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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형 주택으로 임대사업 해볼까

초소형 주택으로 임대사업 해볼까

현대산업개발이 3월 9일 서울 서초동에서 실시한 강남역 2차 아이파크 오피스텔 99실 분양에 5109명이 몰렸다

전·월세 임대주택 부족으로 전용면적 33㎡(옛 10평) 이하 초소형 주거시설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초소형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은 분양마다 ‘대박’ 행진을 이어간다. 기존 주택 값도 많이 오르는 추세다.

현대산업개발이 3월 9일 서울 서초동에서 분양한 강남역2차아이파크 오피스텔은 99실(전용 25~29㎡) 분양에 5109명이나 몰렸다. 경쟁률은 평균 56.7대1로 지난해와 올해 분양된 아파트와 오피스텔 가운데 가장 높다. 시행사인 싸이칸홀딩스 김형술 차장은 “10

0% 계약했는데 대부분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노린 투자 수요”라고 말했다.

초소형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은 지난해 말부터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말 도시형 생활주택인 강동구 길동 현대웰하임(14~18㎡형 267가구)과 관악구 청룡동 한미파슨스 마에스트로(19㎡형 84가구)가 10대1의 높은 청약 경쟁률로 마감했다. 올 초에는 이대역 푸르지오시티 오피스텔이 평균 13.7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푸르지오시티는 362실 가운데 97%가 초소형인 27~29㎡형으로 이뤄졌다.

초소형 주택 값은 매매시장에서도 상승세다. 조인스랜드부동산에 따르면 올 들어 2월까지 서울 시내 30㎡형 미만 아파트의 평균 시세는 1.24% 올랐다. 지역적으로 한 달 사이 5% 가까이 오른 곳도 많다. 예컨대 강남구 대치동 주상복합아파트인 선릉역대우아이빌 25㎡형은 지난달 말 1억6500만원이었으나 현재 1억7250만원 수준이다. 오피스텔 상승폭은 더 크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 1~2월 30㎡형 미만 오피스텔은 서울 7.27%, 수도권 5.92% 급등했다.

초소형 주거시설이 요즘 특히 강세를 보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신혼부부, 대학생, 직장인, 노인 부부 등 1~2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어 임대 수요가 풍부한 데다 초기 투자액이 적고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기존 주택시장이 침체하면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든 대신 적은 비용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곳에 관심이 높아진 것이다.



1~2인 가구 늘면서 초소형 인기 상한가도시형 생활주택 전문기업인 야촌주택 장기주 이사는 “수요가 많은 20~29㎡ 원룸형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은 담보대출, 임대보증금 등을 활용하면 4000만~5000만원 정도만 있으면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1억원 정도만 있어도 2~3채를 살 수 있기 때문에 부담 없이 투자에 나서는 사람이 많다”고 덧붙였다.

임대사업자가 늘어난 건 정부가 2월 11일 발표한 전·월세 대책의 영향이 크다. 취·등록세, 재산세, 양도소득세 등 각종 세제 혜택을 받는 임대주택사업자 요건을 기존 ‘5가구 이상 10년 이상 임대’에서 ‘3가구 이상 5년 이상 임대’로 완화하면서다. 4000만원 정도에 살 수 있는 초소형 주택을 3가구 정도 사서 5년만 임대하면 세금을 내지 않기 때문에 임대사업자 신청을 하는 사람이 늘었다.

최근 서울 답십리동에 짓고 있는 도시형 생활주택 청계 지웰에스테이트의 3가구를 계약한 엄보용(41·가명)씨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1억2600만원을 투자해 가구당 1억3000만원짜리 19㎡형을 3채 계약했다. 주택담보대출을 60% 받고 임대보증금으로 잔금을 해결할 계획이다. 엄씨는 “세금 걱정이 없기 때문에 부담 없이 3채를 사서 임대사업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연간 9%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다. 엄씨의 계산은 이렇다. 1억3000만원짜리 주택을 사는데 대출은 가구당 7800만원(분양가의 60% 대출 가능)을 받는다. 주변 임대 수준을 고려할 때 나중에 받을 수 있는 임대보증금은 1000만원, 월세는 34만2500원 정도다. 그렇다면 그가 실제 부담해야 하는 돈은 금융이자(연 5% 적용해 대출 7800만원에 대한 연간 이자 429만원)를 고려할 경우 가구당 4629만원 수준이고, 연간 임대로 받는 돈은 411만원 정도다. 연간 수익률을 계산하면 8.9%가 나온다. <표 참조>



금리 인상 등 수익률 변수도 많아청계 신영지웰 이태훈 본부장은 “임대사업자 요건이 완화된 후 한 달 동안 80% 가까이 계약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중 80%가 투자수요며, 이 중 절반은 2~3가구씩 계약한 다주택 보유자”라고 설명했다. 나비에셋 곽창석 사장은 “초소형 주택의 임대수익률은 보통 8~9%면 괜찮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오피스텔도 도시형 생활주택과 셈법은 비슷하다. 다만 은행 대출 한도가 적고, 세금 등에서 불리해 수익률은 조금 떨어진다. 보통 연간 7~8% 수익률을 기준으로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는데 역시 인기를 끌면서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초소형 주거시설이 잇따라 성공을 거두자 대규모 분양을 준비하는 곳도 많다. 한화건설이 서울 문정동에서 분양할 오벨리스크 오피스텔은 1533실 가운데 95%가 전용 33㎡ 이하 초소형이다. 한미파슨스가 3월에 부천시 심곡동에 짓는 노마즈하우스(도시형 생활주택 149가구, 오피스텔 126실)도 모두 28㎡형 이하다.

초소형에 대한 투자 열기가 뜨겁지만 주의해야 할 점도 많다. 수익률이 불안한 경우가 많아서다. 임대사업을 하다 보면 계약을 갱신하면서 보통 한두 달 공실이 발생할 수 있고, 금리 인상 등 외부 변수에 따라 대출이자 부담이 예상보다 늘어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6~7%의 수익률이 예상되는 곳은 어느새 은행 이자율 수준인 5% 밑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시세상승도 중대형에 비해 크게 기대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초소형 주택은 대부분 개발이 완료된 도심에 짓게 마련이어서 땅값이 오를 만큼 오른 곳이 많아서다. 오피스텔의 경우 일반 주택에 비해 전용률(공용공간을 제외하고 실제 쓰는 공간 비율)이 낮고 세제 등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시세가 잘 오르지 않는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자칫 분위기에 휩쓸려 분양 받을 경우 나중에 후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 시세와 비교한 분양가 수준, 안정적인 임대수요 여부, 금리전망 등 다양한 측면을 비교하고 투자를 결정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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