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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 배당주·배당펀드 - 삼성전자·SK텔레콤·한국전력 노릴 만

유망 배당주·배당펀드 - 삼성전자·SK텔레콤·한국전력 노릴 만



배당이 증시의 화두로 떠올랐다. 저성장·저금리 기조에다 증시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이 출범하면서 기업의 배당 확대를 유도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실제로 시중 자금도 배당주 펀드로 몰리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7월 21일 기준 배당주 펀드에는 지난 한 달 간 1721억원, 3개월 간 3291억원의 뭉칫돈이 들어왔다. 잇단 환매로 3개월 간 1조7254억원, 연초 이후 2조7526억원이 빠져나간 일반 주식형 펀드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수익률도 나쁘지 않다. 코스피 지수가 2000선 안팎을 오가면서 일반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평균 1% 정도에 머물렀지만 배당주 펀드는 3개월 간 5.07%, 연초 이후 7.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6월 중순 내정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활성화 대책으로 기업 배당 확대를 언급하면서 배당 펀드 수익률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배당주가 화두가 된 건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7월 중순 취임한 최 부총리가 ‘고강도 내수 활성화’ 정책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을 시사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 상장 기업의 사내 유보금이 과도하다”며 “이를 실물·가계로 이동시키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이 배당이다.

처음 거론된 대로 사내 유보금에 과세를 할 경우 기업들이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배당을 많이 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기업이 유보금을 배당으로 전환시킬 때 세제·금융상의 혜택을 주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배당주의 매력이 커지는 것이다.



배당펀드 수익률 코스피 지수 압도정책 이슈가 방아쇠가 되긴 했지만, 주식시장에서 배당에 대한 관심은 최 부총리의 발언 전부터 이미 컸다. 국내 증시의 낮은 배당 수준은 꾸준히 문제로 지적됐다. 국내 기업들의 배당수익률은 선진국뿐만 아니라 신흥국과 비교해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코스피 기업들의 배당수익률은 평균 1%대 초반으로 2% 내외인 다우지수, S&P보다 낮다. 주요 신흥국들은 국내 배당수익률보다 높은 1.7~4.5% 배당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낮은 배당 성향은 한국 증시의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지목된다. 주주 권리가 중요시 되지 않고 있다거나, 투자자들의 장기 투자를 유인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코스피 지수마저 장기 박스권에 머물면서 주식 투자수익률이 떨어지자 낮은 배당수익률에 대한 시정 요구가 더욱 커졌다. 지속되는 저금리 기조 탓에 아직은 배당수익률이 낮은데도 배당주에 대한 투자 선호도는 높아졌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금리 하락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배당주 펀드는 금리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기업 지배구조 개편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초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건강 악화가 발단이 돼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재편이 이슈로 떠올랐고, 지배구조 재편 분위기는 재계 전체로 퍼져 나갔다.

또한 자연적으로 2세에서 3세 경영으로 넘어가는 기업이 늘면서 주주 중심의 의사결정도 늘어나고 있다.

김석규 GS자산운용 대표는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주주 친화적인 정책이 강조될 수 있다”며 “그 일환으로 배당성향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와 내년 사이에 지주사 전환을 꾀하는 기업도 부쩍 늘어날 전망이다. 지주사 설립 때 세제 혜택을 주는 조세특례제한법이 2015년 말까지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지주사 전환은 기업 오너, 즉 대주주와 소액주주 이익의 방향성이 같아졌음을 의미한다. 적은 지분으로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순환출자 구조라면 기업 오너 입장에서는 배당성향을 높일 이유가 적다. 배당을 하기보다는 재무 수치 개선을 위해 사내유보금을 늘리는 쪽을 택하게 마련이다.

이와 달리 지주사 체제에서 대주주는 하나의 지주사를 통해 자회사를 지배한다. 그리고 지주사는 자회사로부터의 배당으로 수익을 얻는다. 결국 자회사의 배당이 대주주의 이익이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기업들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 후 배당성향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지주사 전환 늘어나는 것도 호재이 외에도 인구구조의 고령화, 기관투자가의 비중 증가도 배당 성향이 늘어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경제 성장 둔화 속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 성향을 보이는 고령 인구가 늘고 있고, 매매차익에 민감한 개인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이탈하는 대신 배당까지 고려하는 기관투자가가 유입되고 있어 배당주의 비중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어떤 종목이 유망할까? 기업의 배당을 결정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다. 이중 전문가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배당 정책의 연속성과 기업의 수익성, 부채 비율이다. 꾸준히 배당을 해왔고, 수익성이 높으며, 부채가 적은 기업일수록 일반적으로 배당 성향이 높다.

