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
"같은 1억원인데 4000만원 차이”…대표가 회사 돈 꺼내는 법[ ECONO TAX]
- 1억원 인출 비교해보니…퇴직금·배당 세금 격차
가지급금 5억원 방치 사례, 10년간 세금 1억4500만원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세무사회와 함께 국민들의 세금 상식을 넓히기 위한 기획 시리즈를 연재한다. 돈이 움직이는 곳엔 세금이 따라붙는다. 투자와 거래, 보상과 승계까지 경영진의 판단에 따라 세금은 달라지고, 때로는 회사의 실적까지 좌우한다. 기업의 의사결정 뒤에 숨은 세금의 셈법을 짚는다.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장부에는 이익잉여금이 수십억원인데 정작 쓸 돈이 없습니다.”
20~30년간 회사를 운영해 온 중소기업 대표들이 세무 상담에서 자주 털어놓는 고민이다.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이 쌓여 있어도 대표 개인이 마음대로 가져다 쓸 수는 없다. 급여나 배당, 퇴직금 등 정해진 절차를 거쳐야 하고 세금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세금 부담을 피하려다 더 큰 문제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 개인적으로 필요한 돈을 회사 통장에서 가져간 뒤 제대로 정리하지 않는 것이다. 회사가 대표에게 돌려받아야 할 돈, 이른바 ‘가지급금’이 생기는 대표적인 사례다.
문재완 세무법인 다솔 1지점 세무사의 분석을 토대로 회사 자금을 꺼내는 방법과 가지급금 관리법을 살펴봤다.
같은 1억원, 퇴직금 9574만원·배당 5503만원
미처분이익잉여금은 회사가 세금을 내고 남긴 이익 중 배당 등으로 처분하지 않은 금액이다. 장부에 30억원이 있다고 해서 통장에도 그만큼 현금이 있는 것은 아니다. 설비나 재고, 외상매출금 등으로 바뀌어 있을 수 있다. 잉여금이 쌓이면 비상장주식 평가액이 높아져 향후 증여·상속세 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
대표가 회사에서 돈을 가져오는 경로는 ▲급여·상여 ▲배당 ▲퇴직금 ▲자기주식 거래 등이 있다. 문 세무사가 법인의 세전이익 1억원을 대표에게 지급하는 상황을 가정해 계산한 결과, 실제 손에 쥐는 금액은 방법마다 크게 달랐다.
법인세 한계세율을 지방소득세 포함 22%로 가정하고 각 인출 방식에 따른 세금을 계산한 결과, 퇴직금으로 받을 때 실수령액이 9574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급여·상여는 5904만원, 배당은 5503만원이었다. 자기주식은 양도소득으로 과세되면 6311만원, 의제배당으로 과세되면 5770만원이었다.
대표의 기존 종합소득 과세표준이 1억5000만원이고 급여·상여·퇴직금은 전액 회사 비용으로 인정된다는 등의 가정에 따른 계산이다. 사회보험료 등은 제외했다.
퇴직금은 근속연수에 따른 공제와 별도 과세 방식으로 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다만 실제 퇴직해야 하며 회사의 비용 인정 한도와 소득세법상 퇴직소득 한도를 모두 지켜야 한다.
급여는 지급 규정, 자기주식은 과세 방식 주의
급여·상여는 회사 비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임원 상여가 정관이나 주주총회·이사회에서 정한 지급기준을 초과하거나 직무에 비해 과도하면 비용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배당은 금융소득이 연간 2000만원 이하면 일반적으로 15.4% 원천징수로 과세가 끝나지만, 이를 넘으면 다른 종합소득과 합산해 세금을 계산한다. 여러 해에 나눠 배당하면 소득이 한꺼번에 몰리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자기주식 거래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 회사가 대표의 주식을 사들이더라도 실제 매매인지, 소각을 위한 거래인지에 따라 양도소득 또는 배당소득으로 과세될 수 있다. 배당금을 직접 받지 않았지만 세법상 배당으로 간주하는 것이 ‘의제배당’이다.
