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러트닉이 콕 집은 고려아연…한미 핵심광물 동맹 본격화
- 74억달러 통합제련소, 미국 공급망 재건 대표 투자로 언급
핵심광물 11종 생산 추진…美 ‘FAST-41’로 인허가 지원
10일 미국 의회 전문매체 롤콜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에서 광업계 관계자 200여명과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러트닉 장관은 “첨단 제조업과 인공지능(AI), 반도체, 에너지, 국방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산업의 기반이 되는 원료를 해외 적대국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정부의 목표를 “미국에서 채굴하고 가공하고 정제해 제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고려아연의 미국 핵심광물 제련소 건설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주요 공급망 투자 사례로 거론했다.
동맹국과의 협력도 강조했다. 러트닉 장관은 “신뢰할 수 있는 공급을 확보하고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하겠다”며 “전 세계 동맹국과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프로젝트 크루서블은 여러 핵심광물을 하나의 통합공정에서 생산·회수하는 ‘멀티메탈’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고려아연은 미국 통합제련소에서 아연·연·동·은과 안티모니·인듐·비스무트·텔루륨·팔라듐·갈륨·게르마늄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미국 정부가 지정한 60개 핵심광물 가운데 11종과 반도체급 황산을 한곳에서 생산하는 구조다. 갈륨과 게르마늄, 인듐, 안티모니 등은 반도체와 방위산업, 통신·에너지 분야에 쓰이는 전략 광물이다.
고려아연의 경쟁력은 울산 온산제련소에서 축적한 제련·정제 기술이다. 미국은 상당한 광물자원을 보유했지만 이를 고순도 금속과 소재로 가공하는 산업 기반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려아연은 수십년간 저품위 원료를 처리하고 제련 부산물에서 희소금속과 유가금속을 회수하는 기술을 축적했다. 부산물과 스크랩을 원료로 다시 활용하는 자원순환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사업 속도를 높일 기반도 마련했다. 고려아연은 미국 내 기존 아연제련소와 관련 광산 등을 확보해 ‘크루서블 징크’를 출범시켰다. 현지 제련소 폰드장 5곳에 쌓인 약 62만톤의 부산물에서 핵심광물을 회수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기존 시설과 인력, 원료 공급망에 온산제련소의 기술을 접목하는 방식이다. 처음부터 기반을 구축하는 신규 사업보다 초기 위험을 낮추고 상업생산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미국 정부도 사업 추진에 참여하고 있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미 연방정부가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프로젝트 크루서블은 대형 인프라 인허가 신속처리 제도인 ‘FAST-41’ 대상으로 지정됐다. 한국 기업이 주도하는 사업으로는 처음이다.
이는 미국이 해당 사업을 핵심광물 공급망 재건에 필요한 산업 인프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이 모든 것을 독자적으로 만드는 ‘자국 완결형 공급망’이라기보다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과 핵심 역량을 결합하는 ‘동맹형 공급망’의 사례로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광물자원을 보유한 반면 실제 산업에 사용할 수 있는 소재를 만드는 제련·정제 역량은 상대적으로 부족해 검증된 기술을 가진 동맹국 기업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며 “프로젝트 크루서블은 한국의 제련 기술과 미국의 자원·시장·정책 역량을 결합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현지 생산시설 투자를 넘어 한미 경제안보 협력 프로젝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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