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tate] 총선 이후 부동산시장 - 활성화 기대감에 가격 하락세는 주춤…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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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Estate] 총선 이후 부동산시장 - 활성화 기대감에 가격 하락세는 주춤…

[Real Estate] 총선 이후 부동산시장 - 활성화 기대감에 가격 하락세는 주춤…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부동산은 이슈가 아니었다. 과거 선거에서는 ‘개발’과 관련된 공약이 많았지만 이번엔 서민들의 ‘주거복지’가 핵심이었다. 부동산 공약으로만 보면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큰 차이가 없었다. 임대주택 공급 확대, 전월세상한제 도입, 전월세 자금 지원 같은 서민 주거 지원과 관련된 공약이 대부분이었다. 부동산업계는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가뜩이나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면 주택수요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고, 전월세 인상 상한선을 정하는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하면 임대사업자의 수익률은 떨어지게 마련이어서다.

선거 결과는 새누리당의 승리였다. 예상보다 많은 과반수 의석을 확보해 원내 1당을 유지했다. 선거 결과를 놓고 다양한 분석이 쏟아졌다. 그중 눈길을 끄는 건 부동산 민심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여당과 야당이 부동산 공약에서 큰 차이를 보이진 않았는데도 부동산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줬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전문가들은 시장 침체 속에서도 부동산값이 오른 지역은 대부분 새누리당이 압승을 거둔 사실을 주목한다. 집값이 많이 오른 곳일수록 현 정권에 만족도가 높다고 해석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곳이 강원도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강원도 주택값은 최근 1년간(2011년 3월~2012년 3월) 14.4% 올라 전국에서 상승폭이 가장 크다. 그래서인지 이번 총선에서 강원도 국회의원은 9석 모두 새누리당이 싹쓸이 했다. 이 지역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3석, 통합민주당 2석, 무소속 3석 등 여야간 고른 분포를 보였다.

수도권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전체 48개 선거구 가운데 야당이 32석을 차지해 여당이 패배했다고 평가 받지만 집값이 오른 곳은 대부분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됐다. 예컨대 최근 1년간 수도권은 평균 0.6% 떨어졌지만 나홀로 6.5% 올라 수도권에서 가장 많이 오른 평택시의 국회의원 3명은 모두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됐다. 서울에서도 강남구, 송파구 등 아파트값 상위 5개 지역의 의석은 새누리당이 모두 차지했다. 부동산114 김은진 책임연구원은 “수도권과 충청, 강원 등 여야 접전지역에서 집값 상승에 따른 자산소득 증가가 정당 선호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값 오른 지역에서 여당 후보 승리?여당와 야당의 부동산 공약은 비슷하지만 그래도 여당을 지지하는 게 부동산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총선 결과에 반영됐다는 주장도 있다. 야당이 다수당이 되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폐지,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 각종 규제완화 법안 처리가 무산되고 종합부동산세를 비롯한 세금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다는 것이다. 신한은행 고준석 청담역지점장은 “강남에서 새누리당이 압승한 것은 부동산 시장을 더 위축시켜선 안 된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총선 이후 부동산은 다시 이슈로 떠올랐다. 거래량이 급감하는 등 주택시장 침체가 심각하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거래활성화 대책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자신감을 찾은 새누리당이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완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 폐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리모델링 수직 증축 허용,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그동안 추진했다가 여야 대립으로 지지부진했던 규제완화 대책을 다시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실제로 새누리당이 총선 직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를 추진하고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투기지역 해제 등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새누리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총선 직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를 염두에 두고 부동산 활성화 법을 처리해야 한다”고 했고, 기획재정부 박재완 장관은 며칠 뒤 한 조찬강연에서 “부동산 활성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규제완화를 위한 당정 협의가 진행되고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강남 투기지역 해제는 기획재정부가 결정하면 바로 시행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서울 강남이 투기지역에서 해제되면 DTI 적용이 40%에서 50%로 높아지므로 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예상한다. 부동산부테크연구소 김부성 소장은 “강남 부동산 시장은 전체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며 “강남이 회복되면 심리적으로 얼어붙은 다른 부동산 시장도 온기가 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바로 집값에 반영됐다. 올 들어 멈출 줄 모르고 계속됐던 강남 지역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투기지역 해제 얘기가 나온 뒤로 잠잠해 졌다. 일부 집주인은 집값을 평균 2000만~3000만원 가량 올리기도 했다.

