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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셋값 2년 전보다 평균 4357만원 올라

서울 전셋값 2년 전보다 평균 4357만원 올라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대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 전셋값이 꿈틀대기 시작하면서다. 정부는 전세대란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분위기다. 정부는 2년 전 서울 강남권에서 시작된 전세금 급등이 전국으로 퍼질 조짐을 보일때도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고 했었다. 물론 대다수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에는 예년과 같은 전세난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전셋값이 떨어지지 않는 게 문제다. 전세난이 재연되는게 아니라 진행 중이라는 얘기다.

올 상반기 내내 전셋값은 안정됐다. 전문가들 전망과는 달랐다. 지난해 한국토지주택공사 부설 토지주택연구원이 부동산 시장종사자 69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56%는 올 상반기 전세가격이 2011년 하반기보다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하락할 것이라는 답변은 7.2%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주변 전·월세값 인상에 따른 풍선효과, 주택가격 하락에 의한 전세

수요 증가,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 재개발·재건축 이주 수요 등을 전셋값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

상황은 달랐다. 올 상반기 전세 가격은 전국 평균 2% 정도 오르는 데 그쳤다. 특히 3~4월 봄 이사철이 끝난 이후는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다. 전세 품귀 현상도 어느 정도해소됐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 7월 전국전·월세 거래량은 10만2400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3% 증가했다. 수도권 10.7%, 지방은 9.5% 늘었다. 7월 전국 전세가격은 평균0.1% 상승해, 지난해 같은 기간 0.8%보다 안

정된 모습이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주택 준공(입주) 물량이 증가해 전·월세 거래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실제로 1~7월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늘어난 28만 가구였다. 특히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 같은 아파트 외 주택 공급이 늘어난 게 전세시장 안정에 한 몫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반기엔 전셋값 안정8월 전세가격은 소폭 올랐다. KB국민은행,부동산114에 따르면 8월 한 달 동안 서울 전세금은 0.05% 올랐다. 8월 셋째 주는 서울

강남북 모두 0.1% 정도 올랐다. 24주 만에 반등이다. 9~10월 이사철, 결혼시즌, 초중고 개학에 앞서 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소폭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이런 흐름이 계속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올 가을은이라고 전망했다. 대체주택 공급이 꾸준했고, 경기 침체로 재계약이 이어지고 있어 과거와 같은 계절적인 쏠림 현상은 줄어들 것이라는 게 이유다.

전셋값 상승의 한 요인인 학군 수요가 사라진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경기 침체와 대체학군성장으로 학군 밀집지역으로 전셋집을 옮기는 수요가 크게 줄었다”며 “가을 이사철을 앞둔 상황에서 학군 수요 이동에 따른 부담이 주변 지역으로 확산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건설산업연구원은 ‘2012 하반기 주택경기 전망’에서 “전세시장은 아파트외 주택을 중심으로 준공 물량이 증가하면서 전세가격 안정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전셋값은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상태다. 올 7월 전세 가격을 2년 전과 비교하면, 전국 평균 18.7%가 올랐다. 서울은 15.2%, 경기는 18.5% 올랐다. 수도권뿐 아니다. 광주는 25.8%, 충북은 26.5%, 부산과 울산은 각각 24.6%, 24.4% 올랐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올 가을 전세 세입자가 재계약을 하려면 2년 전에 비해 전국 평균 2864만원이 더 필요하다. 수도권

은 2년 전 평균 전세금 1억5707만원에 3200만원을 더 얹어 줘야 재계약을 할 수 있다.

2년 전 평균 전셋값이 2억2234만원이었던 서울은 올 8월 셋째 주 현재 2억6591만원으로 4357만원이 올랐다. 수도권뿐 아니다. 부산은 3210만원, 대구는 2844만원이 더 올랐다. 충청권은 2230만~2600만원, 경상권은 전세 재계약을 위해서는 1400만~2900만원이 더 필요하다. 부동산써브 박정욱 선임연구원은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이 임박함에 따라 전세 재계약을 앞둔 세입자들의 추가전세금 마련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여 서민주거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담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8월 2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5월 말 현재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22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10.2% 증가했다. 특히 1~5월 전세자금 대출 증가액은 2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다. 요즘 은행권의 전세자금 대출금리는 6% 안팎이다. 전세가격지수도 최고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1년 6월 중형 아파트 가격을 100으로 봤을 때, 2010년 7월 전세가격 지수는 87.5에서 올 7월은 108.4로 올랐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급등도 없겠지만, 그렇다고 전셋값이 하락할 것으로도 보지 않는다. 집값 거래가 최악의 상황인데다, 전세 수요가 대거 매매로 전환될 가능성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집값은 떨어지고, 전셋값은 떨어지지 않으면서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서울·수도권 전세 가격 비중은 올 상반기 기준으로 50.8%까지 높아졌다.2008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4%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높아진 전셋값 비중이 매매 거래로 전환되고 이어 전세 가격을 안정시키는 효과는 아직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부동산114에 따르면 전세 비중이 60% 이상인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올랐지만, 그 미만 아파트값은 하락했다. 전셋값 비중이 80%이상인 아파트는 최근 1년간 매매가격이 3.62% 올랐는데, 30% 미만인 중소형 위주의 아파트는 같은 기간 5.42% 내렸다. 주택경기가 악화되면서 초기 투자 부담이 크지않은 소형 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실수요자가 몰린 것이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수요가 움직이는 이사철 성수기를 중심으로 전세 비중이 큰 저가 주택의 전환 거래는 다시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고가 주택이나 중대형 아파트로의 매매전환확산으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세자금 대출 급증일각에서는 송파, 서초, 서대문, 마포 등 재건축·재개발 지역 이주가 늘고,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오르지 않은 서울 외곽지역 가격이 상승하는 ‘국지성 급등’이 다른 지역으로 퍼지는 풍선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하지 낳는다. 또한 2010~2011년과 마찬가지로 세입자가 주택규모를 줄이면서 소형 아파트 전셋값이 오르고, 집주인이 월세나 보증부 월세 등으로 임대료를 전환하는 상황도 예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올 하반기와 내년에는 아파트 외에도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같은 아파트 외 물량이 충분해 전세시장이 크게 출렁거리지는 않을 거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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