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tate] 한옥, 몸값 오른 웰빙 주택으로 주목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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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Estate] 한옥, 몸값 오른 웰빙 주택으로 주목

[Real Estate] 한옥, 몸값 오른 웰빙 주택으로 주목

▎국내의 대표적 한옥 마을인 서울 북촌. 한옥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방문객뿐만 아니라 한옥을 구입하려는 수요자도 늘고 있다.

▎국내의 대표적 한옥 마을인 서울 북촌. 한옥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방문객뿐만 아니라 한옥을 구입하려는 수요자도 늘고 있다.

한옥(韓屋). 부동산 시장에서 보면 전원주택과 닮은꼴이다. 살고 싶은 생각은 굴뚝 같은데 막상 거주하려고 하면 뭔가 걸린다. ‘로망’과 ‘현실’의 괴리가 큰 부동산 상품의 하나다. 그런데 요즘 한옥이 달라지고 있다. 한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단순히 살고자 하는 생각만이 아니다. 한옥이 ‘돈’이 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 주거지로서 끌리는 한옥이 ‘투자성’과 ‘환금성’까지 갖춰가고 있는 것이다.

1970년대 이후 한옥이라는 주택 형태는 아파트에 밀려 빠르게 사라졌다. 국토해양부의 2008년 한옥 건축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아 있는 한옥은 전국적으로 5만5000채다. 전국 주택 수의 0.3%에 불과하다. 수도권이 2만2000가구이고 지방이 3만3000가구다. 전북과 서울이 각각 2만2000가구와 1만9000가구로 가장 많다. 전남 5000가구, 경북 3000가구 등의 순이다.

한옥은 서양식 주택 형태를 뜻하는 양옥에 대비되는 말이다. 법에는 ‘기둥 및 보가 목구조 방식이고 한식 지붕틀로 된 구조로서 한식기와, 볏짚, 목재, 흙 등 자연재료로 마감된 우리나라 전통양식이 반영된 건축물 및 그 부속건축물’을 말한다(건축법 시행령 2조 16호). 한옥의 가장 큰 특징은 난방을 위한 온돌과 냉방을 위한 마루가 균형 있게 결합된 구조를 갖추고 있는 점이다.



국회 의원동산에도 한옥 사랑재 등장한옥의 형태는 지방에 따라 다른데 북부지방은 춥고 눈이 많이 오는 날씨에 대비해 모든 가사일을 실내에서 할 수 있는 구조인 양통형 집으로 마루가 없고 방들이 서로 붙어 있다. 남부지방에선 더운 여름에 바람이 잘 통하도록 지어진 개방적 구조인 ‘―’자형으로 방·마루·부엌이 옆으로 나란히 붙어 있고 넓은 대청마루가 집의 중심에 있다. 창문과 방문이 많다. 중부지방은 보통 ‘ㄱ’자형으로 남부지방의 한옥에 비해 마루가 안방과 건넌방 사이에 좁게 있고 창문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한옥에 대한 관심은 지대하다. 오죽하면 국회에서도 한옥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을까. 국회는 지난 5월 의원동산에 외빈·국빈 방문 시 접견하고 오·만찬을 열 수 있는 한옥 ‘사랑재’를 지었다. 사랑재는 연건평 446㎡의 단층으로 대회실 1개와 접견실 1개 등을 갖췄다. 경복궁 경회루와 같은 건축양식에 따라 90년 이상 된 강원도 소나무로만 지어졌다고 한다.

기존 한옥을 수선하는 경우도 크게 늘고 있다. 서울시의 한옥 지원 실적을 보면 올 들어 1분기까지 지원된 보조금과 융자금이 16건에 6억여원이다. 지난해 32건 12억여원의 절반에 해당한다. 요즘 서울 북촌 등 한옥마을에는 한옥을 찾는 발길이 부쩍 늘었다.

북촌 한옥마을 방문객 수가 2006년 1만3900여 명에서 지난해 32만 명으로 20배 넘게 늘었다. 방문객뿐만 아니라 주택 수요자도 적지 않다. 수요가 늘면서 가격도 1년 새 10%가량 올라 3.3㎡당 2000만~5000만원까지 나간다. 대지 규모가 워낙 다양해 몇 억원에서 비싸게는 몇 십억원까지 한다.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한옥이 많지 않기 때문에 몇 건만 거래돼도 가격이 확 올라간다”고 말한다.

