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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nology] 인공눈 - 평창 올림픽 성패 가를 구름씨앗 개발 중

[Technology] 인공눈 - 평창 올림픽 성패 가를 구름씨앗 개발 중

2018년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린다. 지구 온난화에 따라 평창 대관령면의 기온은 지난 10년간 0.6도 상승했고 눈의 양도 10.8㎝ 가량 감소했다. 만약 올림픽 준비는 잘 해 놓았는데 올림픽 기간 중 눈이 내리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을 대비해 올림픽 기간 동안 기상을 인공으로 조절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른바 기상조절 기술이다. 맑은 날씨를 보장하면서 인공눈을 내리게 하는 것이 목표다. 성공적인 대회 진행을 위해서는 지금부터 기상조절 능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평창의 기상조절 방안은 먼저 구름이 경기장으로 들어오기 전에 씨를 뿌려서 눈이나 비를 미리 떨어뜨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하늘에서는 비행기가 구름에 씨를 뿌리고 땅에서는 연소탄이 씨를 쏘아 올린다. 구름을 만나면 비행기 날개의 연소통에서 불꽃과 함께 흰 연기가 뿜어져 나온다. 흰 연기의 주성분은 ‘요오드화은(AgI)’이다. 요오드화은은 구름 속 얼음알갱이와 뭉쳐 눈으로 자라는 눈송이의 씨앗이 된다.

자연적인 눈은 0℃ 이하에서 수증기가 응결돼 생기는 결정이 모여서 만든 집합체다. 수증기가 모여 이루어진 구름입자는 지름이 0.01㎜ 정도로 매우 작아 공기 중에 떠 있을 수 있다. 이 구름입자가 100만 개쯤 모여 1㎜ 크기로 자라야 빗방울이 된다. 이때 기온이 0℃ 이하이면 얼어서 눈 결정이 된다.



자연눈이 내리는 원리 이용구름입자가 빗방울이나 눈 결정으로 자라려면 구름입자를 모아 주는 힘이 필요하다. 그 역할을 하는 것이 먼지·연기·배기가스와 같은 작은 입자로, ‘빙정핵’ 즉 얼음핵이다. 구름 속의 차가운 수증기가 먼지 같은 입자와 충돌해 얼음핵(응결핵)을 만든다. 하지만 얼음핵이 없으면 수증기는 온도가 영하로 떨어지더라도 얼지 않는 ‘과냉각’ 상태가 된다. 이 얼음핵에 계속 주위의 수증기가 달라붙어 무거워지면 아래로 떨어지는데, 지표 부근에서 녹으면 비가 되고 기온이 낮아서 녹지 않고 그대로 떨어지면 눈이 된다. 눈 결정 안에는 보통 100경(10억×10억)개의 물 분자가 들어 있다.

인공눈의 원리는 이런 자연적 눈의 원리를 이용한다. 즉, 구름은 있지만 빗방울을 만드는 응결핵이 형성되지 않아 구름입자가 눈의 결정으로 자라지 못할 때, 인공 ‘구름씨(cloud seed)’를 뿌려 구름 속에 있는 미세한 수증기를 모아 물방울로 응결시켜 인위적으로 눈을 내리게 하는 것이다. 공중에 뿌려진 요오드화은이 응결핵 구실을 한다.

이때 구름의 온도에 따라 사용되는 구름씨도 달라진다. 1000m 이상의 높은 구름은 꼭대기 부분의 구름입자가 얼음 상태로 존재한다. 이런 구름에는 요오드화은과 드라이아이스가 사용된다. 요오드화은은 친수성이라 얼음을 쉽게 끌어들이기 때문이고, 드라이아이스는 영하 10℃의 구름에서 주변의 구름입자를 얼려 자신에게 붙이는 방식으로 덩치를 키운다.

낮은 구름에는 흡습성 물질이 주로 사용된다. 낮은 구름은 따뜻해서 꼭대기의 구름입자도 얼어 있지 않다. 이때는 염화나트륨(NaCl), 염화칼륨(NaK), 요소(CO(NH2)2) 같은 흡습성 물질을 사용한다. 이들을 뿌리면 주변의 구름입자를 빨아들여 커지기 시작하고, 한번 커지기 시작한 얼음핵은 비탈길에 굴리는 눈덩이처럼 순식간에 불어 눈이 된다.

눈을 만드는 실험은 지상에서도 진행된다. 해발 830m의 대관령에서 직접 연소탄을 터뜨려 낮은 구름에 구름씨를 뿌리는 것이다. 이럴 경우 동계올림픽 개최 예정지인 평창에도 적설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상청이 실시한 인공눈 실험에서 최고 1㎝ 정도의 눈이 증설하는 효과를 나타났다. 인공증설의 성공률은 평창 동계올림픽에 맞춰 더 높일 계획이다.

문제는 인공눈을 마음대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영하 3도, 습도 50~60% 수준의 기상 조건이 전제돼야 한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전자기장을 이용해 구름을 만들어 비나 눈을 내리게 하는 기술도 함께 개발 중이다. 대기에 떠 있는 수많은 입자를 전기장으로 교란시켜 수증기를 끌어 모으는 방법으로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비나 눈을 내리게 한다.

만일 평창 동계올림픽 때 비가 오는 상황이 일어나면 경기를 완전히 망칠 수 있다. 이를 염두에 두고 동계올림픽 이전에 비를 미리 내리게 하는 기술도 현재 연구 중이다. 국내 기상조절 수준은 아직 걸음마 상태다. 따라서 기상조절용 전용기 도입과 전문 인력 확충이 시급한 상태다.

국립기상연구소의 기상조절 기술이 평창에서 실용화된다면 자연의 힘을 이용하여 수자원을 확보하는 국가기술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인공증설 기술을 꾸준히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게 되면 물 부족 문제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를테면 강원 태백 지역처럼 매년 고질적으로 가뭄을 겪는 지역에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기상조절을 실험하는 나라는 총 37개국이다. 인공강우 기술이 가장 앞선 나라는 미국.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네바다·유타·애리조나 주 등에서 심심찮게 인위적으로 비나 눈을 뿌려대고 있다.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주의 경계에 있는 타호호에서는 인공강우로 매년 4500만 톤 정도의 물을 확보한다. 보통 인구 10만 명 거주 도시에서 필요로 하는 물이 하루 4만 톤 정도임을 감안하면 인공강우로 얻는 물의 양은 막대하다.



국내 기상조절 수준은 걸음마 단계서울과 비슷한 넓이(약 500㎢)에 연평균 강수량이 1000㎜인 지역에 인공눈을 뿌려 연 강수량을 200㎜ 정도 더할 경우 늘어나는 수자원의 양은 약 1억 톤. 이는 7만 명의 인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이다. ‘강수의 경제적 가치 평가 워크숍’에서는 ‘우리나라의 강수량 1㎜가 늘어나면 최소 20억 원에서 최대 2000억 원의 경제적 이득이 생긴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20억 원은 발전비용으로 환산했을 경우이고, 2000억 원은 같은 양의 바닷물을 민물로 만들 때 발생하는 비용이다.

물론 기후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일은 장기적으로 더 큰 재앙을 몰고 올 수 있다며 기술도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는 법. 인공눈 기술을 잘 살려 경제적으로도 가치 있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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