?
“글로벌 API 시장과 B2B 중심의 기업용 AI 구축 사업입니다.”
해외에서는 중국 모델 API를 활발히 사용하고 있습니다. 모티프는 글로벌 커뮤니티에서 확보한 기술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고효율 LLM API 서비스를 빠르게 공급해 실질적인 매출을 찍어낼 계획입니다. B2B 중심의 맞춤형 구축 사업을 우선 추진할 예정입니다. 범용 챗봇 중심의 B2C(기업-소비자 거래) 서비스는 기술 발전 속도가 워낙 빨라 신중하게 시장을 살피며 기민하게 대응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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