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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S TERRORISTS - 그들은 왜 테러리스트가 되나

FEATURES TERRORISTS - 그들은 왜 테러리스트가 되나

오도된 이타심, 자기 방어심, 자신의 폭력이 신의 지시라는 믿음이 폭력으로 이끈다
‘신발 폭탄테러범’ 리처드 리드(왼쪽).월스트리트저널 기자를 납치해 처형한 아메드 오마르 사이드 셰이크(오른쪽).



9·11 테러범부터 차르나예프 형제까지 그들Why would these men aim for such destruction? 대체 왜? 이들은 왜 사람들을 죽이려 했을까? 왜 그런 폭력과 파괴를 목적으로 삼았을까?

우리는 급진화에 이르는 단 하나의 길은 없다는 사실을 안다. 총기를 난사하거나 자폭하는 이유는 너무도 개인적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불만이나 좌절, 독실한 신앙이나 사회경제적 변혁을 추구하려는 욕구, 또는 신념이나 혁명에 헌신하겠다는 정신 등 다양한 원인에서 비롯된다.

이처럼 테러리스트를 규정할 만한 보편적인 성격이 없고 널리 적용될 수 있는 단일 프로필이 만들어진 적도 없다. 하지만 몇 가지는 잘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말해 테러리스트는 오도된 이타심이나 자기 방어심, 또는 신앙이 깊다면 종교에 헌신하고 자신이 저지르는 폭력이 신학적으로 정당할 뿐 아니라 신의 지시라는 믿음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다.

모든 테러리스트는 근본적으로 자신을 이타주의자로 생각한다. 실제든 상상이든 자신과 조직이 대표한다고 생각하는 더 넓은 사회에 더 큰 선을 가져다 주기 위한 ‘선의’의 명분을 실천한다고 확고히 믿는다. 일반인들을 테러레스트 집단으로 끌어들이는 매력이 바로 그런 독선적인 믿음과 희생 정신이다. 그런 믿음이 자신이 저지르는 폭력 행위를 정당화해 주고, 집단으로서의 존재 의미와 힘을 제공한다.

테러리스트는 거의 언제나 자신을 ‘어쩔 수 없이 분연히 나서는 전사’로 생각한다. 끝까지 자신이 방어하는 쪽이라고 믿고, 자신과 집단을 보호하기 위해 무기를 들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다른 대안이 없는 필사적인 상황에서 억압하는 국가, 박해하는 상대편 민족주의 집단, 또는 자신을 무시하는 국제 질서를 상대로 폭력행위를 저지른다고 스스로 최면을 건다.

이란 혁명 기념일에 연설하는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아야톨과 호메이니의 대형 초상화가 걸려 있다.
사실 종교는 추가적인 정당화 수단일 뿐이다. 특히 자살테러의 경우가 그렇다. 특정사건을 자신들이 감행했다고 발표하는 집단이나 테러리스트의 연고지에 있는 지역사회는 신학적으로 테러를 정당화한다. 무슬림의 경우 코란은 자살과 타당한 이유 없는 폭력을 금한다.

그러나 급진적 이슬람 성직자와 파트와(이슬람 칙령)는 방어 능력이 없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무슬림 땅에 대한 침략 행위에 저항한다는 명분으로 폭력을 정당화한다. 그런 주장을 한 대표적인 인물 중 하나가 이란 혁명 지도자 아야톨라 호메이니였다.

그는 “이슬람을 보호하고 강화하기 위해 목숨과 재산을 희생하라는 명령보다 무슬림이 더 중시해야 할 명령은 없다”고 선언했다. 그에 따라 급진적 이슬람 테러리스트 운동이 일어나면서 테러리스트를 모집하고 신학적으로 폭력적 행위를 지지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개개인은 다른 식으로 폭력 행위에 이끌리기도 한다. 근년 들어 미국에서 테러리즘으로 빠져든 사람들을 보라.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카리브해 등 출신지가 매우 다양하다. 차르나예프 형제는 러시아와 체첸 사이에 벌어진 수세기에 걸친 분쟁의 산물일지 모른다. 평생 독실한 무슬림 테러리스트도 있지만 최근 이슬람으로 개종한 테러리스트도 있다.

