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개미들 실탄 바닥나나"…코스피 폭락에 예탁금 51조원 '증발'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88조6841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 6월 4일(139조6947억원)과 비교하면 약 51조원(36.5%) 감소한 규모다.
이는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 1월 13일(88조489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당시 코스피 지수는 4692.64였지만 지난 23일 종가는 5550.30으로, 800포인트 이상 높은 상황이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증권사 계좌에 맡긴 돈 가운데 아직 주식 매수 등에 사용하지 않은 대기자금이다. 주식을 매수하거나 계좌 밖으로 자금을 인출하면 줄어드는 만큼 감소분 전체를 증시 이탈 자금으로 볼 수는 없다.
특히 이달 들어 예탁금 감소 속도가 빨라졌다. 지난 12일 100조4389억원이었던 예탁금은 15일 96조9121억원으로 줄었고, 22일에는 88조원대까지 내려왔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빚투' 지표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3조원 이상 감소하면서 이달 중순 32조원대로 내려앉았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대규모 순매수를 이어갔다. 지난 6월 4일부터 이달 23일까지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4조1661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3조1456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합산 순매수액은 47조3117억원에 달한다.
개인의 매수세가 이어졌지만 신규 유입 자금이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면서 예탁금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코스피가 급락을 반복하는 상황에서 대기자금까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코스피는 이달 6일부터 15일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15일에는 하루 만에 7.57% 급락했다. 이후에도 3%대 등락을 거듭하다 지난 23일 5550선을 가까스로 지켰다.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예탁금 감소는 증시 수급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상반기에는 개인투자자들이 외국인 매도 물량을 받아냈지만 현재는 대기자금이 크게 줄어든 상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5조원,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조기 종료한 점도 부담이다. 주요 매수 주체가 사라진 가운데 신규 자금 유입마저 부진할 경우 외국인 매도에 따른 증시 하방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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