한옥에 대한 관심은 친환경·고품격 주택으로 한옥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어서다. 한옥의 주재료인 목재의 탄산가스 배출량이 아파트 등에 쓰이는 시멘트·철강과 비교하면 60~90% 수준으로 이산화탄소 저감효과가 크다. 나비에셋 곽창석 대표는 “목재와 흙 등으로 지어지는 한옥은 최고의 친환경 주택”이라며 “웰빙에 대한 욕구가 한옥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한옥 주택을 한옥마을로 지정해 수선하거나 보존하는 수준을 넘어 개발 사업이 활발하다. 수요자 입장에선 새로 개발되는 한옥이 더 나을 수도 있다. 기존 한옥은 편의시설과 구조 등에서 새로 짓는 것보다는 못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한옥 지원에서 나아가 은평뉴타운에 한옥마을을 조성키로 했다. 은평뉴타운 3-2지구 단독주택 부지 3만㎡에 100여 동의 한옥주택을 지어 한옥 부흥시대를 견인하고 역사문화 관광상품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아파트 지을 때도 한옥 컨셉트 도입한옥당 면적은 99~165㎡이고 높이는 1~2층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좁고 불편하다는 기존 한옥에 대한 통념을 깨고 미래형 도시생활한옥 모델로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올해 안에 현상공모를 통해 전체 계획안을 선정키로 했다. 서울시는 은평뉴타운 인근에 위치한 진관사·삼천사, 북한산 둘레길 등과 어우러져 한옥마을이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옥마을 건립 예정지에는 보호수로 지정된 200년산 느티나무들도 있다. 시는 한옥 조성 인센티브로 8000만원의 보조금과 2000만원의 융자금 등 총 1억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은평뉴타운 한옥 비용은 만만치 않을 것 같다. 한옥 공사비는 3.3㎡당 1500만원 정도다. 아파트 공사비의 2배가 넘는다. 한옥은 인건비가 많이 들고 목재 등 자재비용이 비싸기 때문이다. 은평뉴타운 264㎡ 부지에 연면적 211㎡의 한옥을 지으려면 공사비만 12억원가량 든다. 여기다 땅값(3.3㎡당 700만원대) 6억원가량을 합치면 총 18억원 정도 소요된다. 서울 강남권의 중대형 아파트 가격이다.

재개발 구역에서도 한옥이 나온다. 서울 성북구 성북2 재개발구역은 7만5000㎡ 부지에 저층 공동주택 410가구와 한옥 50여 가구를 짓기로 했다. 이 구역은 문화재 주변 지역이라는 이유로 93%의 노후에도 도시자연경관과 역사문화경관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그동안 개발이 제한돼 왔다. 한옥이 들어서면 서울 성곽과 만해 한용운 선생이 거주했던 심우장이 인접해 있어 앞으로 역사문화 마을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이 일대는 북한산 도시자연공원과 인접해 자연녹지가 풍부하고 인근에 지하철 4호선 한성대역 등이 있어 교통도 괜찮은 편이다.

한옥 바람은 아파트에도 불고 있다. 아파트를 지을 때 한옥 컨셉트를 도입하는 것이다. 피데스개발은 우미건설과 공동으로 8월 말께 분양예정인 전남 목포시 옥암지구의 우미 파렌하이트 아파트에 한옥 평면을 도입한다. 이 단지는 전용면적 84~127㎡형 548가구다. 일부 주택형에 사랑채·툇마루 등 한옥 평면을 적용하는 것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경기도 하남시 감일지구에 한옥의 특성을 살린 새로운 평면을 적용하기로 했다. ‘사랑방형’은 손님을 맞이하고 휴식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전통공간을 확보한 평면이다. ‘한실형’은 거실과 주침실 사이에 안방공간을 마련해 낮에는 거실의 연장으로, 밤에는 주침실의 일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안마당형’은 아파트 실내에 마당의 개념을 도입해 실내 조경이나 가사공간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다실형’은 여닫이 문을 설치해 가족 간의 대화나 행사 때 공간을 분리 또는 통합할 수 있도록 했다. 피데스개발 김승배 사장은 “아직은 한옥을 직접 짓는 비용부담이 적지 않다”며 “한옥 평면이 도입된 아파트를 통해 기존의 답답한 아파트 생활을 다소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아직은 한옥 물량이 많지 않고 다소 고가여서 환금성 등에 제약이 있지만 앞으로 한옥이 더욱 대중화되고 확산되면 투자가치도 따라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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