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고수 10인의 하반기 전망 - 하반기 증시, 상반기와 판박이 될 것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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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고수 10인의 하반기 전망 - 하반기 증시, 상반기와 판박이 될 것

증시 고수 10인의 하반기 전망 - 하반기 증시, 상반기와 판박이 될 것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강신우 한화자산운용 대표, 구재상 K클라비스투자자문 대표, 김석규 GS자산운용 대표, 김영호 트러스톤자산운용 대표, 서재형 대신자산운용 대표, 이준용 미래에셋 멀티에셋부문 대표,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위 왼쪽부터 가나다 순).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강신우 한화자산운용 대표, 구재상 K클라비스투자자문 대표, 김석규 GS자산운용 대표, 김영호 트러스톤자산운용 대표, 서재형 대신자산운용 대표, 이준용 미래에셋 멀티에셋부문 대표,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위 왼쪽부터 가나다 순).



“날짜만 바뀌었다.” 이코노미스트가 선정한 10인의 증시 고수의 상·하반기 전망을 종합 비교한 한 마디다. 그만큼 상반기와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얘기다. 지수도 그대로고 배경도 똑같다. 원인과 상황이 비슷하니 전망도 크게 달라질 게 없다. 한 전문가는 “연초에 했던 전망에서 ‘상반기’를 ‘하반기’로만 바꿔 그대로 옮겨 써도 될 정도”라고 표현했다. 증시 상황만 보면 시간 여행이라도 하는 듯하다.

그나마 바뀐 게 있다면 배당성향에 대한 기대감과 기업의 실적 전망 하향에 대한 우려 정도다. 그러나 이들 변수의 영향은 ‘찻잔 속 태풍’ 정도라는 게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결국 증시가 깜짝 상승 없이 지금의 박스권을 유지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코노미스트는 올해의 절반이 지나간 시점에서 올 초 내놓은 고수 10인의 증시 전망(이코노미스트 1223호 참조)을 되짚어보고, 이를 토대로 하반기 전망과 투자 전략도 제시했다.

지난해 연말 증권사들의 올 상반기 주가 전망은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증권사 들의 올 상반기 평균 코스피 지수 예상 범위는 1942.5~2236.3포인트였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코스피 지수는 1885.5~2022.6포인트 범위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코스피 지수도 연초 대비 1.47% 하락하는 등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했다.

당시 대다수 증권사들이 올해 상반기 증시 상승을 점친 근거는 선진국의 경기 회복이었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의 경기 회복여부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이끄는 핵심 엔진 역할을 할 것이란 예측이었다. 선진국 경기 회복이 한국의 수출주 실적을 개선시키고 이들 종목의 주도로 코스피 지수가 상승할 것이라는 논리였다.

그러나 고수들은 애초부터 선진국 회복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강신우 한화자산운용 대표, 구재상 K클라비스투자자문 대표, 김석규 GS자산운용 대표, 김영호 트러스톤자산운용 대표, 서재형 대신자산운용 대표, 이준용 미래에셋 멀티에셋부문 대표, 이채원 한국투자밸류 자산운용 부사장,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가다나 순)은 선진국 경기 회복이 과거만큼 우리나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라고 입을 모았다.

글로벌 시장이 보호무역을 기반으로 블록화가 진행되면서 수출 기업의 실적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당시 김영호 대표는 “바깥으로 나갔던 미국 기업이 자국으로 되돌아가 투자와 고용을 창출하면서 성장률을 끌어올리지만 교역량은 반대로 줄어드는 성장”이라며 “교역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우리 기업에게는 유리할 게 없다”고 분석했다. 최준철 대표도 과도한 선진국 대망론을 경계했다.



내수 부진이 증시 발목 잡아실제로 상반기 선진국의 회복은 국내 증시 회복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연초 기상이변 여파로 미국의 성장률이 예상보다 떨어지긴 했다. 하지만 가계부채를 정상 수준으로 돌려놨고 경제지표와 증시는 뚜렷한 개선 기미를 보였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국내 증시는 제자리 걸음을 반복했다. 김영호 대표는 “미국과 한국 증시와의 탈동조화가 연초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물론 고수들도 상반기 증시 상황을 세밀하게 예견하지는 못했다. 이들은 당시 ‘큰 폭의 주가 상승은 없지만 지난해보다는 소폭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상반기 증시에는 ‘소폭’의 상승조차 없었다. 코스피 지수는 고수들이 전망한 1800~2300포인트보다 좁은 구간에서만 움직였다.

