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폭행 논란’ 조성환 전 호카 대표, 8개월 만에 입장 표명 이유는
- 대표직 사퇴 후 첫 기자회견
조 전 대표 “판권 뺏으려 짜여진 각본”
글로벌 러닝화 브랜드 ‘호카’(HOKA)의 국내 총판사 조이웍스앤코(이하 조이웍스)의 조성환 전 대표가 ‘갑질 폭행’ 사건과 관련해 입을 열었다. 지난해 12월 성동구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 이후 8개월 만이다. 그는 폭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피해자 측이 호카의 국내 독점 유통권을 빼앗기 위해 의도적으로 폭행을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조 전 조이웍스 대표는 10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제 개인의 불찰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고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조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성동구 폐건물에서 전 거래처 관계자 2명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는 전치 3~5주 상해를 입었다. 논란이 커지면서 불매 운동까지 벌어지자 조 전 대표는 사과문을 내고 대표이사직에서 사퇴했다. 호카 본사 데커스는 국내 총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조 전 대표는 사건 초기 형성된 ‘발주처의 하청업체 갑질폭행’ 프레임에 정면 반박했다. 폭행 피해자 임씨와 천씨는 하청업체 직원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임씨는 조이웍스 퇴사자, 천씨는 임 씨 재직 당시 관리하던 거래처 대표다. 두 사람은 퇴사 후 호카 경쟁업체 케이브웍스를 공동 설립했다.
조이웍스는 이들이 내부 정보를 활용해 경쟁 매장을 개설했다는 이유로 2024년 거래를 종료했다. 법률대리인 이돈호 법무법인 노바 대표변호사는 “사건 발생 10개월 전 이미 두 회사 간 거래 관계가 종료돼 계약상 갑을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을 거쳐 하청업체가 아닌 경쟁업체로 정정보도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몇 대 맞아주고 끝내면 된다”…동업자 양심 고백
이날 기자회견에는 피해자들과 수년간 동업 관계였다는 러닝·아웃도어 브랜드 플라르 손나자용 대표가 참석했다. 손 대표는 사건 발생 전부터 임씨와 천씨가 “맞으러 간다”는 말을 반복했고, 천씨는 “몇 대 맞아주고 끝내면 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임 씨와의 통화에서도 사건 당일 “때리면 맞아야지”라고 말한 사실을 인정했다고 녹취록과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제시하며 증언했다.
손 대표는 케이브웍스 관계자와 조이웍스 전·현직 직원이 참여한 단체 대화방에서 차명업체를 통한 거래, 개인 이메일 사용, 조이웍스 계약서 등 내부 자산 활용 방안이 논의됐다고도 주장했다. 관련자들이 스스로를 ‘조케웍스’라 불렀다는 언급도 나왔다. 손 대표는 “관련 녹음과 대화방 자료를 정리해 수사기관에 제출했고, 진술서도 공증받았다”고 밝혔다.
조 전 대표는 폭행 사건 보도 시점이 호카 국내 판권 계약 연장 시기와 맞물렸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수년간 피땀 흘려 키운 글로벌 브랜드의 국내 판권을 빼앗기 위해 특정 세력이 내부 조력자와 손잡고 대표이사인 저의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히려 했다”며 “판권 계약 연장에 맞춰 계획된 명예훼손이자 경영권 침해 행위”라고 주장했다.
최초 보도 직후 기자가 데커스 본사에 직접 계약해지여부를 질의했고, 수사기관이나 법원의 판단이 나오기 전에 연 1000억원 규모의 계약이 해지됐다는 게 조이웍스 측 설명이다. 조이웍스와 데커스는 현재 유통계약 종료를 둘러싼 국제중재 절차를 진행 중이다. 조이웍스는 미국 국제분쟁해결센터(ICDR)로부터 본안 판단 전까지 호카 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 긴급명령을 받아낸 상태다.
조이웍스는 피해자들을 영업비밀 침해와 배임증재·배임수재 혐의로 고소했다. 법원은 관련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했다. 조 전 대표도 개인 자격으로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별도 고소를 진행 중이다. 이 변호사는 “피해자별로 5000만원씩 공탁한 점, 상해 정도 등을 고려하면 구속영장 청구가 이례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며 조 전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끝으로 조 전 대표는 경영 복귀 목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8년 만에 20배 성장한 브랜드는 140명의 직원이 만들어낸 것”이라며 “직원들이 벌을 대신 받게 하지는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미국 데커스를 향해서는 “이 일은 조성환 개인의 일”이라며 “데커스 역시 왜곡된 보도와 가짜 뉴스의 피해자”라고 말했다.
조 전 대표는 “폭력을 행사한 것은 명백한 제 잘못이며 법적·도의적 책임을 다하겠다”면서도 “수사기관 조사를 통해 의혹의 진실과 판권을 둘러싼 공작의 내막을 명명백백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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