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마트 vs 다이소]①
초저가 생활용품점 ‘와우샵’ 육성 본격화
대형마트 성장 정체에 고객 발길 잡기 나서
새 옷 입은 정용진표 다이소
이마트는 이달 초저가 생활용품점 와우샵의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지난해 말 시범 운영을 시작한 지 약 10개월 만에 공식 사업으로 전환했다.
와우샵은 이마트가 운영하는 새로운 초저가 생활용품 브랜드다. 이마트의 또 다른 초저가 브랜드 5K 프라이스와 다른 점은 비식품 분야 상품이 주를 이룬다는 것이다.
이마트는 시범 운영 기간을 거친 와우샵에 새로운 옷을 입혔다. 품질 경쟁력 확보를 위해 새로 개발한 상품 포함 총 1만2000여종을 와우샵에 집중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에는 100% 해외 조달 방식으로 상품을 공급했지만, 이마트가 직접 상품 개발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취급 품목 수를 기존(1300여종) 대비 9배 이상 늘렸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다양한 상권에서 상품 구성과 매장 동선 등을 테스트하며 고객 반응과 운영 적합성을 분석했다”며 “시범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신규 상품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제품 가격은 기존 5000원 이하에서 1만원 이하로 확대됐다. 5000원 이하의 제품 공급을 중심으로 하면서 별도로 기획한 1만원 상품을 한정 판매해 초저가 시장 내에서 입지는 물론 매출도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29년간 5000원 이하의 가격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와 가장 큰 차별화 요소다.
와우샵에서 판매하는 1만원 상품은 ▲에어프라이어 ▲커피메이커 ▲1인용 전기요 ▲양문형 센서 휴지통 ▲기내용 캐리어 등 100여종이다. 이를 제외한 상품은 모두 5000원 이하로 구성된다. 와우샵의 전체 상품 가운데 60%를 2000원 이하로 구성해 구매 부담을 낮췄다고 이마트 측은 전했다.
이마트는 새로워진 와우샵을 소비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100평 규모의 단독 매장을 스타필드 마켓 월계점과 이마트 은평점에 각각 오픈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이마트 은평점 내 와우샵이다. 이마트는 지난 7월 다이소 임대 매장이 없는 은평점에서 와우샵 브랜드 최초의 단독 매장을 운영한 바 있다. 이후 2개월의 시범 운영 기간을 종료하고 약 한 달간 상품 재구성을 거쳐 재오픈했다.
일단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가오픈 기간인 지난 10월 21일 매장을 방문한 한 고객은 “다이소는 5000원 이하만 판매하는데, 여기는 1만원짜리도 판다고 해서 한번 와봤다”고 말했다.
다이소가 생각난다는 반응도 제법 있었다. 현장에 있던 방문객들은 “딱 다이소”라는 말을 많이 했다. 이 외에도 현장에서는 “재미있다” “1만원짜리 상품은 한개만 구매 가능해 아쉽다”고 했다.
이마트 어쩔 수 없는 선택
이마트가 와우샵이라는 초저가 편집샵을 새롭게 선보인 것은 기존 사업의 한계가 명확해졌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산업은 유통 소비 흐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면서 휘청이고 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1~2025년) 대형마트의 연평균 성장률은 마이너스 4.2%로 집계됐다. 해당 기간 대형마트는 오프라인 유통 채널 중 유일하게 역성장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온라인 유통 채널의 연평균 성장률은 10.1%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유통 산업 연평균 성장률(6.7%)보다 3.4%포인트(P) 높은 것이다.
올해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주요 유통업체 매출에서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8월 기준 9%까지 떨어졌다. 더 이상 대형마트는 유통 산업의 중심이 아니라는 얘기다.
대형마트의 현주소는 2위 사업자로 평가를 받던 홈플러스를 통해서도 체감할 수 있다. 이마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던 홈플러스는 최근 대규모 점포·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다. 현재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어 자금력을 갖춘 인수자가 나타나기만 바라는 처지다.
대형마트 업계는 산업 경쟁력 회복을 위해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특히 의무휴업 해제를 요청하고 있다. 다만 정부와 여당 그리고 청와대는 의무휴업 해제에 관심이 없는 모습이다. 올해 초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는 새벽배송 허용 수준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논의에 대한 합의만 이뤄졌다.
업계 관계자는 “의무휴업 해제가 아니면 대형마트 규제 완화는 의미가 없다”며 “대형마트가 새로운 사업 모델을 계속해서 만드는 것은 현재의 방식만으로 유통 시장 내 경쟁력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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