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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ck] 주가 당분간 게걸음 이어질 듯

[Stock] 주가 당분간 게걸음 이어질 듯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은 3차 양적완화를 시사해 관심을 모았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은 3차 양적완화를 시사해 관심을 모았다.

역시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미스터 헬리콥터’다. 많은 전문가가 3차 양적 완화에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지금껏 이뤄진 양적 완화에 대한 검증에서도 높은 점수를 주지 않았지만 선제적으로 3차 양적 완화라는 카드를 꺼냈다. 통화가치 안정이 존립 목적인 중앙은행의 수장으로서 하기 힘든 정책인데 말이다. 3차 양적 완화를 시사한 바로 다음 날 톤을 낮추기는 했지만 새로운 양적 완화가 정책의 한 방편으로 등장했다.

양적 완화 정책은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됐을까. 1차 양적 완화는 실물과 금융시장에 모두 긍정적 영향을 미쳤지만 2차 양적 완화는 금융시장을 움직인 반면 실물에는 별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평가다. 개별 지표를 보면 실업률은 1차 양적 완화를 통해 10.1%에서 9.1%까지 1%포인트 정도 나아졌다. 2차 양적 완화에서는 실업률과 고용률 모두 큰 변화가 없었다. 소비자물가는 2차 양적 완화가 시작된 지난해 10월 1.2%에서 올해 5월 3.4%까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양적 완화의 목적이 디플레이션 방지에 있었던 걸 감안하면 정책이 어느 정도 먹혔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생산과 관련 ISM제조업 지수가 지난 5월 큰 폭으로 떨어졌고, 주택시장 침체도 계속되는 등 2차 양적 완화의 효과로 내세울 만한 부분이 별로 없다.

금융시장 사정은 다르다. 지난해 여름 미국 주식시장은 더블 딥(이중 침체) 우려가 제기되면서 고점 이후 17% 가까이 하락했다. 하지만 8월 말 버냉키 의장이 2차 양적 완화 가능성을 밝히고 11월 12일 실제 국채 매입에 들어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 8월 말부터 올 2분기 말까지 나스닥 지수는 29%, S&P 500과 다우지수는 각각 25%, 23% 상승했다. 금리는 양적 완화가 언급되면서 하락했다가 실제 자금이 집행되면 안정되는 모습을 보여 시장이 양적 완화에서 올 수 있는 효과를 미리 반영했음을 알 수 있다.

3차 양적 완화가 시행될 경우 효과는 2차 양적 완화에 비춰 생각하면 된다. 실물 부문은 추가 악화를 막는 것 외에 별달리 기여하지 못하는 반면 주식시장에는 유동성 강화를 통해 상승을 촉발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4월 이후 국내외 경기지표가 둔화됨에도 주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은 건 유동성이 시장을 지배해서다. 만일 3차 양적 완화가 이뤄진다면 이런 기조가 더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 긍정적인 대목이다.



남유럽 위기는 반짝 악재 반복 유럽에서는 그리스에 이어 이탈리아가 시장에 등장했다. 왜 시장이 갑자기 이탈리아에 과격한 반응을 보였는지 알 수 없다. 추정하기로 7월 들어 이탈리아 채권 금리가 빠르게 상승한 부분에 투자자들이 눈을 뜬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탈리아의 상황이 좋지 않은 건 분명하다. 6월 말 현재 이탈리아의 장단기 국채 잔액은 1조5827억 유로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가운데 2220억 유로는 올해 연말까지 상환이 돌아오고, 앞으로 5년간 갚아야 할 만기 채무가 9000억 유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일 이탈리아에 문제가 생길 경우 구제금융으로 6000억 유로의 자금이 필요하다. 유럽재정안정기금이 쓸 수 있는 자금이 4400억 유로에 지나지 않으므로 이탈리아를 구제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질 수 있다.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분포도 좋지 않다.

일본은 이탈리아보다 국채 규모나 국민소득 대비 국채 비율이 높다. 그럼에도 이탈리아가 더욱 문제가 되는 건 국채의 95%를 국내 투자자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이탈리아 정부 부채의 약 47%를 해외에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취약한 재정 상태가 계속되면 해외 투자자가 이탈리아 국채 차환 발행에 응하지 않을 수 있다.

그래도 사고가 터지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해답이 간단하다. 이탈리아보다 훨씬 경제 규모가 작고 유럽연합의 변방인 그리스를 국제 사회가 필사적으로 살리려는 건 문제가 생겼을 때 올 수 있는 파장이 두렵기 때문이다. 그리스가 그 정도인데 이탈리아는 말할 것도 없다. 이탈리아에서 문제가 터지도록 방치한다는 건 유럽 경제를 포기하겠다는 의미가 된다. 선진국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다.

미국 금융위기가 한창일 때 보험회사 AIG를 살리기 위해 2500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했다. 시장이 생존 가능 기업을 선정해야 한다는 경제철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정책이었는데 사태가 더 악화돼 수습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는 게 두려웠기 때문이다. 이탈리아도 마찬가지다. 3년 전 미국이 금융위기를 겪었고 불과 몇 주 전 그리스 문제까지 터지면서 위기에 대한 민감도가 최고조에 도달해 여력이 닿는 한 선진국이 힘을 모아 문제 해결에 나설 게 틀림없다.



주가 끌어올리던 모멘텀 사라져유럽 재정위기는 잠복과 드러남의 연속이다. 부채가 너무 많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는 게 쉽지 않아 때때로 시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반면 국제 공조를 통해 필사적으로 막으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사태가 심각한 국면으로 굴러 떨어지지도 않는다. 이탈리아도 마찬가지다. 1년 반 전 그리스가 시작되고 걸어왔던 것과 같은 형태로 이제 가끔 시장에 등장하면서 투자자를 괴롭히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주식시장이 소강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6월 말 빠른 시간에 주가가 오를 때는 몇 가지 모멘텀이 있었다. 우선 기대했던 대로 국내외 경기둔화가 조기 종결되고 있다는 믿음이었다. 고용을 제외한 많은 지표가 호전되는 양상을 보였고 이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와 맞물려 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둘째는 수급이다. 한 달 동안 프로그램 매매가 8조원 이상 유입돼 수요 형성에 기여했다. 마지막이 이벤트가 끝났다는 안도감이다. 그리스 사태가 최악의 상황을 피해 갑작스러운 변화에서 오는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런 모멘텀이 시장에 대부분 반영됐다. 프로그램 매매가 더 이상 늘어날 수 없는 상태고, 경제지표는 하나하나가 주식시장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단계를 넘었다. 남은 과제는 실적이다. 2분기 어닝 시즌이 막 시작됐는데 당분간 주가는 그 결과에 좌우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미국의 실적은 양호하다. 16%가량 늘었을 것이란 기대에 부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은 미흡하다. 실적 전망을 낮추는 곳도 많다. 주식시장의 소강상태가 좀 더 이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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