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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하늘의 호텔`로 고공 비행

[Business] `하늘의 호텔`로 고공 비행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5월 24일(현지시간) 프랑스 툴루즈시 소재 에어버스 본사 항공기 인도 센터에서 ‘대한항공 A380 차세대 항공기 1호기 인도식’ 직후 A380 조종석에 앉았다.

대한항공이 5월 25일 ‘하늘의 호텔’로 불리는 A380 1호기를 인수했다. 2003년 구매 계약을 한 지 8년 만이다. 에어버스 A380은 현존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여객기다. 대한항공은 올해 5대를 포함해 2014년까지 모두 10대를 들여온다.

대한항공은 A380 도입으로 고공 비행의 발판을 마련했다. A380은 현재 5개 항공사만 갖고 있다. 2007년 10월 싱가포르항공이 처음 상업 운항을 시작한 후 에미레이트항공, 루프트한자, 콴타스항공, 에어프랑스가 운용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세계 여섯 번째 A380 보유 항공사가 됐다. A380은 5개 항공사가 46대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에어버스가 주문 받은 A380은 234대에 이른다.

A380이 차세대 항공기로 불리는 건 규모 때문만은 아니다. 기후변화와 소음, 대기오염 같은 환경문제를 최소화하면서 많은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다. 에어버스와 대한항공에 따르면 A380은 승객 한 명을 100㎞ 수송하는 데 3L 이하의 연료를 사용해 수송 인원 대비 연료 효율은 경차보다 높은 수준이다. 기존 항공기보다 20%나 낮은 연료 소모율로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20% 이상 적다. 서울과 로스앤젤레스를 왕복할 경우 기존 항공기보다 승객 한 명당 103㎏의 연료를 아끼고, 327㎏의 이산화탄소를 덜 배출한다. 각종 부품과 기체의 40% 정도를 최신 탄소섬유 강화 복합소재와 고급 금속으로 제작해 항공기 중량을 크게 줄인 효과다.

대한항공은 새로 들여온 A380의 전체 좌석 수를 줄이고 좌석 간 거리를 최대한 넓혔다. 일등석과 비즈니스석, 일반석을 각 12석, 94석, 301석으로 구성해 총 407석을 유지했다. 450~538석인 다른 5개 항공사보다 훨씬 적다. 좌석 간 거리도 비즈니스석이 74인치, 일반석이 34인치로 좌석 공간이 경쟁 항공사 중 가장 넓다.

편의시설도 눈길을 끈다. 대한항공은 1층 일등석과 2층 비즈니스석 앞 공간에 무인 바를 설치해 탑승객이 라운지에서 더욱 편하

게 여행을 즐기도록 했다. 2층 뒤쪽에는 승무원이 음료를 서비스하는 바도 운영한다. 1층 뒤쪽에는 기내 면세물품 전시공간을 운영해 탑승객이 직접 물품을 보고 살 수 있도록 했다.

A380 도입은 지금 시점에서 보면 당연한 선택이지만 도입 결정 당시에는 쉽지 않았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2003년 6월 파리에어쇼에서 에어버스와 A380 8대를 구매하는 양해각서를 맺은 데 이어 그해 10월 정식 구매계약서에 사인했다. 당시는 2001년 9·11 테러 여파로 세계 항공업계가 장기 침체에 빠진 데다 2003년 3월 이라크전에 따른 고유가로 항공사들이 긴축경영을 하던 때였다.

유나이티드항공을 비롯한 미국 항공사들이 파산 위기에 몰렸고 보잉과 에어버스 등 제작사도 주문량 급감으로 경영난에 빠졌다.

이런 상황에서 개발 중이던 A380을 한꺼번에 8대나 주문한 건 모험이었다. 결과는 좋았다. 항공기 가격이 쌀 때 친환경 최신 기종을 대거 도입한 결과가 됐기 때문이다. 2006년 이후 세계 항공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세계 각국 항공사는 A380의 경제성과 친환경성에 주목해 앞다퉈 주문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차세대 항공기의 경제성과 연료 효율성, 친환경성은 지속가능경영의 필수 요소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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