다수의 전문가들이 그 원인으로 내수경기 회복 실패를 꼽았다. 올해 초 증시 고수들은 ‘선진국 경기 회복에 따른 온기는 미미하겠지만 내수시장의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당시 강신우 대표는 “정부가 내수경기 부양을 위해 투자를 늘리면 자산 유동성이 확보돼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올해 증시의 키를 쥔 것은 내수시장”이라고 말했다. 구재상 대표도 부동산 경기 회복과 내수부양책을 증시의 주요 변수로 꼽았다. 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국내 건설 종목을 상반기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그러나 내수경기는 예상보다 회복이 더뎠다. 김석규 대표는 “경제성장률이 3.9%를 찍었는데도 1분기 자금순환동향을 보면 오히려 경제 주체들의 저축은 늘고 투자는 줄었다”며 “경제심리가 생각보다 더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남권 부사장도 “예상보다 내수가 더 침체되면서 소비가 줄어 증시 상승이 3~6개월 정도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부동산 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주가 상승의 걸림돌이었다. 이채원 부사장은 “부동산 경기가 좋아지면 자산가치가 상승하면서 소비와 투자심리가 회복되기 때문에 주가도 오르게 마련인데 전월세 임대소득 과세 등으로 부동산 경기 회복이 여의치 않아 증시에도 큰 변동이 없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반기에도 내수경기 회복 여부가 증시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내수경기 활성화에 대한 정부 정책의 방향성이 관심사다. 김석규 대표는 “정책 분위기가 형성되면 내수 회복으로 증시가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채원 부사장은 “올해 안에 내수경기가 회복될지는 미지수지만 워낙 상황이 안 좋기 때문에 정부의 내수 부양책이 오히려 힘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허남권 부사장은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증시 회복을 위한 내수부양의 핵심은 결국 부동산 경기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저성장·지주사 이슈로 배당에 관심 커져배당성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은 전문가들도 연초에 예상하지 못한 변수 중 하나다. 구재상 대표는 “배당이 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게 연초와 달라진 유일한 요소”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대다수의 고수들이 배당성향이 새로운 증시 변수로 부각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건강 악화가 발단이 돼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재편이 이슈로 떠올랐다.

김석규 대표는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주주 친화적인 정책이 강조될 수 있다”며 “그 일환으로 배당성향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에서 촉발된 지배구조 재편 분위기는 다른 기업들에서도 관측된다. 서재형 대표는 “2세에서 3세 경영으로 넘어가는 기업이 늘면서 주주 중심의 의사결정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지주사 설립 때 세제 혜택을 주는 조세특례제한법이 2015년 말까지만 적용된다. 이에 따라 올해와 내년 사이에 지주사 전환을 꾀하는 기업이 부쩍 늘어날 전망이다.

기업들의 지주사 전환은 기업 오너, 즉 대주주와 소액주주 이익의 방향성이 같아졌음을 의미한다. 적은 지분으로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순환출자 구조라면 기업 오너 입장에서는 배당성향을 높일 이유가 적다. 배당을 하기보다는 재무수치 개선을 위해 사내 유보금을 늘리는 쪽을 택하게 마련이다. 이와 달리 지주사 체제에서 대주주는 하나의 지주사를 통해 자회사를 지배한다. 그리고 지주사는 자회사로부터의 배당으로 수익을 얻는다.

결국 자회사의 배당이 대주주의 이익이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기업들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 후 배당성향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한편 배당 압력 역시 ‘뉴 노멀 시대의 산물’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채원 부사장은 “성장이 없는 상황에서 주주들은 기업이 쌓아둔 과거의 결실을 일시에 취하려 할 것이고 대표적인 게 배당”이라고 설명했다.

이유야 어쨌든 배당성향의 상승은 증시에 다소나마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낮은 배당성향은 국내 기업이 내는 실적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되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한국 기업의 배당성향은 미국·일본 등 선진국의 절반 수준이다. 투자자, 특히 외국인 투자가 입장에서는 그만큼 주식의 매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허남권 부사장은 “배당성향이 높아지는 것은 주식의 장기 보유 매력도를 키우는 것이기 때문에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재형 대표는 “배당성향의 개선은 기업의 펀더멘털에 변화 없이도 주가 개선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이고 기존 시장에 없었던 상승 변수가 생긴 것이기 때문에 증시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내수 회복과 배당성향에 대한 기대감에 따른 증시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강방천 회장은 “배당문화의 개선은 분명히 호재지만 기업의 이익 자체가 늘어나는 게 아니라 쌓아둔 이익을 분배하는 데 그치는 것이라 박스권 이탈의 동력은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재형 대표 역시 “영향은 있겠지만 ‘찻잔 속 태풍’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의 박스권을 만든 증시 환경을 이 정도 변수만으로는 바꾸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대외 경제 여건은 썩 우호적이지 않다. 미국 경기는 하반기에는 회복세가 꺾일 가능성이 있다. 이준용 대표는 “미국은 상반기에 회복세를 보였지만 이제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부담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더 오르기에는 주가가 비싸졌다는 말이다. 김영호 대표는 “미국 증시가 비싼 영역에 진입해 더 오르면 버블 논란이 생길 수 있고, 유동성도 더 이상은 풀릴 여력이 적다”고 설명했다.

