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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BOOKS - 올더스 헉슬리를 기억하며

culture BOOKS - 올더스 헉슬리를 기억하며

‘멋진 신세계’는 현시대의 디지털 사생활 감시를 정확하게 예측했다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 국가안보국(NSA)의 대규모 감시(도·감청) 프로그램을 폭로하면서 우리는 조지 오웰이 소설 ‘1984’에서 묘사한 반이상향적 악몽을 떠올렸다. 오늘날의 현실을 보면 폭력과 억압을 통해 권력을 행사하는 오웰식 감시 국가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내부 폭로자는 스노든처럼 박해가 두려워 망명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웰의 선경지명도 대단하지만 11월 22일은 영국 명문 사립학교 이튼에서 공부한 또 다른 유명한 작가 올더스 헉슬리가 타계한 지 5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헉슬리는 반이상향 비전에 관한 한 오웰과 정반대인 인물이다. 그러나 1963년 11월 22일은 존 F 케네디가 암살된 날이기도 해서 그 역사적 추모의 기세에 눌려 헉슬리를 기억하는 일은 시들해진 면이 있다.

올더스 헉슬리는 빅토리아 시대의 유명한 생물학자의 손자였다. 그는 1932년 과도한 기술적 발전을 섬뜩하게 고발한 소설 ‘멋진 신세계’를 펴냈다. 그 소설은 국민을 돌본다고 주장하는 독재자가 통치하는 전체주의 사회를 그렸다. 그 독재자는 정권으로서는 최상의 꿈을 실현했다. 국민이 완벽한 노예이면서도 완벽하게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회다.

AD 2540년 런던을 무대로 한 ‘멋진 신세계’는 새로 태어난 아이들이 의무적으로 우생 프로그램에 등록해야 하고 그후 다섯 가지 계급으로 분류되는 세계를 묘사했다. 낮은 계급의 구성원이 되도록 선택된 사람은 지능과 신체의 발육 정지를 일으키는 화학적 처리를 받는다.

각 ‘개인’은 자신에게 미리 정해진 다양한 사회적, 산업적 역할을 아무런 불평 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어릴 때부터 지도자들에 의해 교육되고 만들어진다. 모두가 자신에게 주어진 노예 조건을 좋아하며 기꺼이 즐긴다. 아무도 병들지 않고 모두의 기대 수명도 똑같다.

마음대로 개인적인 고민을 하려는 기미가 보이면 그는 누구든 ‘소마’로 불리는 환각제(마약)를 사용하도록 ‘권고’ 받는다. 소마는 원래 인도 아리아인들의 전통술로 마신 자에게 영원한 생명을 부여하는 신들의 음료로 알려졌다. 모든 국민은 ‘소마’를 통해 집단 최면 상태로 빠져들어 완전히 체제에 순응하게 된다.

그처럼 요즘 사람들도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에 완전히 사로잡히고 중독돼 있다. 애플이나 삼성의 신제품이 출시되면 사람들은 열광하며 당연하다는 듯이 구매한다. 구글 같은 거대기업이 그런 도구를 사용해 우리의 가장 은밀한 사생활을 정탐하고 읽고 조사하고 조합하며, 궁극적으로 NSA같은 국가기구에 그 정보를 넘겨줘도 아무도 상관하지 않는다.

‘쿠키(웹사이트의 방문기록을 남겨 사용자와 웹사이트 사이를 매개해 주는 정보)’가 우리의 온라인 주체성을 감염시켜 우리의 욕구를 재생산하는 방법을 알아내고, ‘중립적’인 검색엔진에서 우리의 취향에 영향을 미쳐도 우리는 그냥 무덤덤하게 받아들인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듯이 미국인 대다수는 구글이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정탐해도 오락만 제공된다면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우리는 ‘멋진 신세계’에 사는 사람들처럼 되기로 동의하고 있는 셈이다. 개성이 말살되고 기계 비슷한 인간으로서 완전히 자발적으로 노예가 되며, 그것이 우리에게 기쁨과 만족을 가져다 주는 듯한 상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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