이아람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최근 3~5년의 배당 정책, 1~2분기 대비 3~4분기 실적 개선 기대 종목을 찾는 게 좋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정책적 특성을 반영하면 자본 유보율은 높은데 배당성향이 낮은 기업이 향후 규제를 피하기 위해 투자자에게 유리한 배당 정책을 펼 가능성도 있다. 지주사 또는 지주사를 최대주주로 둔 대기업 계열사도 배당 성향이 높아질 수 있다.

7월 21일 기준 최근 3개월 수익률 상위 배당주 펀드들의 편입 종목을 분석해봤다. SK텔레콤·삼성전자·삼성전자(우)·KT·한국전력·현대차·현대모비스·NAVER 등이 다수의 배당주 펀드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증권사의 배당주 관련 보고서들도 이들 종목을 잠재 배당주로 꼽았다. 살펴보면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많다. 수익성이 좋은 대형 종목 중 사내유보금이 많거나 현재 배당성향이 낮아 향후 배당수익률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종목이 선정된 것으로 보인다.

단,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배당 성향에만 의존하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안정적인 실적이 뒷받침 돼야 기업도 두둑한 배당을 줄 여력이 생긴다. 또 배당수익률은 주가의 영향을 받는다. 설령 배당금으로 수익을 내더라도 해당 기업의 주가가 급락하면 결과적으로 손실을 볼 수도 있다. 김지혜 연구원은 “배당주를 고를 때도 어느 정도 성장성까지 고려해야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7~8월에 매수해 10월 말쯤 매도할 만대부분의 배당주 투자자는 배당뿐 아니라 배당주의 인기를 이용한 시세차익을 노리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투자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한다. 배당락으로 연말에는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아람 연구원은 최근 3년 간 코스피 대비 고배당주의 월 평균 상대수익률을 보면 8월에 배당주 수익률이 가장 높고, 11~12월에는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며 “배당주는 7월 말에 매수해 10월 말 매도하는 것이 최적의 수익률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특정 기업을 선택하기 부담스럽다면 배당주에 투자하는 펀드나 ETF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증시에 상장된 다양한 배당 펀드와 ETF들은 고배당 기업들을 위주로 분산 투자한다. 여러 기업에 분산투자 하기 때문에 개별 기업 투자에 따른 리스크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배당주 펀드는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밸류고배당(주식)C형’이다. 설정액이 9032억원으로 다른 펀드에 비해 규모가 압도적으로 크다. 수익률도 최근 3개월 6.05%, 6개월 13.09%로 높다. 신영자산운용의 다른 배당주 펀드들도 한 달간 4%대, 연초 이후 12%대의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허남권 부사장은 “배당 펀드 특성상 우선주의 비중이 컸는데 지난해부터 우선주가 강세를 보인데다, 최근 배당주 열풍이 불면서 수익률과 설정액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고배당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1(주식)’은 한 달 간 수익률 5.86%, 연초 이후 수익률이 13.4%에 달해 배당주 펀드 가운데 가장 우수한 성과를 냈다. 지난해 말 설정된 한국밸류투자자산운용의 ‘한국밸류10년투자배당(주식)도 최근 6개월 간 수익률이 17.89%에 달했다.

국내 배당주 ETF는 ‘한화ARIRANG배당주ETF’ ‘우리KOSEF고배당ETF’ ‘교보악사파워고배당ETF’ 등 3종이다. 한화ARIRANG배당주ETF의 순자산은 2013년 말 469억원에서 올 7월 734억원으로 증가했다. 2008년 7월 상장된 국내 첫 배당주 ETF인 우리KOSEF고배당ETF는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하다 올해 5월 이후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펀드의 지난해 말 순자산액은 160억원이었는데 올 7월 445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2월 상장된 교보악사파워고배당ETF도 순자산액이 372억원으로 빠른 증가세다.

배당주ETF는 배당주펀드 수수료의 10~20%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저렴한 것이 강점이다. 일반적으로 배당주ETF 수수료는 연 0.2%대지만 배당주펀드는 연 1.5~2%다. 배당주ETF들의 분배금은 올 5월 지급됐다. ARIRANG배당주ETF의 분배금은 287원, 배당수익률 2.46%를 기록했다. KOSEF고배당 ETF의 분배금은 166원으로 분배 수익률 2.3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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