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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CEO 평균 연봉 12억5000만원… 올 들어 16명 중 9명 교체 - 경기고·서울대·재무부 줄고 내부 인사 늘어

은행권 CEO 평균 연봉 12억5000만원… 올 들어 16명 중 9명 교체 - 경기고·서울대·재무부 줄고 내부 인사 늘어

11월 14일 소공동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 참석한 은행장들의 면면이 지난해와는 많이 달라졌다. (왼쪽부터) 김한조 외환은행장, 이원태 수협은행장, 홍기택 산업은행장, 김주하 농협은행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권선주 기업은행장, 이순우 우리은행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지난 11월 14일 서울 소공동 한국은행 본관에서 금융협의회가 열렸다. 금융협의회는 한국은행 총재와 은행장들의조찬모임이다. 이날 모임에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를 비롯해 권선주 기업은행장, 김주하 농협은행장, 김한조 외환은행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이순우 우리은행장, 이원태 수협은행장, 홍기택 산업은행장 등 10명이 참석했다.

딱 1년 전인 지난해 11월 15일에도 금융협의회가 열렸다. 당시 사진을 보면 김중수 전 한국은행 총재와 김종준 전 하나은행장, 서진원 행장, 신충식 전 농협은행장,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 이순우 행장, 이원태 행장, 하영구 전 씨티은행장, 홍기택 행장의 얼굴이 보인다. 이 중 올해 모임에도 모습을 보인 은행장은 4명뿐이다.

올 한 해 은행권에는 대대적인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 임기 만료나 사임 등으로 빈 자리에 새로운 인물들이 올라선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시중은행과 특수은행의 은행장 및 금융지주 회장 등 은행권 CEO는 총 16명이다. 이중 9명이 올해 자리에서 물러났다.

교체된 9명의 CEO 중 절반 이상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옷을 벗었다. 대부분 자진 사퇴 형식을 갖췄지만 금융감독원 제재나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퇴진했다.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전 행장은 주전산기 교체를 놓고 내부 갈등을 벌이다가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고 스스로 물러났다.

김종준 행장은 10월 29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이사회에서 사의를 표했다.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 문제로 금감원의 징계를 받은 와중에도 내년 3월까지인 임기를 마치겠다고 선언했지만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중도하차하는 것으로 입장을 바꿨다.

하영구 전 행장은 공석이 된 KB금융지주 회장직에 도전하기 위해 10월 15년간 유지하던 한국씨티은행장에서 내려왔지만 뜻을 이루진 못했다. 임기가 올해 3월 1일까지였던 신충식 전 행장은 임기를 2개월 앞두고 조기퇴임 했다. 김용환 전 수출입은행장, 리차드 힐 전 한국SC은행장,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은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빈 자리는 새로운 인물들로 빠르게 채워졌다. 새 KB금융지주 회장에는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부사장이 내정됐다. 함께 공석이 된 국민은행장 자리는 임 회장 내정자가 겸임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조준희 행장 후임으로는 권선주 전 기업은행 부행장이 선임됐다. 권선주 행장은 국내 첫 여성 은행장이다.

외환은행장에는 김한조 전 외환캐피탈 사장이, 농협은행장에는 김주하 전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이 선임됐고, 수출입은행과 한국SC은행에는 각각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과 아제이 칸왈 전 대만SC은행장이 행장 자리에 앉았다. 하영구 전 행장의 자리는 전남·경기고·서울대 후배인 박진회 전 씨티은행 수석부행장이 이어 받았다. 외환은행과의 통합을 앞둔 하나은행장 자리는 합병 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비워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하나·SC은행도 후임 물색 중
윤종규 회장 내정자의 국민은행장 겸임과 하나은행장 공석으로 인해 올해 11월 기준 은행권 CEO의 수는 지난해 보다 2명 줄어든 14명이다. 은행권 CEO의 평균 나이는 59.7세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1948년생으로 최고령이다. 칸왈(48) 행장이 유일한 40대 CEO로 가장 젊고, 그 다음은 올해 55세의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다.

출생지는 역시 경상도가 많았다. 올해 영남 출신의 은행권 CEO는 전체의 절반인 7명이다. 지난해와 수는 같지만 비중은 43%에서 50%로 커졌다. 특히 대구·경북지역 출신이 4명에서 5명으로 늘었다.