필라델피아 서부 출신의 가정주부가 그 예다. 그녀는 키가 작고 금발이며 푸른 눈을 가졌기 때문에 전형적인 테러리스트와 너무도 달라 일반화할 수 있는 프로필 작성이 거의 불가능했다.

인터넷을 통해 사상이 급진화한 그녀는 자신의 그런 ‘장점’을 이용해 발각되지 않고 예언자 마호메트를 모독적으로 풍자한 스웨덴 만화가를 암살하려는 음모를 꾸몄다. 그들은 허드렛일을 하는 소외된 계층만이 아니라 학사 학위 이상을 가졌고 자동차, 스포츠, 록음악 등 물질적 관심이 많았던 중상층까지 출신 배경이 매우 다양하다.

지난 10년 동안 등장한 영국인 이슬람 성전주의자들의 면면도 마찬가지다. 2001년 12월 파리발 마이애미행 아메리칸 에어라인을 폭파하려 했던 ‘신발 폭탄테러범’ 리처드 리드는 범죄 경력이 화려했다. 그는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각종 범죄를 저지르다가 체포돼 교도소에서 이슬람으로 개종한 뒤 알카에다에 포섭됐다.

반면 2004년 런던 외곽 쇼핑몰 폭탄테러 음모의 배후 인물이었던 오마르 키얌은 부유한 사업가의 아들로 안락한 중상층 가정에서 성장했다. 2002년 대니얼 펄 월스트리트저널 기자를 납치한 알카에다 공작원 아메드 오마르 사이드 셰이크 역시 학비가 비싼 명문 사립학교에 다녔다. 나중에 그는 런던정경대(LSE)에 입학해 응용수학통계이론, 경제학, 사회심리학을 공부한 인텔리였다.

인터넷만이 아니라 직장, 학교, 스포츠팀, 오락, 종교활동에서 형성된 관계도 이미 그쪽으로 취약한 사람을 테러리즘으로 끌어들인다. 어떤 경우에는 서방에 정착한 이민자의 1세대 자녀가 부모보다 자신의 뿌리 종교와 유산을 더욱 정치적으로, 극단적으로 엄격하게 해석하기도 한다(따라서 더 큰 개인적 희생을 요구한다).

미국의 자생 테러리스트들은 종종 세계 곳곳에서 무슬림 전체, 무슬림 여성과 어린이에 가해지는 폭력때문에 정치화하고 급진화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조하르 차르나예프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침공에 울분을 참지못하고 형과 함께 보스턴 마라톤대회에서 폭탄을 터뜨렸다고 진술했다.

사상의 급진화 과정에서 공통되는 요소는 이런 개인의 깊은 신앙심을 반영한다. 대개는 최근에 개종했거나 재발견한 신앙이다. 그들은 테러 운동을 찬양하고 자신의 판단에서 누구든 어디서든 적이라면 반드시 격파하는 거물 테러리스트들을 존경한다. 그들은 미국이나 서방 국가에 정착하면서 따돌림과 멸시를 받는다고 느끼며 자신을 받아준 국가를 증오한다.

12년 전 ‘테러와의 전쟁’ 초기에는 미국의 적이 실체가 확실했다. 거점도 분명했고 잘 알려진 지도자가 이끄는 대규모 테러단이 미국의 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국내 테러와 국제 테러리즘 사이의 경계선이 흐려졌다. 미국의 적이 잘 알려진 단체만이 아니라 수수께끼같은 개인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제는 대테러정책과 구조를 전면 개조해야 한다. 미국은 이전의 위협에는 효과적인 방어망을 구축했다. 그러나 오늘날의 도전은 다르다. 더욱 모호하고 분산화, 개인화된 위협에 대비하는 새로운 방어망을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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