예를 들어 잠실주공5단지 공급면적 110㎡형은 총선 직전 9억3000만원이었으나 현재 9억5000만~9억6000만원으로 호가(부르는 값)가 올랐다. 116㎡형도 단번에 2000만~3000만원 올라 10억원 이상으로 시세가 형성됐다. 지난해 말 5억9000만~6억1000만원이었던 개포주공4단지 36㎡형은 올 들어 1억원 가량 빠졌지만 일단 하락세는 멈춰 5억1000만~5억3000만원에 나와 있다. 개포동 동명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활성화 대책이 발표되지 않는 한 거래가 활발해지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투기지역 해제 기대감에 가격 하락세는 멈춘 상태로 ‘무조건 팔아 달라’던 집주인들이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으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적극적인 규제완화 정책을 펼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만만치 않다. 무리한 규제완화가 연말 대통령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민정당 이미지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DTI 완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은 부자를 위한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부자감세’ 논란은 한 순간에 당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을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규제완화 정책을 펴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조건 팔아 달라→조금 지켜보자따라서 향후 규제완화 방향은 전면적인 것보다는 차별적이고, 적극적인 것보다는 소극적인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예컨대 전면적인 DTI 완화보다는 지역별로 차등화 한 DTI와 담보인정비율(LTV)를 적용하고, 임대사업자에 대한 비과세 요건을 추가로 완화하는 등 무리 없는 차원의 지원 방안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우리투자증권 양해근 부동산팀장은 “주택시장 침체가 워낙 심각하기 때문에 규제완화 방안을 내놓긴 하겠지만 ‘쎈 것’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지금처럼 세입자 지원 등 서민주거 안정을 강조하면서 간접적인 규제완화 카드를 쓸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선거기간 동안 여당과 야당이 내건 부동산 공약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여야 모두 부동산 공약을 서민주거복지에 초점을 맞춰 큰 이견이 없기 때문이다. 당장 전월세상한제 도입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야 모두 도입하겠다고 공약을 했고 연말 대선을 대비한 서민 표심을 잡기 위해 입법 경쟁이 예상된다. 국토해양부가 반시장적 정책이라고 반대하고 있지만 국회가 입법을 추진하면 막을 방법은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여야 모두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하자고 하지만 세부적으로는 조금 다르다. 새누리당은 전셋값 폭등 위험이 큰 지역을 대상으로 전셋값 상한선을 제한하자고 하고 있고, 민주통합당은 전국을 대상으로 전면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월세 인상률 범위도 5%로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민주통합당은 세입자에게 1회에 한해 계약 연장을 청구할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도 도입하겠다고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만약 관련법이 통과되면 실제로 시행되기 직전까지 전셋값이 폭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한다. 제도를 도입한 후 당분간 전셋값을 올리지 못하기 때문에 미리 전세금을 올리는 집주인이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계약갱신청구권까지 도입되면 상승폭은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4년간 전·월세 가격을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총선·대선에도 침체 이어질 수도실제로 비슷한 경험을 했다. 1989년 주택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되면서 의무 전세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하자 전셋값이 급등했다. 1989년에만 전국 전셋값이 17.5%나 뛰었고, 다음 해에도 16.8% 상승했다. 2년간 전세 보증금을 올리지 못하게 된 집주인이 향후 인플레이션 등을 반영해 한꺼번에 올렸기 때문이다. 전·월세상한제 도입을 찬성하는 입장에서도 이 점은 인정한다.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 생각이 다르다. 길게 보면 결국 시행하지 않을 때보다 상승폭은 매년 낮아질 것이므로 서민들의 주거는 더 안정된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1989년 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된 이후 2년간은 전셋값이 폭등했지만 1991년부터 1998년 외환위기 직전까지 전셋값은 안정됐다.

새누리당이 추진하는 대로 전·월세 가격이 급등하는 지역에만 부분적으로 전·월세 가격을 규제하면 어떻게 될까. 상한제를 적용하는 지역에서는 기존 임차인이 계속 거주를 희망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신규 임차인이 들어오긴 더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다. 이렇게 되면 전세 수요가 전·월세상한제 적용 지역 주변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상한제 적용지역 주변의 전·월세 가격이 뛸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남수 팀장은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하면 임대사업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민간 임대주택 공급은 줄어들 수도 있다”며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 오피스텔 등 다른 상품 공급만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입자 불안은 계속되고 서민 주거환경은 더 열악해 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전월세상한제 도입 공약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여당과 야당이 이 공약을 내놓았던 지난해 말만 해도 전월세 가격 급등이 사회문제가 될 정도로 심각했지만 지금은 많은 지역에서 전셋값이 하락하는 등 진정된 상태다. 물론 매년 봄 가을 이사철 주기적으로 전셋값 급등이 반복하기 때문에 언제고 제도 도입 요구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4년마다 실시하는 국회의원 선거와 5년마다 있는 대통령 선거와 부동산 시장의 상관관계는 크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한국부동산연구원에 따르면 1987년 이후 치러진 6번의 총선과 5번의 대선 해의 연평균 집값 상승률은 3.98%로 선거기간이 아닌 해(5.38%)보다 낮다. 지가 상승률도 선거해 평균은 5.56%, 평상시 5.61%로 비슷하다. 각종 부동산 부양 공약을 내놓으며 선거가 치러졌지만 당장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던 것이다.

새누리당은 현재와 같이 부동산 가격 안정에 집중하면서 시장 침체가 더 깊어지지 않도록 하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에선 박원순 시장 취임 후 본격화하고 있는 재개발 재건축 사업 축소, 뉴타운 재검토 움직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주택산업연구원 김덕례 연구위원은 “서울에선 박원순 시장 당선에 이어 야당이 압승했기 때문에 재건축·재개발 사업 규제에 더 탄력이 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주택협회 김동수 정책실장은 “총선과 대선 때문에 주택 수요가 살아날 이유는 전혀 없다”며 “당분간 침체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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