올해 3월 시행된 개정 상법에 따라 회사가 취득한 자기주식은 원칙적으로 1년 안에 소각해야 한다. 기존에 직접 취득해 보유한 자기주식도 원칙적으로 2027년 9월 5일까지 소각하거나 법정 예외에 따른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세제개편안에는 2027년부터 비상장회사의 자기주식 취득 대금을 원칙적으로 의제배당으로 과세하는 내용도 담겼다. 개정 결과에 따라 기존 절세 방식의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다.
가지급금 5억원, 10년 지나도 원금은 그대로
더 큰 문제는 회사 돈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뒤 정리하지 않은 가지급금이다. 세법상 업무무관 가지급금은 회사가 대표 등 특수관계인에게 사업과 관계없이 빌려주거나 지급한 돈이다.
대표가 회사에서 5억원을 가져간 뒤 이자도 내지 않고 10년 동안 갚지 않았다고 가정해 보자. 회사가 실제 이자를 받지 않아도 세법상 일정한 이자를 받은 것으로 계산할 수 있다. 이를 ‘인정이자’라고 한다.
문 세무사가 연 4.6%의 당좌대출이자율을 적용한 결과, 가지급금 5억원의 인정이자는 연간 2300만원이다. 이를 회사의 과세소득과 대표의 상여소득에 반영하는 조건으로 계산하면 추가 세금은 연간 법인세 506만원, 대표 소득세 942만원 등 약 1448만원이다.
10년간 누적 세금은 약 1억4482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세금을 내더라도 가지급금 원금 5억원은 그대로 남는다.
회사에 차입금이 있다면 관련 지급이자 일부를 비용으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고, 회수하지 못한 가지급금은 세법상 대손금 처리도 제한된다.
회사를 청산하거나 세법상 특수관계가 끝날 때까지 가지급금을 회수하지 못하면 부담은 더 커진다. 정당한 사유 없이 남은 5억원이 대표의 상여로 처분되는 경우, 앞선 조건에서 추가 소득세는 약 2억1841만원으로 계산됐다. 대표직에서 물러나더라도 주주로 남아 있다면 특수관계가 계속될 수 있다.
해법은 소득 계획과 가지급금 상환 설계
잉여금 인출과 가지급금 정리는 함께 계획해야 한다. 결산 전에 회사의 법인세 구간과 대표의 소득세 구간을 살펴 급여·배당 비율을 조정하고, 퇴직금은 근속연수와 지급 규정을 고려해 준비하는 방식이다.
가지급금 역시 한꺼번에 갚을 자금을 마련하기보다 여러 해에 걸쳐 상환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급여나 배당을 한 해에 집중해 받으면 높은 누진세율이 적용될 수 있어서다.
대표 개인 자산을 회사에 매각해 가지급금을 갚을 수도 있지만 거래가격이 세법상 시가에 맞아야 한다. 부동산은 양도소득세와 취득세, 특허권 등 무형자산은 가치 평가와 권리 귀속 문제까지 따져야 한다.
문 세무사는 “회사 이익을 대표 개인에게 세금 없이 옮길 수 있는 만능 방법은 없다”며 “언제, 어떤 소득으로 얼마를 받을지 계획하고 가지급금 상환 일정까지 함께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LigaChem Bio Looks Beyond Late Entry, Targets Drug-Resistant Cancer Market Amid Biotech Rebound [...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오타니 초대형 홈런 맞고도 승리…밀워키, 다저스 4연승으로 꺾고 44년 만 WS 진출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삼전닉스 의존' 코스피 싸졌지만..." 큰손들이 짚은 반등 조건은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마켓인] OGQ, 94억 차등감자안 가결…잔여 채무 해결이 관건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49조원 팔린 비만약, 패치로도?…릴리 연구에 국내 기업 주목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