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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2000 | 중국 은행들 상위권 석권

GLOBAL 2000 | 중국 은행들 상위권 석권



은행의 해외 진출이 가능하려면 자국 기업의 글로벌화가 선행돼야 한다. 포브스가 올해 발표한 ‘글로벌 2000대 기업(Global 2000)’ 순위를 보면 이를 실감할 수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중국공상은행(ICBC)이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중국건설은행(CCB), 3위는 중국농업은행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중국의 은행도 약진하고 있다.

중국의 은행기업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세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미국 경제가 신뢰를 잃으면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글로벌화된 중국의 은행들은 대부분 국유은행으로 소비자의 신뢰가 크고 자본 건전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브스가 처음 글로벌 2000대 기업을 발표했던 2003년부터 세계 경제금융 위기가 오기 전까지 부동의 1위를 차지했던 기업은 미국의 시티그룹이었다. 미국 경제가 세계를 호령하던 시기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시티그룹이 몰락했다. 그 자리는 영국의 HSBC 홀딩스와 다국적 복합기업인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이 차지했다. 금융위기가 진정된 2010년에서야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금융 기업 JP모간 체이스가 1, 2위를 오르내리면서 미국 금융계가 다시 힘을 얻었다.

하지만 2013년 이후 글로벌 2000대 기업의 상위권 자리는 중국계 은행 차지가 됐다. 지난해에는 중국공상은행, 중국건설은행, 중국농업은행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올해는 1, 2, 3위를 중국 은행기업이 석권했다. 중국은행도 9위에 올랐다. 중국 국유석유기업 페트로차이나는 10위에 선정됐다.

1위를 차지한 중국공상은행의 매출액은 1487억 달러(약 152조1349억원)이고 순이익은 427억 달러, 자산 규모는 3조1249억 달러, 시가총액은 2156억 달러다. 2013년 말 기준으로 중국공상은행은 중국과 해외에 1만8000여 개 지점을 운영한다. 직원 수만 36만 명에 이른다. 한국에도 서울과 부산에 4개 지점이 있다. 중국공상은행은 ‘제2의 시티그룹’이 목표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중국의 은행기업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세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미국 경제가 신뢰를 잃으면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글로벌화된 중국의 은행들은 대부분 국유은행(중국에서는 우대대형은행이라고 부른다)으로 소비자의 신뢰가 크고 자본 건전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의 국유은행들은 해외 금융회사들과의 인수합병(M&A)을 적극 추진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중국공상은행의 경우 인도네시아 할림은행, 태국 ACL은행, 홍콩 동아은행의 미국 현지법인 지분 등을 인수했다. 중국 금융 시장을 연구하는 서봉교 동덕여대 교수(중국학)는 “국유은행의 장점은 두터운 신뢰”라 말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부실비율이 40%에 육박했다. 하지만 은행과 중국 정부가 함께 글로벌 시스템을 구축해 국제 금융위기 때 전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었다.”



아시아 기업 순위에 가장 많이 포진중국의 상승세는 미국의 하락세를 뜻한다. 미국은 상위 10위권에 5개 기업이 올랐다. 나머지 5개는 중국 기업이다. 미국 기업의 순위는 대체적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3위를 차지한 JP모건 체이스는 4위로 떨어졌고,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는 시가총액 3091억 달러로 5위(2013년 9위)로 상승했다. 지난해 5위였던 정유회사 엑손 모빌은 6위로, 지난해 4위에 올랐던 제너럴일렉트릭은 7위로 하락했다. 순위가 오른 미국 기업은 버크셔 해서웨이와 웰스 파고 은행 뿐이다. 웰스 파고는 지난해 12위에서 올해 8위로 뛰어올랐다.

아시아 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대륙별로 순위에 둔 기업 수를 살펴보면 아시아는 674개, 북미는 629개, 유럽은 506개다. 포브스가 글로벌 2000대 기업을 처음 발표했을 때 순위에 든 아시아 기업을 모두 합해도 미국 기업이 50%나 더 많았다. 12년 만에 미국과 아시아의 성적이 뒤바뀐 것이다.

올해 글로벌 2000대 기업 상위권에서 미국의 하락세가 뚜렷하지만, 시가총액 부문은 미국 기업의 독무대다. 9위에 오른 스위스 제약회사 로슈 홀딩스를 제외하고 1위부터 10위까지 모두 미국 기업이다. 애플을 시작으로 엑손모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버크셔 해서웨이 등 미국 기업의 시가총액은 중국 기업을 압도했다. 중국공상은행은 시가총액 부문에서 17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2000대 기업을 분석한 결과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분야는 은행을 포함한 금융기업이다. 중국공상은행을 포함해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10개 은행 평균 이익률은 19%다. 중국공상은행은 29%의 이익률을 올려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이 좋은 은행으로 선정됐다. 중국건설은행(28%), 중국농업은행(20%), JP모건 체이스(16%)가 그 뒤를 이었다. 프랑스 은행 BNP파리바도 5.2%의 이익률을 올렸다.

금융 기업에 비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성적은 좋지 않다. 세계 상위 10개 업체의 이익률은 6%에 불과하다. 자동차업계 최초의 여성 CEO가 된 제너럴 모터스(GM) 메리 바라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이익률은 3%에 머물러 상위 10위 업체 중 꼴찌다. 수익률 5% 이상을 거둔 완성차 업체는 도요타(7%, 일본), 폴크스바겐(5%, 독일), 다임러(6%, 독일), BMW(7%, 독일), 현대차(10%, 한국), 상하이자동차(5%, 중국) 순이다.

순위에 가장 많은 든 업종은 금융으로 467개 기업이 포함됐다. 그 다음으로 석유·가스 기업이 125개, 보험업체가 114개다. 공익사업체 110곳도 선정됐다.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분야는 반도체로 매출액이 11%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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