두 번째로 많은 건 호남 출신이다. 지난해 2명에 불과하던 전라도 출생자는 올해 4명으로 늘었다. 권선주 행장은 전북, 박진회 행장·윤종규 회장 내정자·임종룡 회장은 전남 출신이다. 그러나 전라도 소재의 고등학교를 다닌 CEO는 윤종규 회장 내정자가 유일하다. 윤 내정자는 광주상고를 졸업했다. 다른 호남 출신 CEO는 모두 서울 소재의 고등학교를 나왔다.

출신 대학(학부 기준)으로 보면 성균관대와 연세대가 3명씩으로 가장 많다. 전공별로는 법학(3명)이 가장 많고 경제학, 경영학(각 2명)이 뒤를 이었다. 법학 전공자 수는 박근혜정부 출범 후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강만수 전 산은지주 회장이 퇴임하면서 감소하는 듯 하다가 이순우 행장과 김주하 행장의 가세로 소폭 늘었다.

반면 금융계의 핵심 인맥인 경기고-서울대-재무부 라인의 수는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 비해 경기고 출신은 3명에서 2명, 서울대는 4명에서 2명, 재무부 출신은 5명에서 2명으로 감소했다. 경기고·서울대·재무부 중 하나라도 속하는 사람도 지난해에는 56%(9명)에서 35%(5명)로 줄었다. 학연과 관피아 논란에 대한 부담이 주요 은행권 CEO 선임에서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 CEO 선임 과정에서 내부 출신 인사의 등용 사례는 늘었다. 14명의 CEO 중 각 은행 내부에서 등용된 이는 10명(71%)이다. 임종룡 회장과 이원태·이덕훈·홍기택 행장만 외부 인사다. 지난해 16명의 은행권 CEO 중 내부 출신은 9명(56%)이었다.

이들의 평균 연봉은 10억원 내외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3분기 보고서에서 CEO의 보수가 공개된 곳은 국민은행·신한금융지주·신한은행·하나금융지주 4곳이다. 나머지는 CEO가 공식 취임하지 않았거나 얼마 안 된 곳, 연봉이 5억을 넘지 않는 곳이다.

공개된 곳 중 3분기까지 가장 높은 보수를 받은 은행권 CEO는 성과급을 포함해 15억4800만원을 받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다. 윤종규 회장 내정자는 금융지주 부사장 신분으로 3분기까지 7억59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6명의 은행권 CEO 중에서는 10명의 연봉이 연말 사업보고서를 통해 공개됐다. 이들의 평균 연봉은 12억498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하영구 전 행장이 2013년 한 해 동안 28억8700만원을 받아 최고의 연봉을 받은 CEO로 기록됐다. 그는 올해에도 3분기까지 씨티은행장으로 25억 1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금융지주 회장 중에서는 한동우 회장이 지난해 13억 9800만원을 받으면서 연봉 1위 자리에 올랐다. 서진원 행장은 지난해 13억10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3분기까지의 보수로 단순 계산하면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연봉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3분기까지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김정태 회장은 지난해 13억3800만원을 받은 바 있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개된 이덕훈 행장과 홍기택 행장의 연봉은 각각 5억3325만원, 4억4763만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은행권 CEO의 정권 교체는 올 연말까지 계속될것으로 보인다. 현재 하나·우리·SC 은행이 후임자를 물색 중이다. 하나은행은 현재 김종준 행장의 사퇴로 김병호 부행장이 행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외환은행과의 통합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행장추천위원회를 구성활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연스럽게 통합 은행장으로 외환은행의 김한조 행장이 거론되고 있다.

우리은행도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이순우 행장의 후임을 찾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 행장의 연임이 유력하지만, 한일은행 출신의 부행장급 인사 검증도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은행은 전신인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이 번갈아 행장을 맡아오고 있다. 이 행장은 상업은행 출신이다.

SC은행도 취임 6개월 만에 물러나기로 한 칸왈 행장을 대신할 인재 찾기에 한창이다. 후임에는 박종복 부 행장이 유력해 SC은행의 첫 한국인 행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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