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잘나가던 참존의 추락…동원 품에서 스킨푸드처럼 부활할까
- 40년 화장품 기업, 지난해 매출 51.5% 급감
동원 인수 마무리 임박…새 성장동력 찾을까
이런 가운데 동원그룹이 참존 인수를 추진하면서 재기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참존이 보유한 브랜드와 연구개발(R&D) 역량, 생산시설을 활용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특히 스킨푸드처럼 주력 제품의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 3위까지 올랐던 참존…면세점 실패에 경영난 심화
참존은 약사 출신 김광석 회장이 1984년 설립한 기초화장품 전문기업이다. 1988년 클렌징 워터를 선보인 데 이어 1990년대에는 청개구리 광고와 대표 제품 ‘콘트롤크림’으로 인기를 끌며 국내 화장품업계 매출 3위까지 올랐다. 1994년 출시된 콘트롤크림은 2015년까지 누적 판매량 2000만개를 돌파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세계 100대 화장품 기업에도 이름을 올렸다.
성장세는 2000년대 들어 꺾이기 시작했다. 새로운 화장품 브랜드가 등장하고 유통채널이 다양해졌지만 참존은 기초화장품 중심의 사업 구조를 유지했다. 젊은 소비자층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고, 해외 사업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경영난을 가중한 것은 2015년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 실패였다. 참존은 당시 5년간 임차료로 2032억원을 제시해 사업권을 따냈지만 계약 보증금 277억원을 마련하지 못했다. 결국 사업권을 잃었고, 납부한 입찰보증금 약 102억원도 돌려받지 못했다. 이후 부동산 매각 등으로 자금 확보에 나섰지만 경영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실적 부진은 최근까지 이어졌다. 2024년 매출 373억원, 영업손실 147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매출은 181억원으로 51.5%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53억원으로 줄었지만 판매관리비를 301억원에서 121억원으로 대폭 줄인 영향이 컸다. 지난해 말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352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참존은 결국 2025년 11월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고, 12월 개시 결정을 받았다.
동원그룹 계열사 동원홈푸드는 참존 인수를 위한 조건부 인수예정자로 선정됐다. 동원그룹은 법원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이달 중, 늦어도 12월 초에는 거래가 종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 이후 활용 가능한 자산으로는 참존의 생산시설과 연구개발(R&D) 조직이 꼽힌다. 참존은 강원도 원주에 1991년 준공된 기초화장품 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향후 사업 방향으로는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사업 진출 가능성이 거론된다. 동원홈푸드가 식자재 유통과 단체급식, 조미식품 등 기업 간 거래(B2B)를 주력으로 해온 만큼 참존의 생산시설을 활용해 새로운 사업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나 판매 전략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거래가 종결된 이후 사업 계획을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근패드로 살아난 스킨푸드…참존 재기 가능성은
참존과 비슷한 위기를 겪었던 스킨푸드는 회생절차 이후 실적을 회복한 사례다. 2004년 출범한 스킨푸드는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라는 광고 문구와 식품 원료를 활용한 화장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후 경영난으로 회생절차에 들어갔고 2019년 사모펀드 운용사 파인트리파트너스에 인수됐다.
실적 회복을 이끈 것은 2020년 출시한 ‘캐롯 카로틴 카밍 워터 패드’였다. 일명 ‘당근패드’로 불리는 이 제품은 올해 3월 말 기준 누적 판매량 1200만개를 넘어섰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 연속 올리브영 어워즈 패드 부문 1위를 차지하며 대표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매출도 회복됐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스킨푸드 매출은 2022년 375억원에서 지난해 809억원으로 115.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9억원에서 99억원으로 두 배가량 늘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3.6% 증가했다.
지난해 9월에는 조선미녀 등 K-뷰티 브랜드를 보유한 구다이글로벌과 더함파트너스 컨소시엄이 스킨푸드를 약 1500억원에 인수했다. 스킨푸드는 연 매출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해외 판매망을 넓히고 있다. 올해 5월 기준 전 세계 약 6000개 매장에 입점했으며 일본에서는 돈키호테와 로프트 등 2500개 이상의 매장에 진출했다.
신제품 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강원도 평창 감자를 활용한 감자패드를 리뉴얼하고 진정 세럼을 출시했다. 당근과 감자 등 식품 원료를 활용하는 기존 브랜드 전략을 유지하면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참존 역시 오랜 업력과 제조시설을 보유하고 있지만 스킨푸드처럼 실적을 회복하려면 주력 제품의 경쟁력을 다시 확보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자체 생산시설을 활용한 화장품 ODM 사업도 선택지로 꼽힌다.
국내 화장품 ODM 시장은 코스맥스와 한국콜마가 주도하고 있다. 신생 인디 브랜드가 늘면서 중소형 ODM 업체에도 사업 기회가 생겼지만 연구개발 인력과 기술력 확보가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ODM사는 연구개발 인력이 핵심으로, 새로운 기술을 확보해야 고객사와의 가격 협상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초기에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ODM 시장은 양강 구도가 견고하지만 브랜드가 많아지면서 소형 ODM 업체에도 기회가 생긴 것은 맞다”며 “시장 성장세가 얼마나 이어지고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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