서재형 대표 역시 “미국 경기가 상반기에 어느 정도 개선됐지만 하반기에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연초 기상이변으로 미국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는 낮게 나오면서 연준이 우려와 달리 시장에 유화정책을 폈지만, 하반기에 미국의 금리인상 논의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중국발 모멘텀도 기대하기 어렵다. 중국의 설비투자 곡선은 고점을 찍고 하락하는 단계다. 김석규 대표는 “그림자금융과 구조조정이 현재 중국의 숙제지만 실업률 때문에 경제성장률도 낮추지 못하는 딜레마 상태”라며 “7.5% 수준의 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 최근 성장 우호적 정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큰 기대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영호 대표는 “부양책이 예상되지만 대규모로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재형 대표도 “설비투자 위주의 성장으로 인한 부실을 털어내는 시점이기 때문에 중국 경제가 단번에 망가지지는 않겠지만 미국과 같은 확실한 방향전환은 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들의 상반기 실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이준용 대표는 “현재 기업의 실적 추정치가 과도하게 높은 경향이 있다”며 “유동성을 근거로 시장에서 낙관적인 전망을 하기도 하지만 실적이 뒷받침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채원 부사장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그는 “기업들의 정확한 상반기 실적이 나와 봐야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지금의 실적 추정치보다는 조정을 받고 하향 안정화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결국 이들의 전망을 종합해보면 하반기 증시는 ‘상반기와 그대로’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증시는 역동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지수를 만드는 힘은 기업의 성장이지만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의 동력도 떨어진 상황이다.

그렇다고 주가가 기업가치 밑으로까지 떨어질 정도의 악재도 없다. 그 안에서 배당성향과 내수경기, 환율 등이 미세한 변동성을 주는 정도다. 결국 지수가 위로도 아래로도 가기 힘든 상황이다. 한번씩 증시 강세가 오면서 지수가 1900~2100포인트 사이를 오가겠지만, 전반적으로 1950~2000선 안에서 거래는 집중될 것이란 얘기다. 상반기 전망과 판박이 수준이다.

고수들이 제시하는 하반기 투자전략도 상반기와 유사하다. 연초에 좋았던 종목과 투자상품이 하반기에도 유망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주로 유통·패션·건설·금융 등 내수 회복의 수혜를 받는 종목을 추천했다. 최준철 대표는 “전반적으로 상반기와 유사한 가운데 유통업종이 저평가 대열에 합류했다”며 “저평가 종목에 관심이 있다면 관심을 가질만하다”고 말했다.

구재상 대표는 “결국 기업 실적을 가장 우선적으로 살펴봐야한다”며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 중에서 해외에서 실적을 올리는 기업이 좋다”고 말했다. 이준용 대표는 “전반적으로 보수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는 가운데 중국 내수와 관련된 소비재, 미국 경기 섹터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화학·철강은 회복에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방천 회장은 중국 소비와 모바일 소프트웨어 관련 종목을 유망주로 꼽았다. 그는 “IT 하드웨어 산업은 성장성이 둔화됐지만 플랫폼 등의 역할에 커져 모바일 소프트웨어에는 성장 잠재력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게임 업종의 경우 “상품의 수명이 짧고 경쟁이 치열해 부침이 있지만 전반적인 업계 환경은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잠재 배당주 찾아야잠재적인 배당주를 찾는 것도 유망 투자전략으로 제시됐다. 자회사가 많거나 자사주가 많은 기업을 잘 살펴봐야 한다. 또 사내 유보금이 많고 향후 뚜렷한 대형 투자계획이 없는 회사가 지주사 전환으로 인한 배당주 프리미엄을 받을 가능성이 큰 종목이다. 김석규 대표는 “배당주의 구조적인 변화가 보이기 때문에 선호도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호 대표는 “코스피 지수예상 고점을 2150포인트 정도로 잡으면 지금 시점에서 최대 10%가 가능한 수익률”이라며 “투자자들은 여기에 리스크를 맞춰 주식형 펀드로 리스크를 안고 7~8% 수익률을 내거나 롱숏 전략으로 리스크를 줄여 7~8%를 추구할 건지를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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