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조선 방산 이어 육상 방산도 최초 업적, 한화 '미국 장벽 뚫었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국산 무기체계 최초 미국과 계약
K9차륜형 자주포 시제품 공급, 계약금 1400억 규모
[이코노미스트 김두용 기자] 한화가 조선 방산에 이어 육상 방산에서도 일을 냈다. 까다로운 미국의 진입 장벽을 뚫고 연이어 ‘한미 동맹’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산 무기체계로는 처음으로 미국과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인 한화디펜스USA는 19일 미 육군과 K9 차륜형 자주포(K9MH) 시제품 6문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궤도형에 이어 차륜형 자주포 글로벌 시장 진입에도 성공했다.
이로써 1950년 6·25전쟁 당시 미국이 대한민국에 포병전력을 지원한 후 76년 만에 대한민국이 미국의 포병전력 및 방산 기반 재건을 지원하게 된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MH는 자동화 포탑을 적용한 모델이다. 미 육군은 차기 자주포 도입을 목표로 올해 초부터 주요 글로벌 방산업체에 신형 자주포 시제품 제작을 의뢰했다. 미 방산스타트업 안두릴과 오시코시디펜스 등이 참여한 ‘엘빗 아메리카’를 비롯해 이탈리아 레오나르도, 독일 라인메탈, 영국 BAE 시스템즈 등을 대상으로 납기, 요구 성능, 현지화 비용 등을 다각도로 평가한 끝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선정됐다.
미 육군은 향후 최대 4년간 미 육군의 작전운용개념에 맞는 K9MH의 세부 조건들을 보완하는 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통상 미군은 이 같은 맞춤 조정을 거친 후 특별한 결함 내지 결격사유가 없으면 최종 양산 계약을 체결한다.
계약 금액은 1억30만2961달러(약 1417억원) 규모다. 누적 액면가는 2억6290만3274달러(약 3715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K9MH가 세계 최대 방산시장인 미국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기술력뿐 아니라 정부와 긴밀한 협력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방위사업청은 사업 초기부터 최종 수주까지 주요 현안 등을 수시로 공유하고 긴밀히 공동대응 했다.
향후 K9MH의 안정적인 공급 뿐 아니라 미국 방산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방사청 등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단계적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4월 앨라배마주 오펠리카의 유휴 공장을 3년간 임차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현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동관 한화 수석부회장의 주문도 적중했다. 미군의 새로운 자주포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판단하고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지시했다. “반드시 미국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는 김 수석부회장과 임직원의 목표 아래 미군 사업 동향을 면밀히 파악했다. 2024년 3월 미 육군이 발표한 예산안에 차륜형 자주포 관련 사업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포착했다. 이후 같은 해 12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곧바로 K9MH 개발을 시작하면서 성과로 이어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K9 자주포가 세계 최대 방산 시장에 진입한 의미 있는 성과이자 대한민국의 무기체계가 미국을 지키는, 한미동맹의 새 역사를 썼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차별화된 현지화 전략으로 미국에서도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는 조선 방산에서도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 미 함정 건조라는 최초 업적을 새겼고, ‘골든돔(Golden Dome)의 파트너’로 도약했다. 골든돔은 미국의 차세대 공중 미사일 방어체계다.
한화필리조선소는 지난 7월 미 선박관리업체 트트 서비스와 함께 미국 미사일방어청(MDA)의 해상 미사일 시험 계측선(MRIV) 인도 업체로 뽑혔다. MRIV는 15억 달러(약 3조원) 규모의 건조 사업이다.
특히 필리조선소가 2024년 12월 한화그룹에 인수된 이후 민간 선박을 제외하고 미국 정부로부터 처음 수주한 사례라 주목을 끌었다. 필리조선소가 ‘골든 디펜더’의 선박 건조를 담당하면서 ‘민간 조선소’에서 ‘안보 관련 함정 조선소’로 위상이 올라갔고, 이는 한화의 미국 함정 사업 확대의 발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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